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1채 팔면 강북 2채… 점점 더 벌어지는 집값

이윤희 2024. 4. 1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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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9만원서 3372만원으로 확대
국평 기준 8억4300만원 차이
서울·비서울간 양극화도 심화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 제공

서울 내 강남과 다른 지역 간의 집값 차이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경기·인천 지역의 아파트 가격 차도 올해 다시 확대하며 강남과 비강남, 서울과 비서울 간 아파트 가격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16일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2년 3.3㎡당 3178만원으로 좁혀졌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그 외 서울 지역 아파트의 매매가 간극이 최근 다시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3309만원에서 올해 3월 현재 3372만원으로 확대되며 2022년(3178만원) 대비 194만원 더 커졌다.

'국민평형' 전용면적 84㎡을 기준으로 하면 서울 내에서도 아파트 가격차이가 8억4300만원이 난다는 말이다. 3.3㎡당 강남 3구 아파트 가격을 서울 다른 지역 아파트 가격으로 나눈 배율도 2020년부터 2022년까지 1.9배였지만 지난해와 올해(3월 기준)는 2.0으로 높아졌다. 강남 아파트 한 채 값으로 다른 지역 아파트 두 채를 살 수 있다는 뜻이다.

강남 3구는 여전히 규제 지역으로 남아 있지만 가격 조정을 기다리던 실수요가 몰리면서 비교적 빠르게 회복하는 중이다. 강남 3구 아파트 가격은 2022년부터 떨어지다 올해부터 반등했다. 강남 3구 평당 매매가는 2021년 6670만원, 2022년 6561만원, 지난해 6551만원을 기록했다. 올해 3월에는 6609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다른 지역은 하락세가 이어졌다. 강남 3구 외 지역은 2021년 3515만원, 2022년 3383만원, 지난해 3242만원, 올해 3월 3237만원을 나타냈다.

지난해 1월 서울 21개 구와 경기 과천·성남(분당·수정)·하남·광명은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지만, 강남3구와 용산구는 여전히 규제지역이다. 최대 5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신생아 특례 보금자리론 대상 주택(9억원 이하)도 다른 지역보다 적은 편이다. 그럼에도 강남 3구는 정부의 안전진단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는 1·10대책과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에 대한 개정 등으로 힘을 받은데다 집값 조정을 기대리던 실수요자가 몰리면서 상승세를 탔다. 지난 1월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전용면적 175㎡)가 직전인 지난해 7월(62억원)보다 28억원 오른 90억원에 거래되고 압구정 현대 6·7차 전용면적 245㎡가 115억원에 거래되는 등 신고가 거래가 속출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집값 상승기에는 강남과 강북 지역 대부분 집값이 동반 상승하는 분위기였지만 시장 침체기에는 수요자의 자산 선택이 제한되면 대기수요가 높은 지역으로 차별화 양상이 커진 것이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수도권 내 서울과 경기·인천 간 매매가 격차도 커졌다. 3.3㎡당 가격 차는 2015년 792만원에서 2017년 1121만원, 2021년 2280만원으로 늘었다. 2013년 이후 8년간 커지던 격차는 2022년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이후 멈췄다. 주택 매매 수요가 위축되면서 2022년 2259만원, 지난해 2231만원으로 줄었다. GTX 개통 호재와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 추진 호재 등이 영향을 미쳤다. 올해 1분기에는 가격 차가 2261만원으로 다시 벌어졌다. 서울 전셋값 상승과 강남권, 한강변 주변의 급매물 매입수요로 서울 아파트 가격이 높아진 영향이 컸다.

서울과 경기·인천지역의 3.3㎡당 아파트 매매가격 배율은 2015년 1.8배에서 2017년 2배, 2019년 2.5배로 고점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올해 3월 현재는 2.3배를 유지하고 있다. 경기·인천에 비해 서울 아파트 가격이 빠르게 상승해 배율 격차가 좁혀지지 못하고 있다. 올해 3월 현재 서울 3.3㎡당 매매가는 4040만원, 경기·인천지역은 1779만원으로 매매가 차이는 2261만원을 나타냈다.

함영진 랩장은 "2022년 하반기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수도권 주택 매입 수요 감소, 지난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호재와 1기 신도시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 추진 등으로 두 지역 간 격차가 줄었지만, 올 1분기 서울 전셋값 상승과 강남권·한강변 주변 급매물 매입 수요 발생으로 서울 아파트 가격이 다시 오르고 지역 격차도 확대됐다"면서 "당분간 서울을 중심으로 한 집값의 양극화와 수요 쏠림이 택지확난과 신축 분양 선호에 힘입어 조금 더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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