"데이터로 新수요 잡고, 고객 고충 더니 팬데믹에도 최대 실적"

이다비 기자 2022. 4. 22.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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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조선]
[Interview] 김진성 여기어때컴퍼니 전략총괄(CSO) 부사장

2년 전,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각 국가는 방역지침을 견고히 했고, 해외여행은 불가능하다시피 했다. 당시 ‘집콕(집에만 있는 것)’하던 전 세계인은 백신 개발이 늦어지고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 공간이 확보되는 야외로 나갔다. 혼자 근처 공원에 나가 달리고 자전거를 타거나 한적한 장소에서 소수의 인원과 골프, 캠핑을 즐겼다. 이제 2년 만에 방역지침이 완화하면서 해외여행 하늘길이 열렸다. 넘치는 수요로 해외여행 비행기 푯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이미 각 휴양지 숙소들은 만실이 됐다. 이런 분위기에 발맞춰 국내외 여행업체와 플랫폼들은 각국 해외여행 수요를 잡기 위해 변화한 여행 데이터를 분석하고 여러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여행과 레저는 그 이전의 모습과는 꽤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인해 행동 양식이나 가치관이 바뀌었고 여행·레저 문화에도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이코노미조선’은 ‘여행·레저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표준)을 기획하게 됐다. [편집자주]

김진성 여기어때컴퍼니 전략총괄(CSO) 부사장 서울대 경영학 학·석사,전 삼성경제연구소경영전략실 수석연구원.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세계 경제가 휘청거릴 때마다 국내 여행업 리더가 바뀌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하나투어’가 떴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인터파크투어’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사람들의 소비 트렌드가 달라지면서 주목받는 여행 사업 모델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때 새로운 여행 트렌드를 잘 포착한 선수가 시장의 새 리더가 된다.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은 앞선 두 사례보다 더 큰 경제 충격을 남겼다.

‘이코노미조선’이 4월 1일 만난 김진성 여기어때컴퍼니(이하 여기어때) 전략총괄(CSO) 부사장은 국내 여행 산업의 변천을 설명하면서 “팬데믹 이후 여행업 강자는 일상에서 쉽고 가볍게 여행을 떠나는 새 트렌드를 포착한 여기어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2014년 중소형호텔 검색 서비스로 시작된 여기어때는 현재 호텔과 펜션은 물론 레저·맛집·렌터카·파티룸·연습실까지 아우르는 종합 여가 플랫폼으로 거듭나면서 야놀자와 함께 국내 ‘투톱’ 여행 애플리케이션(앱)이 됐다. 현재 시점 기준으로 800만 명의 휴대전화에 여기어때 앱이 깔려 있으며 한 달 평균 300만~350만 명이 여기어때 앱을 방문한다.

지난 2년간 팬데믹으로 여행·레저 산업이 어려움에 빠졌을 때, 여기어때는 이를 오히려 기회로 활용했다. 여기어때는 여행·레저 수요를 데이터로 분석해 코로나19에 안전하면서도 취미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계속 제안했고, ‘반나절 호캉스’ 등 기획 상품을 적절히 공급하면서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사상 최대 기록을 썼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59.2%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34.9% 늘었다. 올 상반기에는 해외여행 수요 폭증에 발맞춰 해외여행 서비스도 시작할 계획이다. 다음은 김 부사장과의 일문일답.

국내에 여행 플랫폼 회사가 많다. 여기어때의 강점은.

”여기어때는 모바일에 특화한 종합 여행·여가 플랫폼으로, ‘집콕 방지 앱’이다. 사람들이 ‘오늘 퇴근하고 뭐하지’ ‘이번 주말에 뭐하지’를 고민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앱이 되고 싶다. 사람들은 여행 계획을 책상 앞에 앉아 PC 화면을 들여다보며 심각하게 짜지 않는다. 여행은 이제는 진지한 일이 아닌 출퇴근 지하철 안에서, 커피 한잔하면서 들여다보는 것이 됐다. 그래서 여기어때는 숙박을 넘어 파티룸이나 연습실처럼 지인과 만나 취미를 즐길 수 있는 ‘공간대여’로까지 서비스를 확장했다. 액티비티 티켓은 물론 맛집 마니아의 솔직한 리뷰를 기반으로 한 맛집 추천 서비스까지 선보였다. 당연히 이동을 위한 항공과 렌터카 서비스도 제공한다.”

여기어때는 모두 울상짓던 팬데믹 기간을 잘 보낸 여행·레저 업체다.

”코로나19로 거래액이 잠시 주춤했지만 빠르게 회복해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냈다. 올해도 지난 2월부터 확진자 수가 급증했지만 여기어때 성장률은 오히려 더 가팔라졌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의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다. 특히, 여기어때 첫 구매자의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78% 늘었다.”

해외여행이 막혀서 얻은 반사이익 때문 아닌가.

