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위험 경고 외면이 빚은 오송 지하차도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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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며칠 동안 쏟아진 폭우로 지하차도 침수사고와 산사태 등이 발생해 전국에서 40명이 넘는 사망·실종자가 나왔다.
국지성 집중호우 등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고 재난 당국이 대응체계를 가동했는데도 피해 규모가 컸다.
집중호우에 따른 지하차도 침수로 해마다 인명 피해가 발생했고 정부와 지자체는 그때마다 대책을 내놓았는데도 같은 사고가 반복되고 있으니 참담한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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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방 관리 부실도 원인…사고 경위
밝히고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해야
최근 며칠 동안 쏟아진 폭우로 지하차도 침수사고와 산사태 등이 발생해 전국에서 40명이 넘는 사망·실종자가 나왔다. 국지성 집중호우 등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고 재난 당국이 대응체계를 가동했는데도 피해 규모가 컸다. 사흘간 많게는 500㎜ 넘는 비가 내렸지만 충실히 대비하고 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응했더라면 피해를 막거나 줄일 수 있었을 것이란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15일 오전 발생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참사는 그런 부실 대응이 빚은 인재(人災)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미호강과 인접한 이 지하차도는 주변 논밭보다도 지대가 낮고 지하 터널 길이가 430m나 돼 차량 통행 중 침수되면 인명 피해로 이어질 게 불을 보듯 뻔한 곳이다. 그런데도 재난 당국은 위험 신호를 외면했다. 금강홍수통제소가 미호강 수위가 불어나자 15일 오전 4시10분 홍수경보를 내렸고 6시30분 ‘심각 수위’에 도달하자 청주시 흥덕구청에 인근 도로의 교통통제 등이 필요하다고 알렸다고 한다. 하지만 행정 당국은 2시간 넘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결국 오전 8시40분 미호천교 인근 임시 제방이 유실되면서 하천 물이 지하차도로 쏟아져 들어왔고 버스, 트럭, 승용차 등 차량 15대가 물에 잠기는 바람에 10명이 사망·실종되는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위험 경고에 따라 차량 통행을 막기만 했어도 피할 수 있었던 사고였다. 흥덕구청은 홍수통제소로부터 연락을 받고도 지하차도 관할이 충북도라는 이유로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사실이라면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제방 관리 허술도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본래 제방보다 높이가 낮은 미호천교 부근 제방이 범람할 우려가 커지자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15일 새벽 보강 작업에 나섰지만 고작 모래를 쌓아 올리는 정도였다. 행정 당국의 안이한 대응이 겹쳐 참사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집중호우에 따른 지하차도 침수로 해마다 인명 피해가 발생했고 정부와 지자체는 그때마다 대책을 내놓았는데도 같은 사고가 반복되고 있으니 참담한 노릇이다. 실종자 구조 등 피해 수습이 시급하지만 사고 경위를 밝히고 비슷한 사고의 재발을 막을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예천, 영주, 상주 등 경북 지역에서 10여명이 사망·실종된 산사태 피해도 불가항력이었는지 짚어봐야 할 것이다. 산사태로 인한 인명 피해도 매년 발생하고 있어 위험지역 관리를 강화하고 징후가 있으면 신속히 대피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대로 갖춰야 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집중호우 등 기상이변이 빈발하고 강도도 더 세지고 있다.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투자와 대비, 재난안전 매뉴얼의 적극적 이행을 통해 어이없는 참사의 반복을 끝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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