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공항서 춤춘 무용수의 사연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세계적인 현대무용단의 한 단원이 이스라엘 공항에서 보안요원들의 명령에 따라 춤을 춰야 하는 수모를 겪었다고 일간 예디오트 아하로노트가 9일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의 3대 무용단 중 하나인 앨빈 에일리 무용단에서 활동하는 압둘-라힘 잭슨은 지난 7일 6개국 순회공연에 나선 무용단의 일원으로 첫 공연지인 이스라엘의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흑인인 압둘-라힘 잭슨은 공항에서 입국 수속을 밟고 있던 중 이스라엘 보안요원들에 의해 다른 단원들과 분리돼 별도의 조사를 받아야 했다. 그의 이름이 무슬림식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잭슨은 자신이 무용수이고 앨빈 에일리 무용단과 함께 공연을 하기 위해 이스라엘에 왔다고 밝혔지만 그에게 돌아온 보안요원들의 답변은 "그러면 춤을 춰봐"라는 것이었다고 무용단의 샤울리 배스킨 대변인은 전했다.
결국 잭슨은 보안요원들 앞에서 굴욕감을 억누르고 일부 춤 동작을 보여준 뒤 여러 시간 만에 이스라엘에 입국할 수 있었지만 텔아비브에서 마련된 첫 공연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잭슨은 자신이 `압둘-라힘'이라는 무슬림식 이름을 갖게 된 것은 부친이 이슬람으로 개종했기 때문이라고 신문에 말했다.
이스라엘 공항의 보안요원들은 아랍계 방문객들을 주로 골라내 강도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어 인권단체들로부터 인종차별적인 행위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름 덕분에 곤혹을 치른 잭슨은 과거에 미국의 한 공항에서도 비슷한 일을 겪었던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도미니카에서 휴가를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왔을 때 공항에서 똑같은 일을 당했다"며 "아마도 공항에서 춤을 추는 데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면서 씁쓰레한 표정을 지었다.
freem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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