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사업권 논란 '김헌동 SH 사장', 3기 신도시 참여 공식 요청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지난해 9월 '내곡지구 사업결과 평가'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뉴스1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이 3기 신도시 개발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온 데 이어 국토교통부에 사업시행자 지정 검토를 공식으로 요청했다. 국토교는 해당 법률의 위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법령 소관부처인 행정안전부에 유권해석을 요청한 상태다. 3기 신도시 현 사업주체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SH는 지난 21일 신규 공공택지지구로 지정된 구리토평2지구를 비롯해 광명시흥·남양주왕숙2·하남교산·과천 등의 개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국토부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앞서 SH는 지난 10월 사업시행자 지정권자인 국토부에 현재 미보상 지구인 광명시흥을 포함해 남양주왕숙2, 하남교산, 과천 등 4개 지구에 사업 참여를 통한 공공주택(임대주택 등) 용지 확보를 제안한 바 있다.

김 사장은 "지난 10여년간 국토부는 LH에 서울서초·강남·양원, 수서 역세권 등 서울 주요 택지개발사업 시행권을 부여했으면서 SH는 여력이 있음에도 서울시민을 위한 공공주택 공급 부지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SH는 수도권과 지방 사업인 '골드타운'과 '골드시티'를 건설해 서울로 출·퇴근이 필요 없는 은퇴자 중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서울에서 은퇴 세대의 경기나 지방으로 이주를 촉진할 경우 공가가 발생해 서울의 주택 공급량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헌동 SH 사장은 ▲구리토평2지구 ▲광명시흥 ▲과천 ▲남양주왕숙2 ▲하남교산 4곳 등 총 5곳의 3기 신도시 개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국토부에 정식 건의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앞서 김 사장은 지난 11월15일 기자들을 만나 "서울에는 '골드빌리지', 수도권에는 '골드타운', 지방에는 '골드시티'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시티 사업은 지방에도 주거와 일자리, 여가활동이 가능한 신도시를 건설해 주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서울의 기존 주택은 청년·신혼부부 등에 재공급한다.

경기 일대에서 진행 중인 3기 신도시 개발에 SH공사가 참여하려면 '지방공기업법', '지방자치법'의 유권해석에서 가능하다는 판단이 나와도 서울시와 서울시의회, 경기도 등의 동의가 필요하다. 택지개발사업의 경우 분양가상한제와 미분양 문제로 적자가 발생할 수 있고 예산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LH, GH 등은 사업 지분이 낮아지게 된다.

LH는 SH의 3기 신도시 참여에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다만 최근에 논란이 된 광명시흥의 보상·착공 지연은 정상적인 보상 절차에 소요되는 시간이라고 밝혔다. 김세용 GH 사장은 지난 14일 행정사무감사에서 "SH공사의 3기 신도시 참여 요청에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명분도 없고 합리적으로 이해도 안 된다"며 비판했다.

김 사장이 관외 사업에 관심을 보이면서 영역 확대에 나서는 가운데 일각에선 현재 SH공사가 추진한 '반값 아파트'(토지임대부 분양주택) 정책의 실효성 논란 등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유진 기자 yujin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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