“물론 그런 측면도 있지만, 모든 여행 플랫폼이 다 그런 건 아니다. 여기어때는 팬데믹 기간에 본격적으로 종합 여행·여가 플랫폼 모습을 갖추며 성장을 견인했다. 크게 마음먹고 떠나는 여행 수요에만 집중했던 업체들의 실적은 떨어졌다. ‘집콕’ 한계에 다다른 사람은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우리는 이때 생기는 다양한 수요를 잡았다. 여기어때가 코로나19 시기에 성장한 건 전통 여행 플랫폼처럼 천편일률적인 숙박 상품에만 갇히지 않고 이용자에게 코로나 블루를 이겨낼 수 있는 집 밖 생활 사례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독채 풀빌라, 방역이 잘된 숙소, 한적한 워케이션 장소, 반나절만 이용하는 특급호텔, 그리고 지인끼리 파티룸을 빌리거나 쿠킹클래스 등을 열며 취미를 공유하는 공간대여 서비스를 계속 제안했다. 특히 공간대여 서비스는 준비부터 개시까지 5개월밖에 안 걸릴 정도로 빠르게 진행됐다. 예상치보다 6배 이상의 거래액이 나오고 있다. 또 3명 중 1명이 공간대여로 여기어때를 처음 사용해봤다고 한다.”

사진 여기어때

어떻게 이런 수요를 잡게 됐나.

”첫째는 데이터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이용자 데이터를 분석해 사람들의 니즈(요구)를 파악했다.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서비스 혁신은 팬데믹처럼 급격한 환경변화가 나타날 때 빛을 발한다. 가령,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시점에 교외 지역의 독채 펜션에 수요가 몰리는 것을 보고 풀빌라 영역의 시설 목록과 가격 경쟁력을 강화했다. 그 결과 풀빌라 숙소의 거래액 성장률이 2020년과 지난해에 두 배 이상씩 성장했다. 또 작년 초에는 제주 호텔과 펜션을 중심으로 구매 데이터가 증가하는 트렌드를 포착해 5개월 만에 항공과 렌터카 서비스를 빠르게 시작했다. 둘째는 이용자와 판매자의 고충을 포착해서 기민하게 서비스에 적용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반나절 호캉스를 들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호텔들은 객실 가동률이 낮아져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오랜 재택근무로 지친 사람들은 워케이션을 위한 장소나 반나절 동안 잠깐의 휴식 장소가 절실했다. 이에 오전에 입실하고 저녁에 퇴실하는, 룸서비스 패키지가 포함된 기획 상품들을 구성해 환영받았다. 여기어때는 특급호텔을 포함해 160여 개 호텔이 ‘반나절 호캉스 상품을 출시하도록 유도했고 반응은 뜨거웠다.”

팬데믹이 여행·레저 트렌드를 바꾼 것처럼 들린다.

”그렇다. 과거에 여행은 마음먹고 계획해서 멀리 떠나는 여행이었다. 그런데 팬데믹 때는 호캉스처럼 가까운 곳으로 자주 떠나게 됐다. 더불어 독특하고 안전한 숙소라면 비싼 비용을 지불하려는 사람도 많아졌다. 다른 큰 특징은 취소율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일단 예약하고 확진자 수가 증가하거나 코로나19에 걸리면 취소하는 경우도 있고, 답답해서 어디라도 가고 싶어서 무작정 예약했다가 당일에 일이 생기면 취소하는 경향이 늘었다. 따라서 사람들은 취소 부담이 없는 플랫폼을 찾게 됐고, 이에 발맞춰 우리는 하루 전에 취소해도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제휴점을 1000여 개 확보했다.”

올 상반기 중 여기어때도 해외여행 서비스에 나선다.

”해외여행은 결국 시기의 문제이지 언젠가는 회복된다. 여기어때는 오는 5월에 해외 항공 서비스를 시작하고, 3분기 중에 해외 호텔 예약 서비스를 개시한다. 이후 자유 여행객을 대상으로 호텔과 항공을 결합한 특가 상품 서비스를 낼 것이다. 우리는 지금이 해외여행 서비스 진출의 적기라고 봤다. 우선, 해외여행 부문에서 기존 업체나 우리처럼 신생 업체나 팬데믹으로 인해 출발선이 똑같아졌다. 국내 여행에서 여기어때가 인지도를 쌓았기 때문에 항공이나 해외 호텔을 공급하는 에이전시들이 여기어때에 많이 기대하는 것도 한몫했다. 여기어때는 전체 거래 중 96%가 여기어때 모바일 앱에서만 발생하기 때문에 수수료 비용면에서도 유리하다. 또 팬데믹 이후 여행자는 해외여행에서 과거와 다른 경험을 기대할 것이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모르는 사람끼리 만나서 다니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자유여행 비중이 막대해질 것이다. 여기어때는 자유여행이나 소수로만 구성된 단체 여행에서 취향, 목적, 여행 성향이 같은 사람끼리 묶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더 많은 기사는 이코노미조선에서 볼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Part 1. 새 여가 문화 뜬다

①팬데믹이 낳은 ‘여행·레저 뉴노멀’

②[Infographic] 신(新)여행·레저 트렌드

Part 2. 여행·레저 변화에 올라탄 기업들

③[Interview] 팬데믹에도 고성장한 클룩 최고경영자 에단 린

④[Interview] 여행 예약 플랫폼 호퍼 APAC 총괄 레노 왕

⑤[Interview] 액티비티 예약 플랫폼 펀나우 최고경영자 팅관 첸

⑥[Interview] 김진성 여기어때컴퍼니 전략총괄(CSO) 부사장

⑦[Interview] 구글 관광지 플랫폼과 국내 최초 협업한 와그 창업자 선우윤

Part 3. 전문가 제언

⑧[Interview] 데릭 태프 펜실베이니아주립대헬스·인적자원학부 교수 연구팀

⑨[Interview]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

⑩Interview]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겸임교수 겸 프로젝트 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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