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만공습 83주년..102 · 104세 생존 해군, 하와이 기념식 참석
100세 페르난데스는 건강문제로 불참.."난 전쟁영웅 아냐"
[펄 파버( 미 하와이주)=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1941년 2차 세계대전의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이 하와이의 진주만(펄 하버)을 공습했던 진주만 공습의 83주년을 맞아 하와이의 펄 하버의 기념행사에 102세 104세의 생존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먼 섬지역까지의 여행과 똑바로 서서 해군 갑판원의 경례를 제대로 하기 위해 몇 달씩의 체력 단련과 연습 끝에 하와이까지 왔다고 이라 '아이크' 샤브(104)는 밝혔다.
그는 이 날 기념식에서 일본군 폭격으로 숨진 영령들을 위한 경례를 제대로 일어서서 해 냈다.
그는 자기가 앉았던 휠체어에서 천천히 일어나 오른손을 들고 경례를 하며 항구를 통과하는 미 해군 구축함과 잠수함 선상의 해병들이 보내는 경례에 응답 했다. 그의 아들과 딸이 양쪽 옆에서 아버지를 부축했다.
나중에 그는 " 정말 그걸 해내서 영광이다. 내가 일어설 수 있었다는 것도 정말 기뻤다. 난 이제 이처럼 늙었으니까"라고 말했다.
샤브는 당시 생존자였던 해군 병사들 가운데 단 두 명 중 한 명이다. 그래서 해마다 미 해군과 (하와이 진주만의) 국립공원 관리국이 진주만을 굽어보는 잔디공원에서 치르는 연례 기념행사에 참석해왔다. 두 번째는 102세의 켄 스티븐스이다.
세번째 생존자도 올 계획이었지만 100세의 그는 건강 문제로 오지 못했다.
101년 12월 7일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으로 2300명의 미군이 살해당했다. 그 중 거의 절반인 1177명은 USS애리조나 함에 타고 있던 해군과 해병대원들로 갑자기 침몰하는 바람에 싸워보지도 못하고 몰살당했다.
전사자 가운데 900명 이넘는 애리조나함 전몰장병은 아직도 바닷속에 가라앉은 이 함선을 묘지로 삼고 수장되어 있다.
이 기념식에는 한 때는 수십 명의 생존자들이 참석했지만, 해가 가면서 생존자들이 점점 나이를 먹으며 그 수가 줄었다.
현재 생존자는 겨우 16명 뿐이라고 캘리포니아주 펄하버 생존자자녀들의 유족회장 캐슬린 팔리가 보존하고 있는 기록에 나와있다.
전쟁 역사가 마이클 웬저에 따르면 진주만 공습 당시 오아후섬 현정에는 약 8만7000명의 미군들이 있었다고 한다.
샤브는 올 여름 이번 기념식 주최측의 섭외를 받고 2차 세계대전 전역 용사들과 생존장병들을 대신해서 사열식의 경례를 해줄 수 있느냐는 요청을 받았다.
오리건주 비버턴에서 그를 모시고 하와이까지 온 딸 킴벌리 하인리히는 " 그 이후로 아버지는 그 목표를 위해서 지금까지 열심히 운동을 하셨다"고 말했다.
진주만 공습 당시 USS도빈 호의 해군이었던 그는 선내 군악대의 튜바 연주자로 복무했다. 당일 그는 샤워를 마치고 깨끗한 군복으로 갈아입은 직후에 소방구조대의 연락을 받았다.
갑판 위로 올라가니 하늘 위엔 일본 공군기가 가득했고 USS유타호가 침몰중이었다. 그는 하갑판으로 내려가 다른 해군장병들과 고사포에 포탄을 장전하는 작업에 배정되었다.
이번 기념식에 온 스티븐스는 USS 휘트니호의 해병이었고 건강 문제로 참석 못한 밥 페르난데스(100)는 USS커티스 호 소속 해병이었다.
참석자들은 아침 7시 54분 일본군의 공습 시간에 맞춰 묵념을 올렸고 F-22 제트기 편대가 잠시후 추모의 비행을 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조카와 살고 있는 페르난데스는 "그 당시엔 전쟁이 난 줄도 모르고 무슨일인지 몰라 놀라고 당황했다"고 충격적인 순간을 회고했다.
페르난데스는 커니스함의 조리사 팀이었고 그 날 아침 식당에서 커피와 음식을 아침식사로 배식 중이었다. 그 때 공습 경보와 함께 함선 창문 밖으로 일장기의 빨간 원을 그린 일본기가 스쳐가는 것이 보였다.
그는 다른 3명과 함께 무기고로 달려가 포탄을 꺼내서 함포 사격을 준비하는 팀에게 줄지어 전달하는 일을 맡았다.
"가장 무서운 것은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수 없다는 점이었다. 동료 병사들도 포탄이 터지는 중에 비명을 지르거나 기도를 하는 소리가 들렸다.
얼마 뒤에 이 함정은 일본군의 포탄이 갑판 아래로 떨어진 뒤 폭발해서 주 갑판이 불길에 휩싸였다고 해군 사령부 역사 기록에 쓰여있다.
커티스함은 그 때 21명이 전사했고 60명가까운 해군이 부상을 입었다.
미국에서는 진주만 생존자를 전쟁 영웅으로 칭송하지만 페르난데스는 자기를 그렇게 보지 않았다.
"나는 전쟁 영웅이 아니다. 나는 그저 탄약을 옆으로 전달하는 일을 맡았던 병사에 불과했다"고 그는 기자에게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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