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철근 빠진 ‘무량판’ 15개 단지 공개…8개 단지는 ‘전관 업체’가 감리

김보담 2023. 7. 31.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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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더위에 탈 없이 보내셨습니까?

7월의 마지막 날, 9시 뉴습니다.

KBS는 그동안 보 없이 기둥만으로 천장을 떠받치는 '무량판 구조' 아파트에 철근이 빠져있는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왔습니다.

국토교통부가 오늘(31일) LH가 추진한 아파트 가운데 철근 빠진 단지 15곳을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공사 현장에서 부실을 알아채고, 막아야 하는 감리에서마저 수상한 점이 포착됐습니다.

취재해보니 부실 아파트 가운데 여덟 단지는 LH 퇴직자가 다니는 이른바 '전관' 업체가 감리를 맡고 있었습니다.

단독 보도, 먼저 김보담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기도 파주시의 LH 공공임대 아파트입니다.

무량판 구조의 지하주차장 기둥에서 설계 부실로 보강 철근 10여 개가 빠졌지만, 주민들은 전혀 몰랐습니다.

[아파트 주민 : "철근도 빼먹은 거 아냐 여기? 우리는 또 잘 지었다고 이사 왔는데 큰일 났네."]

뒤늦게 열린 주민 설명회에선 성토가 이어졌습니다.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주민들이 불안해할까 봐 미리 이야기를 안 했다고 하는데 사실상 선생님들 집에 철근이 빠지고 뭐가 작살이 나면 똑같이 생각하시겠어요."]

LH가 발주한 전국 아파트 단지의 무량판 구조 지하주차장 가운데 철근이 누락된 15곳이 공개됐습니다.

공사를 마무리한 9곳 가운데 네 곳은 80% 이상 철근이 빠져 있었고, 공사 중인 6개 단지 가운데 한 곳은 철근이 설계에서 누락됐습니다.

국토교통부 장관은 모든 시공 과정에서 부실이 확인됐다며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습니다.

[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 : "국민 안전의 기본이 지켜지지 못한 점, 아프게 반성합니다."]

문제는 설계와 시공 과정에서 부실을 파악하고 바로 잡아야 할 감리입니다.

특히, 15개 단지 가운데 8개 단지의 감리 업체는 LH 퇴직 직원이 재취업한 '전관 업체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이 가운데 3개 단지 감리를 담당한 한 업체에 LH는 최근 5년 동안 730억 원이 넘는 계약을 몰아주기도 했습니다.

이 업체는 지난 4월 주차장 붕괴사고가 난 인천 검단 아파트단지의 감리 업체 가운데 한 곳입니다.

[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 : "LH 담당자들, 이런 부분들을 구체적으로 어떤 책임들이 있고 어떤 잘못들이 있는지에 대해서 저희들이 내부적으로도 정밀 조사를 할 것이고…"]

국토부는 추가 조사 과정에서 발주처인 LH와 감리업체 사이에서 불법 행위가 의심될 경우 수사를 의뢰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김보담입니다.

촬영기자:최진영 박상욱 서원철/영상편집:박은주/그래픽:여현수 임홍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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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담 기자 (boda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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