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에 열린 하늘 길, 부산 육해공을 묶다 [뉴스+현장]
[한국경제TV 강미선 기자]
부산 끝자락에 위치한 가덕도 대항전망대. 눈앞에 펼쳐진 가덕도는 아직 소박한 섬의 풍경을 간직하고 있었다. 고요한 어촌의 정적 위로 머지않아 3,500m의 활주로와 국제공항이 들어설 예정이다.
2029년 12월 개항을 목표로 한 가덕도 신공항. 지난 27일, 창립 1주년을 맞은 가덕도공항건설공단은 부산 강서구 가덕도 현장지원센터에서 진행 중인 사업의 현재와 비전을 공유했다.
이윤상 가덕도공항건설공단 이사장은 공단의 지난 1년을 돌아보며 “운영여건을 갖춰 설계부터 보상까지 꾸준히 해왔다”며 “기초공사 위에 맨바닥에서 벽돌 한 장씩 쌓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연약지반 위 해상공항…15.6조 프로젝트 가덕도공항은 667만㎡ 규모의 해상매립공항으로, 총사업비는 15조 6,427억 원에 달한다. 활주로 1본(3,500m×45m), 여객터미널(20만㎡), 화물터미널, 계류장 74기, 주차장 약 1.1만 대 규모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 공항이 들어설 바닷속, 연약지반 처리가 선행돼야 한다. 이 공정에는 두 가지 핵심 기술이 적용된다. PBD(Plastic Board Drain) 공법은 지반 속에 얇은 판을 촘촘히 박아 물기를 빼내는 방식이고, DCM(Deep Cement Mixing) 공법은 시멘트를 흙 속에 주입해 지반을 굳힌다. 마치 바다 위에 단단한 뼈대를 놓는 셈이다.
이윤상 이사장은 “작년 하반기 짧은 시간 안에 보상전담, 품질안전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부울경 지자체장님들과 장관들과 함께 거버넌스를 마련했다”며 “올해는 착공과 여객터미널 기본설계, 보상, 그리고 49건에 달하는 인허가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활주로가 1개라는 점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활주로 하나로 연간 4천만 명 이상 처리하는 공항도 있다”며 “가덕도공항은 현재 약 2,300만 명 수준으로 수용 여력은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가덕도공항은 국제선 전담, 김해공항은 국내선 전담으로 기능 분리를 하며, 국제 여객 2,326만 명, 화물 33만 톤을 감당하는 규모다.
◇항만과 공항을 잇는 씨앤에어…육지도 분주 가덕도신공항 개항을 앞두고 부산은 육상 교통망 정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도로는 9.3km(4차로) 구간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복선철도 16.5km는 국가철도공단이 각각 올해 12월 발주할 예정이다. 신공항과 도심을 연결하는 핵심축으로, 부산 북항에서 가덕도까지는 약 17~20분이면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항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될 곳은 가덕도에서 차량으로 12분 거리에 있는 부산신항이다.이곳을 통해 바다와 하늘을 아우르는 씨앤에어(Sea & Air) 복합물류체계가 본격 가동된다. 가덕도공항은 국제선 전담, 김해공항은 국내선 전담으로 기능을 나눠, 연간 2,326만 명의 여객과 33만 톤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다.
항만·공항·도로·철도를 통합하는 이 구조는 부산이 추진하는 콰트로포트 전략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는다. 반면, 한때 부산의 대표 항구인 북항은 이제 도시재생의 대상으로 바뀌고 있다.
부산진 CY~부산역 조차장까지 2.8km 구간(37.1만㎡)의 철도부지를 지하화한 뒤, 상부에는 데크공원과 국제교류·관광 중심의 복합공간이 조성될 예정이다. 총사업비는 1조 8,184억 원이며, 2025년 기본계획 수립을 시작으로 2040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물류 기능은 신항으로, 사람과 삶의 공간은 북항으로. 가덕도는 이 흐름의 중심에 선다. 하늘길이 열리는 지금, 더 이상 가덕도는 끝이 아니다. 도시와 산업을 다시 묶는 출발점이자, 대한민국 물류의 새 축이다.
영상취재: 김성오, 영상편집: 노수경, CG: 차민지
강미선 기자 msk524@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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