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딥] "정치투쟁 안하겠다"는 MZ노조 정부가 환영하는 이유?
대기업 사무직, 공공기업 정규직 20~30대 청년노동조합들이 뭉쳤습니다.
이른바 MZ노조 협의체로 불리는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입니다.
(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노조,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 한국가스공사 더 코가스 노조, 코레일네트웍스 본사 일반직 노조, 부산관광공사 열린노조, 금호타이어 사무직노조, LG에너지솔루션 연구기술사무직노조, LS일렉트릭 사무노조)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노동조합과는 좀 다릅니다.
어떻게 다른 걸까요?
노조하면 떠오르는 건 민주노총, 한국노총이죠.
그런데 이들은 차별화를 선언했습니다.
정치 투쟁, 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유준환/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의장(lg전자 사무직 노조) : 노동조합에 가입한 조합원의 권익 향상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 노동조합의 주된 역할이라 믿습니다.]
[송시영/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부의장(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 :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다른 목소리를 내고 노동조합의 본질에 안 맞는 목소리를 내는 것은 저희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
오로지 사업장 내의 노동환경 개선, 노동자의 권익과 복지에만 신경 쓰겠다는 건데요.
협의회에 속해있는 8개 노조의 홈페이지에 접속해봤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노조의 홈페이지의 모습은 아닌데요.
직원만을 위한 노동조합, 호텔 숙박권 초특가 제공 등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송시영/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부의장(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 : (숙박, 여가업체 등을) 가장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조합원들에게 혜택을 제공 하고 있습니다. 유튜브로는 근로기준법 관련해서 쇼츠를 만들어서 제작을 하고 있습니다.]
8개 노조의 시작을 따라가 보면, 이들의 성격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생산직, 현장직 중심 노조에 대한 불만...'블라인드' 통해 결성된 사무직 노조
우리나라에 있는 기존 노조들은 대부분 생산직, 현장직 중심이었습니다.
그런데 대기업 젊은 사무직을 중심으로, 처우나 성과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공감대가 생겼습니다.
2년 전인 2021년부터 LG전자 사무직노조를 시작으로 현대차그룹, 금호타이어 등 사무직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었습니다.
서울교통공사에서는 비정규직에 정규직화에 반대하는 모임이 노조 설립으로 이어졌습니다.
[유준환/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의장(lg전자 사무직 노조) : 월급 수준이나 아니면 근로시간에 대한 부당한 대우가 문제가 많이 되고 있었습니다. (블라인드에) 글을 올리고 댓글도 많이 보고 했어요. 같은 생각을 하고 있구나 라는 확신이 들고 나서 블라인드에서 설립을 하겠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구성원은 20~30대가 다수였고 시작은 블라인드 앱, 오픈카카오톡방 등이었습니다.
하지만 8개 노조 모두 노조원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회사와 교섭할 수 있는 교섭권이 없습니다.
노동조건에 대한 불만, 자신들의 지위를 지키고자 직접 노조를 만든 이들이 이번엔 협의체를 만들어 힘을 강화하려는 겁니다.
[유준환/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의장(lg전자 사무직 노조) : 이제 같이 입장도 내고 하면서 목소리를 모으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
◇"구태와 결별한 새로운 노조 환영" vs "정부 노동개혁에 이용돼선 안 돼" 걱정 어린 시선도
[양경수/민주노총 위원장 : 정치적인 사안에 대해서 개입하고 의견을 내지 않으면 근본적으로 노동자들의 삶이나 노동자들의 문제가 바뀌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조금 시간이 흐르고 그분들도 노동조합 활동을 하다 보면 그런 생각이 이해되고 동의하지 않겠나]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정치투쟁을 하지 않겠다는 이들의 선언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조 활동을 하는 것은 환영한다면서도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낸 건데요.
윤석열 정부는 이들을 출범을 환영하면서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을 비판하는 데 활용하고 있습니다.
[김문수/경제사회노동의원회 위원장 : 기존 노동조합의 투쟁 과잉과 불법적 행태 깜깜이 회계에 대한 국민 비판이 상당합니다. 새로 고침 노동자협의회가 국민의 주목을 끄는 이유는 법치와 원칙을 강조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노동개혁을 외치며 연일 양대 노조를 압박하고 있는 현 정부에 이용당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협의회는 출범식에서 노동조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고, 노동자들의 삶을 직접적으로 바꾸겠다고 했는데요.
앞으로 이들이 어떤 활동을 펼칠지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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