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마곡 이전 LG아트센터, '안도 다다오' 건축미학 보여준다

정혁준 2021. 10. 2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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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적인 기획 공연으로 다양한 무대를 선보여 온 엘지(LG)아트센터가 22년 만에 서울 강남구 역삼동 시대를 마감하고, 내년 10월 강서구 마곡동에서 문을 연다.

심우섭 엘지아트센터 대표는 20일 온라인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2년 동안 많은 예술가와 관객으로부터 사랑을 받았다"며 "마곡은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로 공원 녹지에 공연장과 과학관이 함께 어우러져 과학과 예술, 자연이 융복합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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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 뮤지컬 '하데스타운' 끝으로 22년 만에 역삼동 떠나
내년 10월 새 출발..1335석 대극장·365석 블랙극장 2개관
내년 10월 서울 강서구 마곡동 서울식물원 내에 개관하는 LG아트센터 전경. LG아트센터 제공

실험적인 기획 공연으로 다양한 무대를 선보여 온 엘지(LG)아트센터가 22년 만에 서울 강남구 역삼동 시대를 마감하고, 내년 10월 강서구 마곡동에서 문을 연다.

심우섭 엘지아트센터 대표는 20일 온라인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2년 동안 많은 예술가와 관객으로부터 사랑을 받았다”며 “마곡은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로 공원 녹지에 공연장과 과학관이 함께 어우러져 과학과 예술, 자연이 융복합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마곡 서울식물원 내에 새로 들어서는 엘지아트센터는 약 9800㎡(3000평) 터에 지은 지하 3층, 지상 4층 규모 건물이다. 연면적은 역삼 엘지아트센터의 2배인 4만1631㎡(1만2593평)이다.

마곡 LG아트센터에 새롭게 들어서는 1335석 규모의 대극장 그랜드 시어터. LG아트센터 제공

단관 공연장이었던 역삼 엘지아트센터와 달리 그랜드 시어터와 블랙박스, 2개의 공연장을 갖췄다. 그랜드 시어터는 풀 편성 오케스트라부터 오페라, 뮤지컬, 연극, 발레, 콘서트까지 공연할 수 있는 1335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이다. 2개층 365석 규모의 블랙박스는 공연 성격에 따라 좌석 배치를 자유자재로 변경할 수 있는 가변형 극장이다.

마곡 LG아트센터에 새롭게 들어서는 365석 규모의 블랙박스. LG아트센터 제공

일본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해 4년6개월 공사 기간 동안 약 2500억원의 공사비가 들어갔다. 새 건물은 지상층을 대각선으로 연결하는 ‘튜브’(Tube), 마곡나루역에서 엘지아트센터 지상 3층까지 연결하는 ‘스텝 아트리움’(Step Atrium), 곡선 형태로 이뤄진 벽면인 ‘게이트 아크’(Gate Arc) 등 3가지 콘셉트를 바탕으로 설계됐다.

마곡 LG아트센터에서 지상층을 연결하는 ‘튜브’. LG아트센터 제공

지하철 9호선 및 공항철도 마곡나루역과 바로 연결된다. 지하철 5호선 마곡역에서는 도보로 갈 수 있는 거리다. 김재윤 마곡티에프(TF)팀장은 “노르웨이 오슬로 오페라하우스, 미국 뉴욕 링컨센터 등을 생각하며 지었다”고 했다.

2000년 3월27일 역삼동에 개관한 엘지아트센터는 그동안 867편의 작품을 올려 6300회 공연했다. 450만명의 관객이 찾으며 국내 대표 공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내년 2월 말까지 공연하는 대관 공연 뮤지컬 <하데스타운>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는다.

2002년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 독일 탈리아 극장의 <단테의 신곡 3부작>의 한 장면. LG아트센터 제공

고 구본무 엘지 회장의 “공연의 대중적 흥행에 연연하지 말고 세계 최고 수준의 문화예술 공연을 국내에 소개할 수 있도록 하라”는 당부에 따라 그동안 엘지아트센터는 피나 바우슈, 매슈 본, 로베르 르파주, 이보 반 호브, 레프 도진, 피터 브룩, 아크람 칸, 니나가와 유키오, 로메오 카스텔루치, 토마스 오스터마이어 등 세계 공연예술계 거장의 작품을 국내에 소개해왔다.

또 초대권 폐지, 시즌제 도입, 뮤지컬 장기 대관 등 당시엔 흔치 않았던 운영 정책을 추진하며 건전한 공연 생태계 조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2009·2012년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 양정웅 연출의 연극 <페르 귄트>의 한 장면. LG아트센터 제공

마곡 이전으로 기존 ‘충성 관객’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현정 엘지아트센터 공연사업국장은 “엘지아트센터를 찾는 관객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강남 지역 관객만 많은 것이 아니라 수도권 전역에서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기존 관객이 믿고 찾을 프로그램을 준비한다면 어디든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이 국장은 “케이(K)팝, 드라마, 영화뿐만 아니라 한국 공연에도 관심이 많아지는 상황이다. 창작 공연 활성화와 함께, 이슈를 만들기 위한 혁신이 아니라 관객과 함께 가는 핵심 가치를 기억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2019년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 이보 반 호브의 연극 <로마 비극>의 한 장면. LG아트센터 제공

엘지아트센터는 마곡 시대를 열 ‘개관 기념 페스티벌’ 프로그램을 내년 상반기에 공개할 예정이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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