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장기임대 도입으로 임대료 상승?…박상우 "수급에 의해 결정될 것"
"취약계층에 대한 정부 책무 '장기임대'로 대체 생각 없다"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기업형 장기임대 주택과 관련 다양한 임대주택 공급 루트를 만드는 것으로, 정부 지원으로 수익성을 보장해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형 장기임대주택 활성화를 위해 국토부는 의무임대 기간 중 임차인 변경 시 임대료 시세 반영이 가능하게 하는 등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15일 서울 태흥빌딩에서 '전세시장 안정화와 양질의 임대주택 공급을 위해 기업형 장기임대주택 도입 추진시 필요한 업계 지원사항' 간담회를 열었다.
박 장관은 "주택임대시장은 60% 이상이 개인 간의 비제도권 전월세로 구성돼 주거불안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업형 장기임대를 대안으로 꼽았다. 그는 "기업형 장기임대가 활성화되면 국민들에게는 좋은 품질의 주택에서 수준 높은 주거서비스를 받으며 적정한 수준의 임대료를 내고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새로운 주거 선택권이 제공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 장관은 기업형 임대주택 활성화를 위해 기존 세제 등의 규제도 풀어가겠다고 했다. 초기임대료 제한과 임대료 증액에 대한 추가적인 규제 완화 등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다음은 박상우 장관과 김규철 주택토지실장, 이기봉 주거복지정책관 등 국토부 관계자와의 일문일답.
-기업형 장기임대는 복지하고는 별개의 산업적인 차원에서의 접근인지. ▶복지라는게 정의가 다르겠지만, 집 걱정을 안하면 그것도 복지다. 정부가 보조금을 주고하는 것은 공공 영역에서 이미 다양한 프로그램이 만들어져 있다. 기업형 장기임대는 순수하게 민간 영역에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수익성이 100% 보장되지는 않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기본적으로 사업이 굴러갈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주겠다는 취지다.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 뉴스테이 도입 시 정부가 일정 부분 수익률을 보장해 줌으로써 임대료를 낮게 받는 정책을 펼쳤고 그게 결국 비판을 불러왔다. 결국 정권이 바뀐 후에는 뉴스테이 사업이 무너진 적이 있다. 이번 장기임대는 정부 개입없이 산업적인 측면에서 자생할 수 있게 하곘다는 것인지. ▶그렇게 방향을 잡고 있다. 기업들이 땅을 싸게 구해서 마침 해당 지역에 임차인이 있다 하면 돈을 벌수 있는 것이고, 원가가 많이 들어가면 사업을 못하는 거다. 정부가 사업자들의 이익을 보장해 줄수는 없다. (뉴스테이와 같이) 정부가 규제를 세게 해버리니까 사업성이 없어져서 이런 사업을 하는 기업을 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임대료를 인근 지역보다 올릴 수 없을 것 같은데 사업성이 나올 것으로 보는지. ▶그걸 왜 누가 규제를 합니까. 시장의 평균 임대료 보다도 낮다고 전제를 하는 것 자체도 주택은 공공의 영역이라는 생각을 해서다. 공실을 감안해서 비싸게 갈지 공실이 무서우니까 싸게 갈지는 사업자들이 판단할 영역이다. 식당에서 가격을 얼마받는지는 주인의 마음이다.
개인으로 거래가 이뤄지다 보니 전세사기 등 관리 문제가 생기는데, 개인형 임대사업자는 많이 있다. 기업들도 할 수 있도록 해주자는게 취지다. 리츠 형태로만 들어오도록 할 것인지 생각을 더해봐야 한다. 안정적으로 국민 신뢰할 수 있는 주체들이 지속적인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취지다. LH에서 1년에 3만~5만 가구 정도의 국민임대주택이 나오는데 누구도 집주인의 안정성에 대해서 의심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기업형 임대주택 공급 규모는 어느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지. ▶1년에 몇만 가구씩 하자는 목표를 갖고 있진 않다.
-임대료 규제를 풀면 인근의 임대료도 같이 오르는 것이 아닌지. ▶정부가 정해주는 가격이 아니고, 수급에 의해서 정해지는 것이다. 인식을 바꿔야 한다. 그런 집들의 공급이 많이 이뤄지면 임대료가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
-세제나 금융 혜택이 주어지게 되면 규제가 따라는 것 아닌지. ▶만약에 지원을 하기 시작하면 규제가 반드시 수반될 가능성이 높다. 주택도시기금 등 일반적인 지원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다만 조금 더 고민을 해봐야 한다.
-전세금반환보증 가입 요건 완화에 대해 검토는 하고 있는지. ▶집값의 90%를 넘는 주택은 보증 가입이 불가능한데, 그걸 원상복구 시켜달라는 얘기였다. 정책이라는 것이 처음 설계할 때와 향후 벌어지는 일들과 예측이 안맞을 수 있다. 90%로 바꿨지만 문제가 있다면 검토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기업형 장기임대 계획은 언제 발표하는지. ▶목표치는 정기국회 전에 제도의 형태로 제시하려고 한다. 9월 전이다.
-임대료 규제를 없앤다면, 세제 지원도 없어야 하는 것 아닌가. ▶기본적으로 규제를 풀고 시장에서 제도가 돌아갈 수 있게 한다는 콘셉트다. 공적지원이 이뤄지면 그에 따르는 임대료 규제가 불가피한 부분이 있는데, 현재 제도상에서는 과한 측면이 있다. 추가적인 물가 상승분에 근거해서 할 수 밖에 없기에 그런 과도한 규제는 완화할 필요가 있다. 공적지원이 안 이뤄지는 부분은 그대로 가되 공직지원이 되는 것은 규제를 할 수 밖에 없지만 규제 수준은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임대료 상승이 뒤따를 것 같다. ▶임대차 3법에 의한 갱신청구권이라든지 어느정도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있기에 그럴 가능성은 작다.
-임대시장에서 차지하게 될 비중은. ▶근본적으로 정부에서 규제나 재정으로 모든 주거복지를 해결한다는게 한계가 있다. 규제를 하면 할수록 집값은 더 오르고 임차료도 급격히 올라갔던걸 경험했다. 이런 제도를 통해서 임대물건이 더 많이 공급된다면 오히려 임대차 시장 안정을 꾀할 수 있다.
주거약자를 위한 정책 패키지는 보완해가고 있고, LH가 더 많은 매입과 건설임대를 추진하고 있다. 주거취약계층에 대한 정부의 책무는 이것(기업형 장기임대)로 대체할 생각은 없다.
-기업형 장기임대가 시장 지배적인 사업자로 갈 수 있을지. ▶시간이 걸릴 것이다. 뉴스테이나 공공지원 민간임대가 완전히 실패한 건 아니다. 정부가 한번씩 전격적인 시도를 했다가 방향을 틀어가면서 주거복지를 위해서 노력해 가야한다.
우리나라는 개인 베이스다. 그게 만연한 상황에서 기업을 넣는것은 메기를 넣는 거지 메기밭이 돼서 미꾸라지가 없는 시장이 되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수익성이 잘 나오질 않으니까 제도를 만들기 전까지는 이런 주택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주거 수준이 떨어지는 것이다. 일단 정부적으로 제도적인 비히클을 만들어주자. 임대차시장의 좌지우지해서 임대료를 올리는 그런일은 가능성도 작지만 당장 걱정할 건 아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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