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값 10주 만에 최대 하락 멈춰…전방위 규제완화 효과(종합)
서울 아파트값 9개월 만에 하락폭 축소…강남3구도 낙폭 줄어
전셋값도 최대 하락 멈춰…"서울 규제지역 해제 효과는 다음주부터 본격 반영"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정부가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규제지역을 해제한 가운데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이 최대 하락을 멈추고, 9개월 만에 낙폭이 둔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앞서 규제지역 추가 해제를 예고한 데다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등 2주택자에 대한 중과세를 폐지 또는 유예하고 안전진단 규제를 푸는 등 전방위 규제완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급매물이 줄어든 영향이다.
전국 아파트값도 지난주까지 9주 연속 이어진 역대 최대 하락 행진을 멈췄다.
5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2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67% 하락했다.
지난주 -0.74%에 비해 낙폭이 0.07%포인트 줄어든 것이면서 지난해 4월 첫주 조사 이후 9개월(39주) 만에 하락폭이 둔화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까지 8주 연속 역대 최대 하락을 이어갔는데 9주 만에 역대 최대 하락도 멈췄다.
이번 조사는 지난 2일을 기준으로 진행돼 이번 규제지역 해제 효과는 아직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게 부동산원의 설명이다.
정부가 2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중과 폐지, 양도세 중과 1년 추가 유예 및 제도 개선 검토 등 세부담을 대폭 줄여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완화하는 등 전방위 규제완화에 나서면서 하락폭이 둔화한 것으로 부동산원은 보고 있다.
다만 정부가 지난달 말부터 규제지역을 추가로 풀겠다고 공식화하면서 규제지역 해제에 대한 기대감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부터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21개 구가 모두 규제지역에서 풀리며 대출·청약·전매제한 등의 규제가 대폭 완화됨에 따라 다음주 조사에서는 하락폭이 더 축소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매도자들은 금리 인상에 따른 거래 침체 속에 세부담이 줄어들 경우 급하게 팔 이유가 없다며 지난달 하순부터 일부 급매물을 거둬들이거나 매물 출시를 철회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5일 현재 5만1천180건으로 한달 전(5만7천20건)에 비해 10.2%, 보름 전(5만2천278건)에 비해 2.2% 감소했다.
'급급매' 소화도 빨라졌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공개한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79㎡는 지난달 18억5천만∼18억9천500만원 선에서 4건의 거래 신고가 이뤄졌다. 지난해 5월에는 25억원에 팔린 것들이다.
잠실 리센츠 전용 84㎡는 지난달 14일 계약 건으로 현재 19억8천만∼21억1천만원에 3건이 신고됐고, 잠실 엘스 전용 84.8㎡도 지난달 최고 21억3천만원에 계약돼 지난해 8월(23억1천만원) 이후 가장 높은 금액에 매매가 성사되기도 했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잇단 규제완화 움직임에 급급매를 중심으로 그동안 가격 하락을 기다리며 대기하던 매수세가 붙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가격이 오르거나 매수세가 활발한 분위기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구별로 노원(-1.17%)·강북(-1.12%)·강북(-0.86%) 등 강북 지역의 하락폭이 여전히 컸지만 지난주 보다는 낙폭이 다소 둔화했다.
강남권도 하락폭이 줄었다. 강남구는 지난주 -0.44%에서 금주 -0.41%, 서초구는 -0.55%에서 -0.38%로, 송파구는 -0.49%에서 -0.37%로 각각 감소했다. 강남3구와 함께 규제지역 해제 대상에서 제외된 용산구도 지난주 -0.92%에서 이번주 -0.71%로 내림폭이 축소됐다.
서초구 반포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강남3구는 이번에 규제지역 해제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종부세·양도세 등 보유세 인하 정책을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며 "단 급매물 출시가 줄었을 뿐 가격이 오르거나 거래가 활발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기도와 인천도 미미하지만 분위기가 호전됐다. 경기도의 아파트값은 지난주 -0.74%에서 이번주 -0.86%로, 인천은 -1.18%에서 -0.99%로 하락폭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은 지난주 -0.93%에서 -0.81%로, 전국은 -0.76%에서 -0.65%로 각각 낙폭이 줄었다.
수도권은 10주, 전국은 16주만에 하락폭이 둔화한 것이다.
전국은 지난해 10월 마지막주부터 지난주까지 9주 연속 최대 하락 기록했으나 이번주 10주 만에 최대 하락도 멈췄다.
역시 이날부터 규제지역에서 풀린 광명시 아파트값은 1.52% 내려 지난주(-1.69%)보다 하락폭이 다소 감소했고, 성남 분당구(-0.84%→-0.54%)·수정구(-1.87%→-1.37%), 과천(-1.41%→-1.11%), 하남(-1.58%→-1.08%)도 낙폭이 줄었다.
전셋값도 약세가 지속됐지만 하락폭은 일제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0.92%에서 이번주 -0.82%로 감소했다. 서울은 -1.22%에서 -1.15%로, 수도권은 -1.24%에서 -1.15%로 각각 둔화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연말연초를 맞아 전세 이동이 줄면서 가격도 하락폭이 둔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단지별로 역전세난이 심화되는 곳도 많아서 향후 추이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s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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