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점이 커리어 하이에요? 기상이는 한 40점 넣어야 하는데” 조상현 감독의 웃음
[점프볼=잠실/유석주 인터넷기자] “23점 밖에 안돼요? 더 넣을 줄 알았는데” 장난스레 농담을 건넨 조상현 감독은, 제자 이야기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창원 LG는 26일 잠실 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92-69로 승리했다. 이로써 2연승을 챙긴 LG는 시즌 31승 18패를 기록, 리그 단독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순위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23점 2어시스트를 기록한 유기상이 한 경기 개인 득점 커리어 하이를 달성한 가운데, 아셈 마레이도 27점 15리바운드로 힘을 보탰다.
반면 3연패에 빠진 삼성은 리그 최하위를 벗어날 기회를 놓쳤다. LG를 잡았다면 고양 소노와 함께 공동 9위(16승 32패)에 자리할 수 있었던 상황. 하지만 코피 코번(손가락)과 이원석(컨디션 난조)이 빠진 삼성의 골 밑은 부담을 짊어지기엔 너무 헐거웠다. 친정팀을 만난 저스틴 구탕이 19점 4리바운드로 분전했으나, 패배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상대의 약점을 공략한 LG의 집요함이 빛난 경기였다. LG는 마레이를 중심으로 1쿼터부터 줄기차게 삼성의 페인트 존을 두들겼다. 리바운드(46-26)는 물론 세컨드 찬스 득점(19-5)에서도 상대를 압도했다. 삼성 역시 스몰 라인업에서 빛난 이정현과 글렌 로빈슨 3세의 득점력을 통해 1쿼터 27-26으로 근소하게 앞섰으나, 공격의 연속성에서 밀리며 해답을 찾지 못했다. 골 밑이 열리자 자연스레 외곽에서도 생산성이 높아졌다. 이날 유기상은 3점 슛 5개 포함 23점을 집어넣으며 자신의 한 경기 최다득점 기록을 달성했다. 지난 9일 고양 소노를 상대로 19점을 넣어 경신한 뒤 17일 만에 써낸 기록이다.
창원 LG 조상현 감독
경기 총평
시작이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3점 슛이라던가 수비 변화에 잘 적응한 모습들이 잘 보이지 않았나 싶다. 원정 첫 경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남은 두 경기도 잘 보강해서 준비하겠다.
전반전 속공 7개
내가 원하는 속공은 리바운드 뒤의 속공이다. 실책 뒤의 속공은 속공이라 보기 어렵다. 다 같이 뛰는 유형의 속공이 더 나왔으면 어땠을까 싶다. 영상을 보며 선수들과 함께 만들어가겠다.
유기상의 한 경기 최다득점
23점이 최다득점이었나...? 한 40점은 넣어야 하는데(웃음). 기본적으로 좋은 슈터다. 하지만 수비에서도 적극성을 보여주는 게 더 기특하다. 득점보다 신뢰하는 건 기상이의 수비다. 마레이도 그렇고, 기상이도 그렇고 수비를 너무 잘해준다. 기특하다.
남은 시즌 선수단에게 강조하는 것
결국 남은 경기에서 어떤 분위기로 일정을 치르냐다. 결과야 4월 8일에 나오지만, 승리는 덤일 뿐이다. 선수들과 함께 즐기면서, 자신감 있게, 신나는 마음으로 플레이오프에 임하겠다. 많이 웃으려고 노력한다. 연습 때도 최대한 흐트러지지 않는 선에선 편한 분위기를 이어가도록 노력하고 있다.
현재의 엘지는 몇 퍼센트인지
경민이는 돌아온 지 몇 경기 안 되었고, 성현이는 아직 돌아오지도 못했다. 마레이도 시즌 중에 16경기를 빠졌다. 정말 힘든 시기였다. 그래도 시즌 막바지까지 오며 많이 좋아졌음을 느낀다. (유)기상이, (정)인덕이, 타마요 같은 젊은 선수들이 성장해줬다. 기량 면에서도 2~3년 안에 정말 무서운 선수들이 될 거다. 수치를 따지기보다, 잃은 게 있다면 얻는 게 있음을 깨닫는 시즌이다. 플레이오프에선 또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른다. 우리는 아직도 성장 중이다.
서울 삼성 김효범 감독
경기 총평
큰 점수 차가 났지만, 그 격차가 안 보일 정도로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 비록 많은 차이로 지긴 했으나, 오늘 보여준 모습들을 남은 일정에서도 보여주길 기대한다.
차민석-김한솔의 활약상
오래 (벤치에) 앉아있다가 갑작스레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기란 쉽지 않다. 마레이가 리그 최상급의 센터임에도 불구하고, 몸싸움으로 경쟁력 있게 두 선수 모두 잘해줬다. 오늘 다 쏟아냈다고 생각한다. 정말 잘했다.
남은 정규리그의 목적
이원석이 건강히 돌아온다면, 하고 싶은 농구를 해보는 게 목표다. 그뿐 아니라 내년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것. 열심히 뛴 선수들에게 불공평하지 않게 운영하는 것. 그게 내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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