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 부동산]광주 '분양가 10억 시대'?
미분양 많고 집값 하락세 여전한데
뒤늦게 훈풍 부나…"가격 더 오를듯"
'분양가 3.3㎡(1평)당 3000만원'
어느 지역에서 나온 아파트일까요? 서울이나 수도권을 떠올릴만 한데요. 최근 전라도 광주에서 나온 아파트 분양가입니다! 전용면적 84㎡ 기준 최고 9억원대로 유상옵션 등을 감안하면 10억원을 넘볼 금액인데요.
'비싸다'는 평가가 우세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11대 1)이 높아 시장을 놀라게 했습니다. 더군다나 광주는 최근 미분양이나 가격 하락폭도 줄어드는 추세인데요. 광주 부동산 시장에도 뒤늦게 봄이 찾아오는 걸까요?
분양가 '확'…심상치 않은 광주
최근 광주시 서구 쌍촌동(옛 호남대 쌍촌캠퍼스 부지)에 공급한 '상무센트럴자이'(903가구)의 1순위 청약 결과 평균 11.2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이 아파트는 지역 내 인기 주거지로 꼽히는 상무지구에 위치한 데다 광주지하철 1호선 운천역 역세권이고요. 쇼핑시설, 공원 등도 인접하고 하이엔드 설계가 된다는 점 등에서 눈길을 끌었는데요.
이런 장점들을 모두 감안해도 분양가가 너무 비싸다는 평이 우세했습니다.
평당 분양가가 3000만원으로 △전용 84㎡ 8억1900만~9억2900만원 △전용 125㎡ 13억7200만~15억1900만원 △전용 150㎡ 16억8100만~18억2800만원 △전용 185㎡ 21억5600만~23억3500만원 △전용 205㎡ 2억1700만~30억원 등에 책정됐거든요.
이는 웬만한 서울 아파트 분양가 수준인데요. 올해 4월 분양한 동대문구 '휘경자이디센시아'의 평당 분양가는 2930만원, 5월 은평구 '새절역 두산위브 트레지움'은 평당 2610만원, 6월 서대문구 'DMC가재울아이파크'가 평당 3450만원에 분양했습니다.
시장에선 상무센트럴자이의 청약 미달을 예상했는데요. 웬걸요. 704가구 모집에 7893명이 몰리는 반전 결과가 나왔습니다.
대형 건설사 브랜드인 데다 입지적 강점이 영향을 미친듯 한데요. 전반적으로 온기가 돌기 시작한 광주 부동산 분위기에도 관심이 갑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초까지만 해도 광주에서 '무더기 청약 미달' 단지가 잇달아 나왔었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아파트 청약 성적이 양호해졌거든요.
지난 3월 분양한 서구 금호동 '위파크 마륵공원'은 641가구 모집에 6209명이 청약(경쟁률 9.68대 1)한 데 이어 4월 분양한 남구 'e편한세상 봉선 셀레스티지'도 144가구 모집에 612명(4.25대 1)이 청약했고요.
뒤늦게 훈풍? "분양가도 더…"
광주 부동산 시장은 1·3부동산 규제 완화대책과 기준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 등으로 조금씩 먹구름이 걷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광주 미분양 주택수는 지난해 4월만 해도 2건에 불과했다가 올해 2월 608건까지 늘었는데요. 3월 607건, 4월 560건으로 두 달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요.
매매 수요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집계에 따르면 6월 첫째주(5일 기준) 광주의 매매수급지수는 88.9로 전국 평균(85.5)을 넘어섭니다. 0에 가까울수록 '공급 우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 우위' 라는 뜻이죠.
집값 하락폭도 차츰 줄어들고 있고요. 6월 첫째주 기준 광주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한국부동산원)은 0.05 하락으로 전주(-0.08%)보다 하락폭을 줄였습니다. 지난해 12월19일 0.50%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하락폭이 많이 줄어든 모습인데요.
광주가 다른 지역에 비해 아직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상승 여력이 남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의 통계를 보면 집값 과열이 심했던 2020~2021년 전국 집값 상승률은 21.13%, 수도권 25.01%, 지방 17.53% 등이었는데요. 광주는 11.72%에 그쳤거든요.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광주가 다른 지역에 비해 공급이 많지도 않고, 대구 등 다른 지역의 가격이 크게 올라갈 때 광주는 가격 변동폭이 적었기 때문에 뒤늦게 반영되는듯 하다"고 봤습니다.
다만 그 여파로 분양가 또한 상승세가 두드러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윤수민 위원은 "지금 분양하는 단지들은 땅값이 비쌀 때 부지를 매입한 데다 조달 원가도 너무 높아진 상태라 분양가가 점점 오를 수밖에 없다"며 "서울도 분양가 규제 때문에 묶여 있던 게 풀리고 있는데 그게 키 맞추기 효과를 불러일으키면서 지방까지도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광주의 경우 최근 상무센트럴자이가 고분양가로 분양했는데도 청약 결과가 나쁘지 않다면 이를 바로미터 삼아 대형건설사 위주로 추가 분양가 인상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입지 등에 따라 단지별 청약 온도차가 갈수록 심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채신화 (csh@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