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BTS 선택한 신흥부촌...‘70층 재개발’로 더 뜬다는데 [부동산 이기자]

이희수 기자(lee.heesoo@mk.co.kr) 2024. 1. 20.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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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이기자-19]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 한눈에 보기
서울 한강변인데다 서울숲 가까워 눈길
성수1~4지구 통합 아닌 각자 개발 추진
기존 최고 150m·50층 높이 규제 폐지
강변북로 위 덮개공원...한강접근성 ‘쑥’

서울 성동구 성수동이 신흥 부촌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KB금융그룹은 지난달 발간한 ‘한국 부자 보고서’에서 성동구가 역대 처음으로 부촌 지역에 등극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사해보니 강남3구와 용산구에 이어 성동구에 고액 자산가들이 많이 살고 있었단 겁니다.

2011년 주상복합 갤러리아포레가 지어지며 일대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갤러리아포레는 처음부터 ‘현금 자산 100억원 이상, 연간 백화점 쇼핑액 1억 원 이상’을 달성한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분양에 나섰습니다. 철저한 고급화를 노린 겁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경 [사진출처=DL이앤씨]
이후 2017년 트리마제, 2020년 아크로서울포레스트 등 최고급 주상복합 아파트가 주변에 속속 들어섰습니다. 축구선수 손흥민, 배우 전지현, BTS 제이홉 등 유명 연예인들이 해당 아파트들을 보유하고 있단 소식이 알려지며 한층 더 높은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성수동 ‘전략정비구역’ 된 배경은
성수동 일대는 앞으로 더욱 변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개발 사업에 또 한 번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기 때문입니다. 한강변에 9000가구 안팎의 초고층 아파트를 짓는 내용의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 사업’ 얘기입니다. 13년 만에 본격화 되고 있는 이 사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성수동은 과거 서울의 대표적인 준공업 지대였습니다. 지금도 이곳에는 중소 제조공장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작은 공장과 단층 빌라, 아파트가 무질서하게 섞여 있는 셈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건물이 노후화되자 정비사업에 대한 요구가 커졌습니다.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강 르네상스’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일대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성수·압구정·이촌·여의도 등 한강변 단지를 최고 50층 높이의 초고층 아파트로 개발하겠다는 게 사업의 핵심이었거든요. 이 사업의 일환으로 성수동1가 72-10번지 일대는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습니다. 면적은 약 53만㎡에 달합니다.

한강 르네상스 일환으로 2011년 발표된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 정비계획 조감도 [사진출처=서울시 정비사업 정비몽땅]
‘통합개발’ 어려워 12년간 지지부진
2011년에는 최고 50층 높이로 건물을 짓는 재개발 정비계획안이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시정을 잡으며 성수동 재개발 사업은 큰 암초를 만나게 됩니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총 4개 구역(1~4지구)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박 전 시장이 이를 통합개발 해야 한다고 원칙을 세웠거든요. 동시에 함께 가라는 거였습니다.

이 탓에 1지구가 사업 속도를 내고 싶어도 다른 지구가 멈춰 섰다면 재개발을 추진할 수 없었습니다. 기반시설을 어떻게 나눠서 조성할 것인지를 놓고도 구역별 이해관계가 달라 대립했죠. 그렇게 오랫동안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 사업은 지지부진했습니다.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전경 [매경DB]
오 시장이 2021년 서울시장으로 복귀해 재개발 활성화 정책을 펴며 상황은 다시 전환됐습니다. 서울시는 지난해 1~4지구가 각각 재개발 사업을 따로 추진할 수 있도록 아예 방침을 바꿨습니다. 성동구청이 지난 11일 성수1지구에 대한 정비계획 변경안을 따로 공람·공고 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따로’ 나온 성수1지구 재개발 청사진
성수1지구 재개발과 관련해 바뀐 계획을 살펴볼까요. 이번 변경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단연 ‘높이 규제 폐지’입니다. 기존 정비계획안은 대상지의 최고 높이를 150m로, 최고 층수를 50층으로 제한했는데요. 변경된 계획안에는 높이를 규제하지 않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때문에 성수1지구 조합 측은 재개발 단지의 최고 층수를 70층 이상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조합 관계자는 “랜드마크를 만들자는 찬성 의견과 공사비용·기간이 너무 늘어난다는 반대 의견으로 나뉘어 2월 총회에서 의견을 모아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체 가구 수도 기존 2909가구보다 110가구 늘어난 3019가구로 바뀌었습니다. 공공기여는 한강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공합니다. 강변북로에 덮개공원을 설치하는 식입니다. 덮개공원 옆에는 수변공원을 만들어 단지와 자연스럽게 연결할 계획입니다. 수변공원과 인접한 단지 저층부에는 문화·체육·복지·커뮤니티 시설이 조성됩니다.

