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신문 솎아보기] 분만·마취·아동·뇌전증 휴진 불참… 한국일보 "참의사들에게 박수를"
국민일보 "다른 의사 비난 무릅쓴 용기 박수"
뇌전증 전문의들 "차라리 삭발, 단식 스스로 희생해 대항해야"
의협 주도 '동네병원 18일 휴진' 사전 신고도 4% 그쳐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주도하는 오는 18일 집단 휴진에 동참한다고 사전 신고한 동네병원이 4.0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13일)까지 18일 휴진 계획을 신고한 동네병원은 전국 3만6371곳 중 1463곳(4.02%)에 불과했다.
휴진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단체들의 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대학병원들의 뇌전증 전문 교수들로 구성된 거점뇌전증지원병원협의체(위원장 홍승봉)는 지난 14일 “뇌전증은 치료 중단 시 신체 손상과 사망의 위험이 수십 배 높아지는 뇌질환으로 약물 투여 중단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의협의 단체 휴진 발표로 많은 뇌전증 환자와 가족들이 혹시 처방전을 받지 못할까 불안과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의협의 단체 휴진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협의체는 이어 “환자들의 질병과 아픈 마음을 돌봐야 하는 의사들이 환자들을 겁주고 위기에 빠뜨리는 행동을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잘못이 없는 중증 환자들에게 피해와 고통을 주지 말고, 차라리 삭발하고 단식을 하면서 과거 민주화 투쟁과 같이 스스로를 희생하면서 정부에 대항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뇌전증 전문의들을 비롯해 분만병의원협회와 대한마취통증의학회, 전국 120곳 아동병원이 속한 대한아동병원협회가 집단휴진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한아동병원협회는 지난 13일 “의협의 투쟁에 공감하지만 환자를 두고 떠나기 어렵다”고 했다.
의협 주도 '동네병원 18일 휴진' 사전 신고도 4% 그쳐
의협이 오는 18일 집단 휴진을 예고하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지만, 사전 신고가 4%에 그쳤다. 이에 언론들은 곳곳에서 이탈 움직임이 보인다고 해석했다.
한국일보는 1면 <동력 떨어진 집단휴진…병의원 4%만 신고> 기사에서 “환자 보호를 위해 휴진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단체가 속속 나오는가 하면, 전공의 단체는 전공의 보호자를 자처하는 의협과 거리를 뒀다. 간호사 등 병원 직원들은 교수들에게 휴진 철회를 요구하며 진료예약 변경 업무를 거부하고 나섰다”며 “이런 가운데 18일 휴진을 공식 신고한 병의원은 전체의 4%에 불과해 집단행동 동력이 약화하는 모양새”라고 해석했다.
동아일보도 1면 <동네병원 '18일 휴진' 신고 4% 그쳐> 기사에서 “휴진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단체 등의 선언도 이어지고 있어 의협이 밝힌 '역대급 집단 휴진' 구상이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고 했다.
한국일보 “참의사들에게 박수를” 국민일보 “다른 의사들 비난 무릅쓴 용기에 박수를”
국민일보는 <'진료 거부'를 거부한 참의료인들> 사설에서 “대한의사협회가 18일 집단 휴진에 나서겠다고 밝혔고, 전국의과대학교수협회 역시 이에 동참하기로 했다. 서울의대·연세의대 교수들은 17일,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다. 이들의 집단적인 진료 거부 협박에 지금 전국의 환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태 속에서도 병원을 지키고 환자를 치료하겠다는 의사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며 “뇌전증 전문 대학병원 교수 모임인 뇌전증지원병원협의체는 의협의 집단 휴진에 불참하겠다고 14일 선언했다. 이들은 뇌전증 환자는 단 한번 약을 먹지 않아도 심각한 경련이 발생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휴진에 불참한다고 밝혔다. 이들만이 아니다. 140여 병·의원이 가입한 대한분만병의원협회도 집단 휴진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갑자기 양수가 터지거나, 예정에 없는 출산이 생길 것에 대비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120여 병원이 모인 대한아동병원협회와 수술에 필수적인 마취의사 단체인 대한마취통증의학회도 18일 정상 진료한다. 하나같이 생명을 지키는 게 그 어떤 명분보다 더 우선임을 내세웠다”고 했다.
국민일보는 “이런 게 참의료인의 자세일 것이다. 다른 의사들의 비난을 무릅쓰고 진료 결단을 내린 그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한국일보도 집단 휴진에 동참하지 않는 의사들을 거론하며 <“환자 겁주는 휴진 동참 못해” 이래야 진정한 의사> 사설에서 “환자 곁에서 생명을 지키고 직업 윤리와 책무를 다하기로 한 참의사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집단 휴진이 의사들의 투쟁 수단이 돼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한국일보는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등 92개 환자 단체들도 '제발 환자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환자를 살려야 할 의사가 환자를 투쟁 수단이나 도구로 삼는 일은 없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도 “뇌전증지원병원협의체가 휴진 불참을 선언하며 이런 성명을 냈다. '환자들을 돌봐야 하는 의사들이 그들을 겁주는 행동을 해선 안 된다. 잘못이 없는 환자들에게 고통을 주지 말고 차라리 삭발하고 단식하면서 과거 민주화 투쟁처럼 스스로를 희생하면서 정부에 대항하라.' 환자들에게 고통을 주는 투쟁이어선 안 된다는 지적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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