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에도 코로나 검사 대기 100번"..여의도 학원발 '패닉'

이한나 2020. 5. 3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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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만에 전국 신규 확진자 30명대로 줄어

"아침 7시부터 나가 줄을 서다가 대기번호가 100번이 넘어가니 오늘중으론 힘들 것 같아서 포기하고 집에 왔어요. 여의도 주민 절반은 줄 선것 같던데요...(여의도 거주 40대 한모씨)"

여의도 소재 학원에서 근무한 강사와 수강생 2명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30일 새벽부터 서울 영등포구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새벽부터 길게 대기 줄이 형성됐다.

오히려 마스크 대란 초기처럼 인파가 몰리는 위험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 이미 전날 밤에도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29일 밤 주민들 민원이 잇따르자 앙카라공원에 워킹스루 선별진료소를 긴급 설치했으나 여전히 수요에 비해 역부족이었다. 일부 주민들은 인근 동작구, 종로구까지 선별진료소를 찾아나서는 원정대가 등장했을 정도다.

여의도 지역 카페에서는 여의도 곳곳 선별진료소 대기줄 상황을 공유해주는 주민들이 나타나 실황중계하는 상황이 됐다. 확진자가 나왔던 학원이 있던 해당 빌딩 다른 학원들도 검사 결과를 실시간 올리고 있다.

중학생 학부모인 여의도 주민 이모씨(46)는 "일단 지난 25~27일 빌딩 방문자 중심으로 검사를 하도록 권고가 왔지만, 대부분 학원생 아이 가족이 모두 검사를 받으려다 보니 인파가 몰리고 있다"면서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어 다행이긴 하지만 서둘러 검사 받아야 하지 않을까 조바심이 난다"고 설명했다.

개학과 동시에 터진 여의도학원발 코로나19 공포에 여의도 주민들은 패닉 상태였다. 검사를 받기 위해 인파가 몰려 공포가 극대화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실제 여의도발 확진자는 30일 오전 11시반 현재 추가되지 않고 있다.

또다른 여의도 거주민 김모씨(50)는 "아이들이 학원을 다니지 않아 그 빌딩에 간 적은 없는데 개학하고 친구들이 검사받는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아 달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30일 오전 10시 기준 서울 발생 코로나19 확진자 누계가 24시간 전보다 9명 늘어난 85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날 확진된 환자는 이번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고, 신규 환자 9명은 모두 전날인 29일에 확진됐다.

구리시발 집단감염 환자 중 서울 발생 인원 누계는 청담동 소재 교회 신도인 60세 여성(강남구 74번)이 추가돼 8명이 됐다. 강남구 74번은 다른 지역 확진자와 지난 24일 함께 예배를 봤고 무증상 상태에서 확진됐다.

서울 발생으로 잡힌 해외 감염 신규 사례는 방글라데시로부터 27일 새벽에 입국한 59세 남성(강남구 73번)과 미국에서 18일 입국한 17세 청소년(도봉구 19번) 등 2명이었다.

이 중 도봉구 19번은 입국 후 20일 받은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으나 자가격리 해제 예정을 앞두고 받은 재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 이 환자와 함께 입국했으며 쌍문3동에서 함께 사는 남동생(도봉구 16번)은 20일에 확진됐다.

또 서울 종로구 신영동에 사는 26세 여성(종로구 19번), 가락본동에 사는 초등학교 6학년 12세 남아(송파구 49번), 성수2가3동 음식점 '명가닭한마리' 직원인 60세 여성(성동구 40번), 성동구에서 검사를 받은 장위동 거주 51세 남성(성북구 29번), 신촌동에 사는 32세 여성(서대문구 26번), 역촌동에 사는 27세 남성(은평구 35번) 등도 29일에 확진됐다.

종로구 19번 환자는 28일 확진된 28세 남성(강북구 14번)과 접촉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강북 14번의 감염경로는 당국이 아직 확인하고 있다. 그의 동선에는 24∼25일 종로구 부암동 한국대학생선교회가 포함됐다.

송파구 49번 환자는 25∼28일 태권도장, 26일과 28일 수학 학원 등에 갔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환자의 어머니인 48세 여성(송파 48번)은 서울 노원구 라파치유 기도원에 다녀온 후 28일에 확진됐다.

성동구 40번 환자는 18일부터 증상이 있었음에도 27일까지 매일 오전 11시부터 12시간 동안 식당에서 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발생 환자 누계 855명 중 4명이 사망했고 224명은 격리치료를 받고 있으며 627명은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는 30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9명 늘어 누적 1만1441명이라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수가 40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6일 이후 나흘 만이다. 지역감염이 27명이고 해외유입이 12명이다. 검역 과정에서 확진된 사례는 5명이다.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22∼24일 사흘간 20명대였다가 25∼26일 10명대로 떨어졌으나 27일 부천 쿠팡물류센터 근무자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추가되면서 40명으로 늘었고 28일 79명, 29일 58명이 급증했다. 지난 4월 5일(81명) 이후 처음으로 신규 확진자 70명을 넘겼다. 쿠팡물류센터 관련 확진자는 지난 23일 첫 환자 발생후 29일 낮 12시 기준 누적 102명에 달했다. 사망자는 추가되지 않아 총 269명을 유지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치명률은 2.35%다. 연령별로는 50대 이하에서는 치명률이 1% 미만이지만 60대 2.78%, 70대 10.90%, 80세 이상 26.31% 등이었다. 완치돼 격리 해제된 확진자는 35명 늘어난 1만398명, 치료 중인 환자는 4명 늘어난 774명이다.

전날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사람은 1만7781명으로, 누적 검사자는 90만2901명이다. 이 가운데 86만5162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2만6298명은 검사가 진행 중이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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