서울시가 2023년 다시 발표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 청사진 [매경DB]
성수1~4지구를 관통해 서울숲까지 이어지는 공공 보행통로인 ‘성덕정길’을 만들 방침이기도 합니다. 성동구는 다음 달까지 주민 의견을 받은 뒤 이를 반영한 정비계획안을 서울시에 보낼 예정입니다. 서울시 심의 문턱을 넘으면 계획안이 최종 확정됩니다.
높이 규제 폐지...‘70층 이상 재개발’ 탄력
성수1지구를 시작으로 성수2~4지구도 속속 정비계획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입니다. 나머지 지구도 1지구와 마찬가지로 높이 규제가 풀리고 한강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이 유력합니다. 성수2지구는 이에 오는 3월 정기총회를 엽니다. 총회에서 최고 층수에 대한 주민 투표 등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성수3지구 역시 70층 이상 재개발을 논의했었는데요. 다만 3지구는 조합장을 다시 뽑아야 하는 상황으로 알려졌습니다. 성수4지구는 아예 최고 높이를 77층으로 하자는 구체적 논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사업 개요 [사진출처=성동구청]
성수4지구는 최근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디자인 포럼을 개최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최고 77층 높이로 재개발하는 청사진이 소개됐습니다. 4지구 조합 측은 “서울숲과 한강변에 인접한 자연경관을 최대한 활용하고 모든 가구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며 “서울과 한강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 것”이란 의지를 밝혔습니다.
‘입지’ 1지구, ‘한강뷰’ 4지구...구역별 특징은
신흥 부촌에서 이뤄지는 초고층 재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지난해 증권사 리포트도 나왔습니다. NH투자증권 Tax센터는 ‘성수동 심층분석’ 리포트에서 성수전략정비구역 1~4지구에 대한 특징을 다뤘습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성수1지구는 성수전략정비구역 중 입지가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서울숲과 지하철 수인분당선 서울숲역이 가장 가깝기 때문입니다. 트리마제 바로 옆이라 갤러리아포레·아크로서울포레스트 등과 거대한 블록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성수대교를 이용하기 편하고 면적도 19만 4398㎡로 4개 지구 중 가장 넓습니다.

성수2·3지구는 지하철 2호선 성수역과 성수동 카페거리가 직선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또한 두 구역은 강변북로 지하화 계획이 성공할 경우 최대 수혜지로 꼽힙니다. 2~3지구 사이에 뚝도시장이 자리 잡고 있기도 한데요. 그래서 두 구역은 상가 조합원이 많은 편입니다.

성수전략정비구역 위치도 [사진출처=NH투자증권 Tax센터]
성수4지구는 조합원 수가 755명으로 가장 적어 사업 속도나 사업성 측면에서 유리하단 분석입니다. 전략정비구역에서 가장 오른쪽에 있어 영동대교를 이용하면 강남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한강 조망권이 4개 구역 중 가장 뛰어나단 평가를 받습니다.

NH투자증권 Tax센터 측은 “성수전략정비구역은 모든 구역이 평지로 돼 있고 영구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서울숲이 인근에 있는 것도 쾌적한 환경”이라며 “서울 중심지와 강남 접근성이 좋은 것도 강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현재 트리마제가 가격 바로미터로 작용한다”며 “규제 완화와 사업 진행에 따라 앞으로 가치는 그 이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습니다.

허가구역 지정...주민 갈등 ‘변수’
물론 제약 요인도 있습니다. 일단 성수전략정비구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일정 규모 이상의 부동산을 거래할 때 관할 시장, 군수, 구청장의 허가를 받도록 한 제도입니다. 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실거주 의무가 생기기도 합니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기대가 높은 지역인 만큼 서울시와 성동구청, 조합원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세입자 대책이나 공공기여 부분에서 말입니다. 당장 높이를 70층 이상으로 올리는 안건에 대해 서울시 건축위원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도 주목됩니다.

최근 공사비 갈등으로 멈춰선 서울 시내 한 재개발 공사 현장 [매경DB]
초고층 재개발을 위해선 공사비가 많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공사기간도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단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최근 공사비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도 부담입니다.

개개인 사정에 따라 입장이 나뉠 수 있는 겁니다. 미래 자산가치를 위해 조금 참고 더 투자하잔 의견과 비용이 부담된다는 의견으로 말이지요. 이 같은 주민 갈등이 생기면 재개발은 늦어질 공산이 큽니다.

부동산 이기자는 도시와 부동산 이야기를 최대한 쉽게 풀어주는 연재 기사입니다. 어려운 용어 때문에 생긴 진입 장벽, 한번 ‘이겨보자’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초보 투자자도 이해할 수 있게 기초부터 차근차근 다루겠습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더욱 다양한 소식을 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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