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에서 만난 '뛸 수 없는 축구선수' 제리 카카

김정용 2012. 8. 1.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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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횡성)

"상대 선수 오면, 이쪽(반대쪽)으로 쳐. 그리고 이렇게(페인팅), 그러면 타이밍 나오고 슛. 얼마나 쉬워? 왜 이렇게 안 해?"

1일 오전, 강원도 횡성의 횡성군 종합운동장에 눈에 띄는 인물이 있었다. '청정녹색도시 횡성군과 함께하는 전국 유소년 클럽축구 페스티벌'(이하 페스티벌) U-9 부문에 출전한 골클럽 선수들을 장신의 흑인 코치가 지도하고 있었다. 어딘지 낯익은 얼굴이라 어느 나라 출신 코치냐고 물었더니 "코치가 아니라 3부 리그 선수"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서울 유나이티드의 제리 카카였다.

'뛸 수 없는 축구선수' 카카의 안타까운 사연은 이미 여러 차례 소개된 바 있다. 콩고 출신의 카카는 청소년 대표로 선발될 정도의 유망주였다. 모국의 내전을 피해 한국으로 도망쳐 오느라 선수 생활의 맥이 끊겼다. 부천FC를 거쳐 서울 유나이티드(이상 챌린저스리그)에 소속되어 있지만 리그 경기에는 뛸 수 없다. 외국인 선수 기용을 불허하는 챌린저스리그 규정 때문이다. 지금은 한국인과 결혼한지 2년이 지나면 귀화할 수 있다는 규정을 희망으로 삼고 있다. 카카는 작년 1월 한국인 여성과 결혼했다.

여전히 경기에 뛰지 못한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던 카카는 "골클럽 쌍둥이의 선생님으로서 여기 왔다"라고 말했다. U-9 3위팀 골클럽에서 가장 돋보이는 박지창, 박지황 쌍둥이 형제가 카카의 제자다. 클럽 코치가 아님에도 골클럽 어린이들을 불러 기술을 가르치고, 쉬는 시간에는 물을 먹이는 등 보조 교사 노릇을 자처했다.

부업으로 유소년 선수들을 돕고 있지만, 카카의 본업은 여전히 현역 선수다. "내 실력, 솔직히 예전보다 조오금 떨어졌다. 경기에 나가지 못하니 훈련에도 한계가 있다"는 카카는 지금도 귀화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어느덧 한국 생활 9년차다. 대학 시절 도망치듯 찾은 한국에서 29번째 생일을 맞았다. 그의 '코리안 드림'은 현재 진행형이다.

글=김정용 기자(redmir@soccerbest11.co.kr)사진=김동하 기자(kimdh@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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