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청약 받으면 팔리지 않을까… 규제완화 기다리는 미분양 단지들
빠르면 이달 말 무순위 청약 자격 요건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미계약분이 남아있는 단지들을 중심으로 ‘완판’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무순위 청약도 선착순 분양처럼 청약 자격 요건만 완화되면 흥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무순위 청약은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청약 자격 요건이 없는 선착순 분양의 경우 흥행에 성공한 단지가 여럿이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선착순 분양을 진행했던 서울 아파트 단지들이 분양 물량을 대부분 계약하는데 성공했다. 서울 중화동 리버센SK뷰롯데캐슬이 대표적이다. 이 단지는 지난달 28일 선착순 계약을 진행한 결과 전국에서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잔여세대 23가구가 완판됐다.
계약금 납부 기한이 남아있긴 하지만, 전부 판매되는 것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리버센SK뷰롯데캐슬 분양 관계자는 “동호수에 따라 납부 기한이 달라 지금 계약금 납부 대기 중인 가구가 몇개 있다”면서 “전부 계약될 거라 생각하지만, 혹시나 취소분이 있더라도 대기수요가 많아 완판은 무리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중화1재정비촉진구역을 재개발한 리버센SK뷰롯데캐슬는 작년 12월 정당계약을 진행한 결과 총 501가구 중 457가구가 주인을 찾았다. 이후 같은 달 잔여 물량인 44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이 진행됐지만, 부적격 및 계약포기 등을 이유로 23가구가 다시 남아 선착순 분양을 진행했다.
앞선 두 차례 무순위 청약에 실패한 후 선착순 분양을 진행한 서울 장위동 장위자이레디언트 계약률도 90%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 29일 진행된 선착순 분양에서 전용면적 59㎡는 완판됐고, 84㎡ 저층 일부 가구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모두 무순위 청약에서는 찾지 못한 주인을 선착순 분양에서는 찾은 셈이다.
지난달 31일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철산 자이 더 헤리티지’는 무순위 청약 결과가 좋지 못해 조만간 선착순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분양 관계자는 “정확한 숫자를 밝힐 수 없지만 전용 59㎡를 대상으로 진행된 무순위 청약에서 완판을 기대하긴 어렵다”면서 “무순위 청약 계약 후 선착순 분양을 진행할 것 같다”고 했다. ‘마포더클래시’는 작년 12월 1순위 청약 당시 53가구 모집에 1028명이 지원했지만, 계약률은 절반에 머물렀다.
이른바 ‘줍줍’이라 불리는 무순위 청약은 1·2순위 청약 이후 미계약된 물량에 대해 무작위 추첨을 통해 청약 당첨자를 선정하는 제도다. 청약 통장 없이도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다만 ‘해당 지역 무주택자’여야 한다. 청약 가점을 따지지 않아 집값 상승기에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하락장에 접어들면서 인기가 떨어졌다.
정부는 지난해 11·10대책과 1·3대책을 통해 무순위 청약의 거주지 요건 및 무주택 요건을 동시에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말 완화된 규정이 시행되면 무순위 청약은 선착순 분양과 마찬가지로 사실상 제한 요건이 거의 사라지게 된다. 요건 완화 후 무순위 청약을 진행하는 단지들은 사실상 ‘전국구 분양’이 가능한 것이다.
요건 완화 이후 무순위 청약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적인 단지는 ‘올림픽 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이다. 현재 본청약 당첨자들을 대상으로 정당계약을 진행 중인 경기 안양시 ‘평촌 센텀퍼스트’ 역시 2월~3월 중으로 무순위 청약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청약에 실패한 인천 ‘힐스테이트 인천시청역’, ‘인천석정 한신더휴’, ‘송도역 경남아너스빌’ 등도 무순위 청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평촌 센텀퍼스트 분양 관계자는 “10일까지 정당계약을 진행하고 있어 무순위 청약에 대한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시기에 따라 전국구 청약이 가능해질 수 있다보니, 서울 등 인근 수도권 지역에서도 무순위 청약에 대한 문의 전화가 오고 있다”고 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무주택자 요건과 거주요건이 완화되면 지금보다 무순위 청약에 접수하는 사람은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워낙 금리가 높은 상황이라 무순위 조건이 완화된다고 해서 미계약분을 한방에 털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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