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대장금이 중국내 소수민족 문화?
주미 中대사관 후원 美대학 공연 논란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미국의 한 대학에서 중국인 학생회가 자국 문화를 소개하려고 마련한 공연에서 한복과 부채춤, 아리랑, 대장금 주제곡 등이 중국 문화인양 소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미국 존스홉킨스대에 재학 중인 학생이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을 보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주미 중국대사관 산하 중국문화원이 주관하고 중국대사관이 후원한 '다채로운 중국(Colorful China)' 공연이 이 대학에서 열렸다.
공연은 중국왕조의 전통의상, 중국의 현대의상을 소개하고 소수민족의 의상을 선보였는데 'Korean'으로 불린 조선족이 한복을 입고 나왔다. 배경음악으로는 민요 아리랑이 연주됐다.
또 인기드라마 '대장금'의 주제곡 '오나라'도 아무 설명 없이 중국 문화공연에 배경음악으로 쓰여 중국 한 소수민족의 전통 가락처럼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었다.
중국 소수민족을 소개하는 공연에서는 조선시대 기생이 한복을 차려입고 나와 부채춤을 췄으며, 공연 마지막에 중국 소수민족을 대표한 전 출연진이 나와 중국 노래를 합창했는데 한복을 입은 출연진도 그 속에 섞여 있었다.
'하나의 중국'이라는 메시지를 담아 제작된 이 공연의 홍보용 포스터와 책자에도 눈에 잘 띄는 겉표지에 한복 사진이 인쇄돼 있었다.
책자에는 '한민족의 문화는 중국 소수민족의 문화로 중국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다. 중국 정부가 들어서면서 중국 내 소수민족이 발전하고 있다'고 적혀 있었다.
이 공연은 중국 문화를 외국인에게 알리려는 취지로 기획돼 존스홉킨스대에 재학 중인 전 학생에게 이메일로 홍보됐다. 이 대학에서 열린 두 차례 공연 외에도 메릴랜드주를 순회하며 선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행사를 촬영한 학생은 "한국이 독립국을 세운 민족이 아니라 중국 내 소수민족으로 오해받지 않을까 걱정된다. 조선족 문화는 논외로 하더라도 한국의 문화가 (공연에 포함돼) 있어서는 안된다"며 "존스 홉킨스 한인 연구원과 대학원생들은 이번 공연에 대한 학교의 생각을 들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존스홉킨스대의 한 한국인 대학원생은 "직접 공연을 봤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미국인 친구들이 모든 공연 내용을 중국 것으로 잘못 받아들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동영상은 '다채로운 중국문화 중 하나로 소개된 한국문화'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 올려져 있으며 네티즌 사이에 점차 확산하고 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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