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균, 쇠'의 환경결정론은 틀렸다

2017. 4. 6.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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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총, 균, 쇠'의 저자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환경이 모든 것을 지배한다고 봤다.

현재의 세계 패권과 경제력의 판도는 6000년전 자연적 조건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것이다.

지리학자이자 맑스주의 이론가인 세계적 석학 데이비드 하비는 이런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학문적 견해를 전면 부정한다.

이 책은 세계의 작동원리를 독창적 시선으로 날카롭게 분석해온 하비의 40여년 지적 이력을 총결산한 것으로, 그의 평생의 저술 중 대표만을 추려 엮어낸 논문선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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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석학 하비의 40년 연구 집대성
맑스주의 시각으로 지리ㆍ공간 해석
잉여자본이 지리적 변화, 일상까지 바꿔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총, 균, 쇠’의 저자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환경이 모든 것을 지배한다고 봤다. 현재의 세계 패권과 경제력의 판도는 6000년전 자연적 조건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것이다. 즉 더 나은 자연환경이 기술과 제도를 발전시키고 무기와 병원균을 만들어내는 토대를 제공했으며, 이는 바뀌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지리학자이자 맑스주의 이론가인 세계적 석학 데이비드 하비는 이런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학문적 견해를 전면 부정한다. 환경, 지리는 고정불변의 물리적 토대가 아니라 항상 변하는 것으로 본다.

하비에 따르면, 지리적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잉여 자본과 잉여 노동력으로 이런 현상은 최근 중국에 의해 가속화하고 있다.

한 예로 미국 지질조사소의 보고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중국은 66.51억톤을 소모했는데 이는 미국이 지난 100여년간 사용한 44.05억톤과 비교된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소비가 얼어붙은 미국에 수출길이 막힌 중국이 물리적 기반시설,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는데 엄청난 규모로 투자한 결과다. 이를 통해 중국은 27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내 심각한 위기를 돌파했다. 중국의 건조환경 투자는 세계각국에 연쇄 효과를 일으켜 2008년 이후 재난으로부터 세계경제가 일어서는데 도움을 준 게 사실이다.

중국은 최근 자본과 노동, 시멘트 철강 같은 막대한 잉여분을 흡수하기 위해 이런 프로젝트를 전 지구적 차원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실크로드 재건 프로젝트, 남미의 12개국을 엮는 교통인프라 프로젝트들이다. 


‘데이비드 하비의 세계를 보는 눈’(창비)은 세계가 급속히 쌓이는 잉여 자본을 흡수하기 위해 지리를 어떻게 변화시켜왔는지 보여준다.

이 책은 세계의 작동원리를 독창적 시선으로 날카롭게 분석해온 하비의 40여년 지적 이력을 총결산한 것으로, 그의 평생의 저술 중 대표만을 추려 엮어낸 논문선집이다.

지리학계 혜성처럼 등장한 하비가 학문적 전환점을 맞은 건 68혁명으로 그는 연구의 방향을 180도 바꿔 맑스주의적 관점을 갖게 된다. 그 출발이 이 책의 첫 장을 구성한 ‘지리학에서의 혁명적 이론과 반혁명적 이론’. 하비는 미국 대도시의 게토 형성이라는 문제를 다루면서 도시의 토지이용에 관한 기존 틀을 대신해 도시 토지와 주거지를 사회적 재화화함으로써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하비의 새로움은 맑스주의에서 이론화되지 못한 공간개념을 자리매김시킨 것이다. 하비는 ‘자본주의적 축적의 지리학’에서 자본축적 과정에서 교통, 공간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시간에 의한 공간의 절멸’개념으로 규명해 나간다. 또 자국내 무역을 넘어선 해외교역이 자본축적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도 설명해 나간다.

‘시공간 압축과 포스트모던 조건’은 80년대 후반 풍미한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이해의 틀을 제공한다. 교통 및 통신 기술의 발달은 단순히 시간적 거리를 단축시키는 차원이 아니라 자본이 유통되며 순환되는 기간을 줄여 시공간 성격 자체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가령 프랑스산 치즈는 1970년대에는 대도시 몇몇 미식가용 상점에서만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세계 도시 어디에서나 쉽게 구매가 가능하다. 식품은 물론 음악, 오락, 영화 등도 마찬가지다. 세계 각지의 경험과 문화를 공간이동 없이 경험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원의 흔적이나 노동의 흔적, 생산에 내포된 사회적 관계의 흔적은 사라진다. 이런 공간의 압축은 세계를 표현하는 방법마저 바꿔놓아 즉흥성과 일회성을 일상의 주요덕목으로 자리잡게 된다.

하비의 40여년 연구여정은 도시화가 만들어낸 현상과 그 근원에 자리잡은 무한한 자본축적의 맥락과 구조를 밝히고 대안을 모색하는데 바쳐졌다,

자본이 만들어낸 도시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중국의 무한 팽창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생각의 틀을 제공한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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