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허덕이는 中企…구조조정 시계 빨라진다
지난해말 대출잔액 22조까지 급증
전문가 "만기 연장은 연명책 그쳐"
당국, 혁신펀드 확대 등 총력 예고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이 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기업은행이 한계 중소기업에 내준 대출잔액은 22조3295억원으로, 전년(21조6760억원)보다 3% 늘었다. 기업은행과 거래 중인 한계 중소기업은 1만5694곳으로 전년(1만5079곳)보다 4% 넘게 증가했다. 한계기업이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2016년과 비교하면 한계 중소기업의 대출잔액은 2.4배, 한계 중소기업 수는 2.3배 늘었다.
한계기업은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을 이른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면 한 해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조차 못 갚는다는 의미다.
기업은행이 거래하는 한계 중소기업 수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6년 말 6814곳에서 2017년 말 7616곳, 2018년 말 9063곳, 2019년 말 1만513곳, 2020년 말 1만2907곳, 2021년 말 1만4436곳, 2022년 말 1만5079곳, 2023년 말 1만5694곳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계 중소기업에 내준 대출잔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016년 말 8조9847억원에서 2017년 말 10조972억원, 2018년 말 12조289억원, 2019년 말 14조3559억원, 2020년 말 17조9871억원, 2021년 말 19조5421억원, 2022년 말 21조6760억원, 2023년 말 22조3295억원으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처럼 중소기업 대출 부실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이유는 고금리에 경기둔화가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올해 상반기 기대하던 금리인하 가능성이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한계에 몰리는 중소기업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지난해 12월 '2024년 경제전망과 중소기업 이슈' 세미나에서 한계 중소기업 비중이 지난해 17.2%에서 올해 20.1%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을 구조조정의 적기로 꼽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이뤄진 중소기업 대출 일괄 만기연장 등이 기업들을 살리는 데는 도움을 줬지만 결국 구조조정을 지연시켜 실물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린 바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최근 '기업부실예측모형을 통한 2023년 부실기업 추정' 보고서에서 "재정을 동원한 무분별한 기업 살리기는 한계기업들의 연명으로 거시경제의 효율성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이에 기업구조조정 역량을 확충하고, 현안 기업구조조정에도 적시 대응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업구조혁신펀드가 차질 없이 돌아갈 수 있도록 준비하는 한편 기업회생 등 제도적 개선사항이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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