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은 드론 전쟁…한국군은 아직 준비 안 됐다 [박수찬의 軍]
6만7902대. 국내에서 올해 공식 등록된 드론의 숫자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전에는 결혼식 장면 촬영이나 레저용으로 쓰였던 민간 드론도 포탄처럼 사용되면서 적군을 살상하고 있다. “현대전은 드론 전쟁”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군도 문재인정부 시절부터 드론의 군사적 이용을 확대해왔다.

군이 첨단 장비 확보나 부대 신설 같은 과시적인 행보 못지않게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 구축 등 내실을 다지고 중앙의 통제력을 강화하는 것을 중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규정 관리 등 재정비 필요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간한 2024 회계연도 결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군의 드론 도입·운영 분야에서 개선이 시급한 부분이 적지 않게 드러났다.

방위력개선비를 통해 군이 구매한 드론은 4500대가 넘는다. 항공장비로 분류되는 국방부 소유 드론은 13종류 728대(올해 5월 기준), ‘2026~2030 국방중기계획’이 예정대로 집행되면 2030년엔 24종류 1210대로 늘어난다. 여기에 소형정찰드론까지 더해지면 보유량은 더욱 커진다.
향후 수년간 한국군 내 드론 비중이 증가하는 것은 현대전 추세로 볼 때 자연스런 일이다. 하지만 드론 운영 관련 제도나 인력 관리 등은 이를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국내에서 드론의 정의는 ‘드론 활용의 촉진 및 기반조성에 관한 법률’ ‘항공안전법’ 등에 의해 규정되어 있다. 무인동력비행장치와 비행선을 포함하는 무인비행장치, 중량 150~180㎏을 기준으로 하는 무인항공기다.

드론 분류 체계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군용 차량은 세밀하게 분류되어 있으나, 드론은 분류 기준이 중량과 기체 특성뿐이다. 현대전 추세에 맞게 용도·제작·구매 방식 등에 따른 분류 기준을 세세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분류 체계 정비는 일선에서 드론을 사용하는 장병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국방부는 최근 비품으로 분류했던 전술용 드론을 소모품으로 전환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기존에는 일선 부대에서 드론을 사용하다가 파손되면 지휘관이 책임을 떠안았다. 비품이 손상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선 지휘관들이 드론을 소극적으로 운용하면서 작전 효율에 문제가 발생했다.
하지만 전술용 드론이 소모품으로 재분류되면서 소부대 지휘관들은 드론 운용에 대한 책임이 사라졌고, 작전의 유연성이 높아졌다. 기존보다 드론을 적극적으로 쓸 수 있게 되면서 미 육군과 해병대의 소부대 전술과 전투력에도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드론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확보하고 드론 운용 개념과 지침, 교리, 전술 등을 체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드론을 수만대씩 구매해도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대만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대만은 2027년까지 드론 5만여대를 구매하기로 한 상황에서 5만대를 추가 도입할 방침을 최근 밝혔다.
하지만 이를 운용할 인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드론 보유량이 매년 증가하는 한국군은 어떨까. 국회예산정책처의 2024 회계연도 결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개선·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다.
드론 전문인력은 드론 특기병·드론 전문부사관 선발 제도를 통해 확보된다.
드론 특기병은 육군, 공군, 해병대에서 모집하고 있다. 육군은 2018년부터 최근 5년간 371명을 뽑았다. 공군은 지난해부터 87명을, 해병대는 올해부터 7명을 뽑았다.
드론 전문 부사관은 육군에서만 선발 중이다. 현재는 600여명을 확보했다. 해군과 공군, 해병대는 내부 교육과정 등을 통해 인력을 양성한다.

각 군별 드론 전문인력 수요에서 공통적인 부분을 찾아내서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도 국방부나 합참 등에서 진행해야 하는 임무다.
군용 드론에 대한 국방부나 합참 차원의 총괄 지침도 필요하다. 드론 작전이 효과를 거두려면 기존 조직과 전력 및 작전·훈련계획과의 융합이 필수다. 이같은 업무를 할 수 있는 곳은 한국군의 정점에 있는 국방부와 합참뿐이다.
이와 관련해 국회예산정책처는 “드론의 작동 및 운용상의 지침인 운영예규, 운용절차서, 교범 등은 각 군 또는 예하부대에서 자체적으로 관리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국방부는 드론의 통합적 관리와 효율적 활용을 위한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군에서 쓰는 드론을 중앙 차원에서 철저히 관리하는 방안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군 차량 및 드론 보험 업무 훈령에 따르면, 각 부대는 훈련 및 교육 등 군 드론별 모든 비행내용을 포함한 드론 비행실적을 국방수송정보체계(DTIS)에 누락없이 입력해야 한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중요한 드론 분류 기준으로 평가받는 드론의 중량이 0㎏으로 입력된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드론 관리부서가 수기로 입력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다. 운행실적도 제대로 입력되지 않고 있다.
각 군의 드론을 법령에 맞게 운영하려면 시스템에 모든 드론을 등록하도록 하고, 관련 자료를 정확하게 입력하도록 하는 절차가 요구된다.
현대전에서 드론은 핵심적인 역할을 맡는다. 드론 전력을 강화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법령과 규정에 맞게 운용하고,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 하에서 기존 전력 및 작전계획과 맞물려서 운용되어야 한다.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지닌 인력 확보도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선 총괄적 차원의 드론 운영 및 인력 확충 지침과 계획, 규정 정비가 요구된다. 북한도 드론 전력을 확충하며 현대전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한국군의 드론 전쟁 준비를 위해선 꼭 필요한 일이라는 지적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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