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민정수석 스캔들]우 수석 '효성 형제의 난' 개입..조현문과 '사업 동지' 맺었나
[경향신문] ㆍ국세청, 효성그룹 고발 사건
ㆍ조현문, 형 조현준 고발 사건
<여기를 누르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효성 사건’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49)의 핵심 비리 의혹 중 하나로 꼽힌다. 변호사 시절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47)의 효성 고발을 주도한 것으로 보아 우 수석은 효성 ‘형제의 난’에 처음부터 깊숙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당사자 간 계약이 내밀하게 이뤄져 파악이 쉽지 않다. 검찰도 전관예우나 하명수사 등 의혹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우 수석에 대한 감찰을 진행하고 있지만 계좌추적이나 압수수색 같은 강제 수사 권한이 없어 사건의 진상이 밝혀질지는 의문이다.
효성 사건은 크게 2개로 이뤄졌다. 2014년 6월 조 전 부사장이 형 조현준 효성 사장(48)의 비리를 고발한 이른바 ‘형제의 난’과, 앞서 2013년 국세청 고발에 따라 효성 일가 전체가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사건이다.
■석연찮은 우 수석의 ‘효성 공격’
우병우 법률사무소가 ‘회계장부 열람·등사에 대한 협조요청’ 공문을 효성 측에 보낸 시점은 2014년 2월이다.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발탁(5월)되기 직전까지 조 전 부사장을 대리해 효성 측을 고발하기 위한 작업을 주도한 것이다. 우 수석은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 등 효성 계열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회계자료 사본 외에 엑셀파일과 계열사 간 풋옵션 계약서까지 요구해 상대 변호사와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우 수석의 이런 강경한 태도에 효성을 대리한 김앤장 측이 적잖이 당황했다고 한다.
우 수석이 민정수석이 된 뒤에는 이 사건이 서울중앙지검 조사부에서 특수4부로 재배당됐다. 정작 특수4부는 조 전 부사장의 고발 내용이 뾰족하지 않아 1년이 넘도록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고 있지만, 윗선에서는 효성가에 대한 강력한 수사를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특수4부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올해 국가정보원 2차장으로 영전한, 우 수석의 대학 동기이자 최측근인 최윤수 검사(49)였다.
법조계에서는 이런 상황이 석연찮다고 말한다. 조 전 부사장과 우 수석이 단순한 의뢰인과 변호사 관계를 넘어 ‘사업적 동지’라는 의심이 든다는 것이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27일 “조 전 부사장이 우 수석에게 정상적인 수임료만 지급했다고 보기엔 우 수석의 사건 처리가 매우 집요하다”며 “양측 사이에 오간 자금 내역 등을 추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 수석은 지난 20일 “(사건) 배당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면서 언론의 개별 문의에 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조 전 부사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자택을 찾고 핵심 측근들에게 만남 주선을 요청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수사검사 찾아간 ‘우 변호사’
효성 관련 검찰 수사에 우 수석의 개입 흔적은 또 있다. 우 수석은 2013년부터 조 전 부사장 변론을 맡았다. 그해 10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국세청 고발로 효성그룹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당시 장부 조작과 탈세 등의 혐의를 잡고 조석래 회장과 그의 세 아들(조현준·조현문·조현상) 모두를 출국금지하며 수사를 그룹 전체로 확대했다. 특히 검찰은 조 회장이 조 전 부사장 등과 공모해 2000년 (주)효성에서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해외 페이퍼컴퍼니 명의로 취득한 뒤 이를 처분해 70억원가량의 차익을 얻어 양도소득세를 포탈한 정황도 포착했다. 그러나 검찰은 조 회장과 큰아들 조현준 사장 등만 불구속 기소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수사를 담당한 특수2부장은 윤대진 현 부산지검 2차장(52)이다. 윤 차장은 2001년 이용호 게이트 특검, 2011년 대검 중수부 등에서 우 수석과 함께 일했고, ‘우병우 사단’으로 분류된다. 이런 까닭에 우 수석이 윤 차장을 통해 조 전 부사장을 무혐의 처분하고 그가 겨냥한 아버지(조 회장)와 형(조 사장)만 기소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우병우 당시 변호사에게 검찰의 ‘전관예우’ 특혜가 있었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우병우, 수억 받고 ‘효성 고발’ 주도
윤 차장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우 수석이 당시 조 전 부사장 변론을 맡아 선임계를 내고 정식으로 활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 수석이 의견서 제출 등을 위해 내 방을 찾아온 기억은 난다”면서도 “정식 변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고 했다.
<홍재원·유희곤 기자 jwhong@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우병우, 수억 받고 '효성 고발' 주도
- [우병우 민정수석 스캔들]우 수석 차 없다더니..'꽃보직' 아들은 포르셰 탔다
- [우병우 민정수석 스캔들]우 수석이 '인사 학살' 한 18기.."강하게 감찰할 수도"
- ‘1호 헌법연구관’의 확신 “윤석열, 만장일치 파면…기각 땐 군사 독재 시대로”
- 국힘 김미애, 장제원 겨냥 “누구든 돈과 권력으로 범죄 저질러선 안돼”
- 탄핵 선고 앞두고…윤 대통령·신평·전한길 등 책 출간 “계엄으로 ‘진보귀족’에 저항”
- “시끄러워!”…부산교육감 선거 유세장에 음료수 깡통 던진 50대 취객 입건
- 장제원 사망에 여당 “마음 아파” “명예훼손 말라”…피해자 언급은 없어
- “붕괴 이전으로 돌아가요”…박해일 등 영화인 1025명 ‘윤석열 파면’ 성명
- “산불 지를 거니 소방관들 각오해라”…방화 예고글에 경찰 작성자 추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