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겠다 늘고, 공급은 줄고…지표가 집값 상승을 가리킨다 [부동산360]

2023. 9. 1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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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어디로 가나- ② 바닥 찍고 상승 국면 돌입〉
요즘 주택시장을 판단하기 헷갈린다는 사람들이 많다. 5월 이후 집값이 바닥을 찍고 상승세가 본격화하는가 했는데 이상하게 시장에 매물은 계속 쌓인다. 집값이 오르는 지역이 늘어 상승분위기가 대세가 되나 싶더니 추가 매수세가 약해 오름폭은 준다. 매수심리가 다시 위축되는 지표가 나오는데, 새 아파트 청약시장은 과열 수준으로 뜨겁다. 주택 인허가, 착공 등이 급감해 주택 공급부족이 우려되는 데, 한쪽에선 공급과잉으로 인한 미분양 증가를 걱정한다. 상황이 이러니 전문가들마다 어떤 지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시장에 대한 해석이 제각각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모두 한 차례 저점은 지났다고 판단했다. 다만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 ‘다시 추가 하락할 것’이란 시각과 ‘상승세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으로 나뉜다. 일단 바닥은 찍었지만 당분간 지리한 횡보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다. 헤럴드경제가 전문가 8인을 대상으로 ‘주택시장 진단’ 전화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를 전문가들의 의견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부산 연제·동래구 일대 아파트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최근 이뤄지는 주택 시장의 반등을 추세적으로 보는 시각은 주택 공급량, 구매 심리 등의 지표를 근거로 하고 있다. 빅데이터 전문가로 유명한 조영광 대우건설 빅데이터 연구원은 “확실히 바닥은 찍었고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확산되고 있다”고 봤다. 그는 “집값 상승 지역 확산 추이, 청약 경쟁률, 지역별 각종 매수심리 움직임 등 모든 지표가 집값 상승 전망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최근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나 포털에서 ‘집값’, ‘분양’, ‘공사비’ 등 검색량이 급증하고 있는데, 이런 것들도 전형적으로 집값이 올라갈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더불어 내년 4월 총선도 또 다른 변수로 꼽힌다. 선거를 앞두고 제시되는 각종 개발 공약 등이 집값 상승의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회에서 막혔던 각종 부동산 규제가 해소되면서 시장이 자극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문제 심각성이 부각되고 있는 주택 공급부족 현상과 물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가로 인한 분양가 상승 등도 집값을 올릴 요인으로 여겨진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당장 정부가 이달 내놓을 예정인 ‘공급대책’을 주요 변수로 봤다. 그는 “인허가, 착공, 분양 등 주택 공급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기 때문에 3~4년후 입주량 감소에 따른 심각한 주택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당장 주택공급 위축 우려로 인한 불안 심리를 자극해 청약 등으로 주택 수요를 움직이게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덕배 금융의창 대표는 “정부가 내년 4월 총선까진 주택시장 부양책을 쓰려고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시장은 소강상태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송인호 KDI 경제정보센터소장은 “국회가 총선을 앞두고 계류 중인 각종 부동산 세금 규제 및 재건축 재개발 규제완화 법안을 통과시킬지 등이 향후 시장을 움직일 주요 변수”라고 설명했다.

이런 기조속에 전문가들은 대부분 현재 주택시장에서 가장 유망한 내 집 마련 전략으로 신축 아파트 분양 혹은 재건축 재개발 대상 주택을 꼽았다. 향후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나면 신축 아파트의 희소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규정 소장은 “최근 분양가가 많이 올랐다고 해도 여전히 대부분 지역에서 주변 구축 아파트에 비해 싸기 때문에 청약통장은 가능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수도권 유망지역 신축 중심으로 관심을 가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송인호 소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재건축 재개발 규제완화 이슈는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주택시장이 바닥을 다지는 올해 연말 재건축 아파트 중심으로 급매물을 잡는 게 유망하다”고 조언했다.

그럼에도 ‘영끌’을 하는 등 무리하게 집을 사는 건 자제해야 한다고 대부분 전문가는 조언한다. 오름세가 예상되는 지역도 상승폭이 크지 않고, 지역별 편차가 커서 투자 목적으로 함부로 접근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박원갑 소장은 “지금은 막연히 전체 시황에 따라 내 집 마련 계획을 정하는 시기는 아니다”면서 “관심 있는 지역에서 개별 주택별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개개인의 생애 주기와 자금 여력 등에 따라 집을 마련하거나 갈아타기를 할 적기는 제각각일 것”이라며 “이미 집값이 많이 조정(하락)된 상태여서 자신의 여건에 맞는 주택이라면 구축이든 새 아파트 분양이든 나쁘지 않다”고 조언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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