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창제원리 연구하는 반재원 소장

이건재 2015. 10. 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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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28자에는 28수의 별자리 원리를 담고 있어

훈정정음의 창제원리를 설명하는 반재원 소장

“훈민정음의 옛 글자를 합친 28자를 사용하면 세계 어떤 나라의 말도 정확하게 표기할 수 있다”

훈민정음연구소 반재원(67) 소장은 37년 동안 훈민정음 연구를 통해 한글의 세계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반 소장은 “한글의 우수성을 인정하는 외국 학자들은 많지만 정작 외국인들은 한글이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러시아 극동대학의 한국어학과 졸업생 중 한국어 탈락자 수가 절반에 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글이 주목받는 것은 한글이 언어를 표현하는 문자를 넘어 천문과 우주 변화의 작용까지 읽을 수 있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 소장은 교편생활을 하면서 동양철학에 대한 공부를 했다. 동양철학을 연구하면서 훈민정음이 동양철학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고 훈민정음 창제이론을 탐구하기 시작해 ‘훈민정음 창제원리와 동양천문도와의 상관성’이라는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훈민정음 해례본이 발견되기 전까지만 해도 20여개의 창제이론이 있었지만 50년대 중반 해례본이 공개돼 반 소장은 훈민정음 중성은 하도(河圖)를 바탕으로, 초성은 낙서(洛書)를 바탕으로 창제됐다는 것을 밝혔다. 도서관이라는 이름도 하도의 ‘도’자와 낙서의 ‘서’자에서 나왔다.  

반 소장은 세종이 어떤 이론에 기초해 훈민정음을 창제했는지를 알아야 한글의 가치를 제대로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글은 단순히 발성 기관의 모양을 본떠 만든 글자라고 생각하지만 그 이면에는 ‘28수 천문도’에 기초해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세종이 천문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는 기록이 나온다. 세종 15년 본인 스스로 28수의 거리와 도수를 관찰해 이순지로 하여금 석판에 새기게 하고 천문역법에 관한 책을 편찬케 했다.

“우리나라 천문도는 돌에 새긴 별지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 외에 ‘28수 천문도’가 있다”며 “천구(天球)를 동·서·남·북 4방으로 나누고 각각 7별자리씩 모두 28별자리를 배당하고 천간과 지지를 배치한 천문도를 기초해 완벽한 훈민정음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세종이 만든 훈민정음 28자를 활용하면 영어, 일본어, 중국어를 비롯한 아랍어, 힌디어, 몽골어, 네덜란드어, 루마니아어 등 21개 주요 언어의 발음을 완벽히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24자로는 표현에 한계가 있어 28자 가운데 사라진 4글자의 음가를 복원하고 합용병서를 일부 사용하면 모든 언어의 소리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한글을 국제 공용어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 소장은 유럽, 아시아 등 세계 각지를 다니면서 현지인의 정확한 발음을 채록해 한글이 세상의 모든 소리를 표현할 수 있는 문자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많은 정성을 들였다고 말했다. 이어 “한글을 수출하려면 모든 언어를 표현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며 “없어진 글자 4개를 복원하고 합용병서 일부를 사용하면 완벽한 세계의 문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전통문화를 설명하는데 천문을 배제하고는 이해할 수 없다”며 궁궐의 이름과 천문의 밀접한 관계를 설명했다. 창덕궁 내 정자와 전각 이름도 28수의 이름을 따랐다는 것이다. 역대 왕들의 어진을 모신 건물을 선원전(璿源殿), 왕실의 족보를 선원록(璿源錄)이라고 하는데 선원(璿源)은 우리 민족의 별자리인 북극성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이 훈민정음 28자는 우주 변화의 원리에 바탕을 두고 창제됐다는 것이다.

반 소장은 “의외로 훈민정음의 창제원리를 연구하는 학자가 적다는 것이 아쉽다”며 경기도와 여주시가 여주 영릉에서 개최하는 한글날 기념식 때 훈민정음 서문 낭독을 옛 발음으로 낭독할 수 있는 이가 없어 8년째  낭독하고 있다. 아울러 “한글을 세계화하려면 모든 언어를 다 발음할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는 기능성 한글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 소장은 훈민정음 창제원리를 연구하면서 ‘훈민정음 기원론’, ‘한글과 천문’, ‘한글 세계화 이래도 좋은가’, ‘한글 창제원리와 옛글자 살려쓰기’, ‘옛글자를 사용한 21개 외국어 회화 표기 예’ 등 다수의 저서를 통해 훈민정음 제대로 알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정영찬 기자 jknewsk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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