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연설 듣기 싫다" 우르르 나가고…서로 "배신자" 삿대질

신수민 2025. 8. 16.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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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부산·대전 전대, 당원 본심 들어보니
12일 부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이 연단에 오르자 응원 팻말과 현수막을 든 당원들이 일어나 후보자 이름을 연호하고 있다. 신수민 기자
“가자, 가. 저 연설 뭐 하로 듣노!” 12일 오후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을 가득 메우고 있던 청중 일부가 우르르 퇴장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장동혁 의원의 인사말이 시작되려던 차였다. “그거(장 후보의 연설) 듣거나 말거나 할 게 뭐 있어요” “열 받아서 나왔어” 퇴장하는 이 말만 남기고, 행사장 밖으로 사라졌다. 직전까지만 해도 조경태 후보 연설에 열광했던 이들이었다. 지지율 16%(7일 전국지표조사), 찬탄·반탄 간 분열, 전한길씨 논란, 김건희 여사 관련 검찰 수사…. 요즘 국민의힘을 둘러싼 다양한 변수들 중에선 긍정적 신호를 찾기가 어렵다. 창당 후 최대 위기라는 말이 ‘과장’으로 들리지 않을 만큼 내우외환이 겹친 상황이다. 어려움을 더하는 건 홍해처럼 갈라진 당내 갈등이다.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한 채, ‘진짜 배신자’ 색출이 모든 이슈를 삼킨 모양새다. 12·13일 합동연설회가 열린 부산과 대전에서도 ‘내전이 더 치열하다’는 말을 실감케 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펼쳐졌다. 4명 당 대표 후보 지지자층은 상대를 “배신자”라고 삿대질했다. 이날 만난 당원들에게 ‘본심’을 물어봤다.
그래픽=남미가 기자


김모씨(52세, 조경태 후보 지지)

Q : 당 지지율이 하락세다.
A : “대통령이 탄핵됐는데, 법도 인정하지 않고 계속 부정선거를 외치니 그렇다. 그런 분들이 지금 당 지도부도 하고 있다. 일반 국민 눈높이나 상식에 맞지 않는다. 당원들도 꼴 보기 싫어한다.”

Q : 당내 분열도 심각한데.
A : “나뉘어 있는 건 소수에 불과하다. ‘윤 어게인’ 지지 세력은 당원 중 10%밖에 안 된다. 탄핵에 반대한 사람을 미워하는 게 아니라, ‘윤 어게인’ 외치며 부정선거 말하는 전한길씨 같은 인사들만 싫어하는 거다. 탄핵을 한 번 당했다 보니, 탄핵 반대하는 건 이해한다. 하지만 법 판결도 난 상태에서, 아직도 ‘윤 어게인’이나 부정선거를 외치면 함께 못 간다.”

Q : 국민의힘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A : “과감한 개혁과 혁신이 필요하다. 공천을 공정하게 하고, 각 지역구를 민주당 조직처럼 단단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보수는 옛것만 고집하는 게 아니다.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를 앞세워 보수의 가치를 추진해 가야 한다. 윤 전 대통령 부부처럼 소수 인사들이 당을 좌지우지 하도록 하면 안 된다.”

Q : 왜 조 후보인가.
A : “말도 잘하고 개혁적이라 지지한다. 내년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려면 개혁적 후보가 돼야 한다. 윤석열·김건희씨가 모두 법의 판결을 받았으니 절연하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 조 후보는 한동훈 전 대표와 같은 세력이기 때문에 힘도 있다.”


김갑환씨(가명·25세·장동혁 후보 지지)

Q : 일각에선 국민의힘 ‘반탄’을 극우라고 한다.
A : “각자 생각이 다르다 본다. 보수는 중도색이 아닌, 보수의 색을 띠어야 한다. 그리고, 당의 색깔을 지원하는 게 당원들의 역할이다. 다만, 당원끼리 ‘배신자’라고 연호하는 모습이 싫다. 스스로 이미지를 깎아내릴 뿐이다. 어제도 부산 연설회에서 조경태 후보에게 ‘배신자’라고 외친 분의 우산을 누가 잡아당겨 다치는 사고가 있었다”

Q : 당이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A : “민주당이 힘이 있는 이유는 ‘이재명’이란 구심점이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힘있는 당 대표를 선출해 구심점을 만들고, 하나로 뭉쳐 정부·여당의 포퓰리즘에 대항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지금 정부가 추진하는 민생지원금은 세금으로 쓰는 ‘눈 가리고 아웅’ 아닌가. 또 얼마 전엔 대통령실 특수활동비를 예산에 추가했다. 윤석열 정부 때 안 된다고 했다가 지금은 부활시킨다. 민주당은 늘 ‘내로남불’이다.”

