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퇴진' 키움증권, 미수금 회수율 12%…나머지는 어쩌나
황현순 사장 퇴진 '후폭풍'…증권가 해석 엇갈려
키움 "영풍제지 미수금, 일단 4분기 손실 반영 예정"
[더팩트 | 이한림 기자]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에 따른 대규모 미수금 발생으로 리스크 관리 지적을 받은 키움증권이 반대매매에 나섰으나 저조한 회수율을 기록하면서 나머지 미수금에 대한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 키움증권이 강도 높은 고객 변제나 채권 추심 등을 통해 미수금 전액 회수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미수금에 따른 4분기 실적 악화는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키움증권은 지난 6일 영풍제지 거래 재개 후 반대매매 대상 수량이 모두 체결되면서 미수금을 일부 회수했다고 밝혔다. 이날 체결된 미수금은 총 610억 원으로, 회수율은 총 미수금 4943억 원 중 12%에 그쳤다.
앞서 키움증권은 지난달 18일 발생한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 때 타 증권사와 달리 영풍제지의 미수거래를 차단하지 않았다가 고객 위탁계좌에 5000억 원에 육박하는 미수금이 발생하게 됐다. 올해 3분기 키움증권의 잠정 순이익이 2040억 원임을 고려하면 연간 영업이익에 큰 악영향을 미칠 부담을 떠안은 셈이다.
이렇다 보니 키움증권은 영풍제지의 거래가 재개되면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함과 동시에 고객 환원 정책 목적으로 7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등을 연이어 발표하며 고객 달리기에 나섰다.
그러나 영풍제지가 하한가 사태 이튿날인 지난달 20일부터 25일까지 거래정지 되면서 반대매매가 6일간 이뤄지지 못했고, 같은 달 23일에는 주가가 전날보다 약 24% 급락하며 골머리를 앓게 됐다. 여기에 영풍제지가 거래 재개된 첫날인 10월 26일부터 11월 3일까지 6거래일(10월 19일 하한가 포함 7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반대매매를 통한 미수금 회수도 12%에 그쳤다. 여기에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9일 영풍제지 미수금 발생에 대한 도의적 책임으로 자진 사임의사를 밝혀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키움증권이 영풍제지의 연일 하한가에 따른 저조한 회수율을 기록할 것으로 미리 내다보면서 직접적인 고객 변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키움증권이 이번 미수금 발생 사태로 리스크 관리에 대한 지적을 받으면서 투자자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으나 주가 하락을 막고 실적 손실을 줄여야 하는 게 급선무로 판단해 불가피한 선택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는 해석에서다.
키움증권 주가를 전망하는 증권가도 영풍제지 관련 손익을 낸 키움증권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했다. 먼저 키움증권의 목표가를 13만5000원으로 기존보다 8% 상향 조정한 신한투자증권은 영풍제지 미수금에 따른 손익을 고려해도 실적이나 증시 상황 등에 따라 하방 압력이 방어될 것으로 전망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관련 손익을 감안하더라도 지난해와 동일한 DPS(주당배당금) 3000원을 목표하고 있고, 공매도 금지로 개인투자자 중심의 거래대금 증가 개연성 등을 감안하면 현 주가의 하방 경직성은 확보됐다"고 전망했다.
반면 목표가 11만8000원으로 4.1% 내린 KB증권은 반대매매를 마친 키움증권의 영풍제지 관련 미수금 비용이 당초 예상치인 2500억 원보다 훨씬 늘어난 것에 주목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4분기 반영될 영풍제지 미수금 관련 비용이 4333억 원으로 당초 예상치(2500억 원)을 상회했다. 이를 반영해 올해 이익 전망치를 4400억 원으로 직전 대비 16.9% 하향했다"며 "다만 이번 비용이 비경상적인 요인이라면 올해 주주환원의 기준이 되는 이익에 모두 반영하는 것보다 2025년까지 배분 반영하는게 합리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키움증권은 이번 미수금 손실 후 나머지 미수금에 대한 회수를 지속하면서도 강도 높은 고객 변제나 추심보다는 우선 미수금 4333억 원을 4분기 실적에 반영한다는 입장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나머지는 일단 4분기 손실에 반영할 계획이다. 차후 고객과 상환 협의, 법적 조치 등 미수금 회수를 위해 최대한 노력할 예정이라며"며 "반대 매매로 주식이 다 나가서 더 이상 반대 매매를 하지 못한다. 회사 차원의 손실 금액은 확정됐고, 나머지는 이제 고객이 갚아야 할 돈이 됐다. 고객이 갚으면 미수금 잔량이 줄어들겠지만 우선 회사가 떠안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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