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스라엘 성지순례 행사서 대형 압사 사고..최소 45명 사망
카이로=임현석 특파원 2021. 4. 3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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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서 성지순례 행사에 수만 명의 인파가 몰려 최소 45명이 숨지는 대형 압사 사고가 벌어졌다.
이날 행사는 이스라엘 당국이 전체 인구(930만 명) 중 절반이 넘는 504만 명 이상이 코로나19 2회차 백신 접종까지 마치고 집단면역에 가까워지자 올해 처음 허가한 대형 종교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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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서 성지순례 행사에 수만 명의 인파가 몰려 최소 45명이 숨지는 대형 압사 사고가 벌어졌다. 이번 성지순례는 이스라엘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순조롭게 이뤄졌다는 판단 아래 올해 처음으로 허가한 대형 종교집회였다. 당초 정부가 허가했던 1만 명보다 훨씬 많은 인력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참사가 벌어졌다.
타임즈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30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북부 메론산에서 열린 유대인 성지순례 ‘라그바오메르’ 행사에서 최소 45명이 압사로 숨지고 약 150명이 다쳤다. 사고 직후 응급구조대가 급파돼 부상자들을 병원으로 옮겼고, 헬기 6대가 구조작업에 동원됐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29일 밤부터 행사가 열렸고 사고는 30일 오전 1시쯤 발생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수 만 명의 인파가 한정된 공간에 몰린 가운데 계단 등 좁은 통로에서 인파가 일부 미끄러지고 넘어진 탓에 연쇄 압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자 대부분이 좁은 통로에 몰려 있어 신원 확인에도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생존자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 위로 사람들이 레고 블록처럼 쌓였다. 구조대가 살아있는 사람들을 빼냈다”며 “사람들이 쌓인 가운데 나는 10분 간 그 안에 갇혀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다치지 않고 살아남아 구조됐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이스라엘 당국이 전체 인구(930만 명) 중 절반이 넘는 504만 명 이상이 코로나19 2회차 백신 접종까지 마치고 집단면역에 가까워지자 올해 처음 허가한 대형 종교행사였다. 당국은 코로나19 재확산을 우려해 수용인원을 1만 명으로 제한했다. 보건 당국도 행사 직전까지 신자들에게 되도록 참석하지 않도록 당부했다.
그러나 이날 성지순례 참가를 위해 이스라엘 전역서 버스 약 650대가 행사장에 몰려들었다. 이스라엘 당국은 최소 3만 명이 행사장에 입장했다고 했지만 뉴욕타임스는 행사 주최 측 발언을 통해 행사장에 약 10만 명이 몰렸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현지 매체들도 약 10만 명가량이 행사장에 운집했다고 보도했다. 경찰 병력도 5000명가량 안전을 위해 배치됐으나 워낙 많은 인파가 몰려 인원 제한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스라엘의 전통 축제인 라그바오메르는 약 1900년 전 유대인 랍비 시몬 바 요차이가 사망한 것을 기리는 축제다. 초정통파 등 많은 유대인들은 이날 모닥불을 피우고 그 주위를 춤추면서 기념한다. 코로나19 확산이 빨라지던 지난해엔 모임이 불법으로 간주돼 단속이 이뤄졌고 수백 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지난해 행사가 중단되자 당시 극단주의 초정통파 신도들은 현장 취재를 하던 현지매체 기자를 폭행하고 정부 지침에 반대하며 시위하는 등 혼란이 벌어진 바 있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들은 라그바오메르가 지난해 취소된 행사여서 올해 더 인파가 몰렸던 것으로 보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압사 참사와 관련해 “엄청난 재난으로 희생자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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