Q : 윤 전 대통령 탄핵은 어떻게 생각하나.
A : “탄핵 대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민주당에서 대통령의 손발을 묶어버리니, 대통령의 특권을 취한 것뿐이다. ‘내란’이란 말도 맞지 않는다. 민주당도 (국무위원) 탄핵을 남발하지 않았나. 그러면 윤석열 정부가 어떻게 일을 하나.”

Q : 왜 장 후보인가.
A : “개혁을 하겠단 진심이 연설에서 느껴진다. 보수 유튜브에 출연한 건, 요즘 PR시대이기 때문에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장모씨(61세, 안철수 후보 지지)

Q : 당이 하락세인데.
A : “윤 어게인을 외치면서 너무 오른쪽으로 치우쳐 보이는 것 때문에 반감을 사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정권을 넘긴 것에 대한 학습 결과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이유는 민주당이 너무 폭거하니 반대급부로 우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에 더욱 똘똘 뭉치고 우파 성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Q : 국민의힘은 어떻게 해야 하나.
A : “여당이 폭주하지 못하게 건강한 세력이 되어 맞서야 한다. 건강한 보수의 가치를 추구하는 세력이 옳은 방향에서 싸워야 여론도 인정한다. 계엄을 옹호하는 세력이 되면 안 된다.”

Q : 당 분열이 심하다.
A : “정책이나 미래는 없고, ‘찬탄-반탄’만 얘기하고 있다. ‘윤 어게인’을 외치는 측도 세를 키워야 전당대회에서 이긴다고 판단해 저러는 것 같다. 여러 생각을 가진 당원들이 존재한다는 건 괜찮다. 하지만, 저런 생각으로 당을 이끌고 가는 건 곤란하다.”

Q : 전한길씨도 논란이다.
A : “극우 쪽에 가깝다. 그걸 떠나서라도 공정하게 진행해야 할 연설회에서 선동을 일으키고 방해를 했으니 징계해야 한다.”

Q : 왜 안 후보인가.
A : “장·김 후보가 되면 여당과 싸울 명분이 없다. 계엄 찬성 세력이라며 매번 민주당이 몰아붙일 것 아닌가. 중도층을 포용하려면 안 후보가 가장 적격이다.”


박모씨(34세, 김문수 후보 지지)

Q :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다.
A : “자꾸 ‘내란’이라고 규정하니까 그렇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큰 죄를 지은 것처럼 ‘대역죄인’이란 프레임이 씌워지는데, 돌아가는 양상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랑 똑같다. 이재명 대통령도 결국엔 똑같은 운명이 될 것이라고 본다.”

Q : 윤 전 대통령 부부 구속은 어떻게 보나.
A : “마음이 너무 아프지만, 당이 더 커져야 해결될 문제다. 지금으로선 당이 나서서 어찌할 방법이 없다. 아스팔트 우파에게 맡길 수밖에 없다.”

Q : 국민의힘은 어떻게 해야 할까.
A : “지금은 단합해야 할 때니까 적 앞에서 우리끼리 분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새 대표가 당선되면 한동훈 전 대표 같은 인사하고도 만나서 소통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단은, 힘을 모아야 하지 않을까. 만나보고 정말로 의견이 맞지 않으면 그때 가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면 된다.”

Q : 왜 김 후보를 지지하나.
A : “일단 정치 경력이 가장 오래됐고, 분열하기보다는 내부의 힘을 키우려 하기 때문이다. 여당의 일방독주를 막으려면 무조건 ‘내부 총질’을 할 것이 아니라 ‘배신자’라고 불리는 인사들도 안고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이에 동의한다. 또한 지난 대선 과정에서 드러났지만, 여당이 제기할 개인적 의혹이 없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부산·대전=신수민 기자 shin.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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