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 마지막 길, 3분간 멈춘 대륙…정작 시민 묵념은 없었다

최현준 2022. 12. 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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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9시59분, 중국 베이징 톈안먼(천안문) 앞을 가로지르는 창안지에 대로에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지난달 30일 타계한 장쩌민(96) 전 국가주석의 국장 격인 추도대회가 이날 오전 10시부터 톈안먼의 남서쪽 대각선에 자리한 인민대회당에서 시작됐고, 행사 시작에 맞춰 3분 동안 시민들이 묵념할 수 있도록 사이렌이 울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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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6일 오전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의 추도대회가 방송되고 있는 베이징 왕푸징 거리의 대형스크린 앞에 주민들이 정렬해 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위~잉”

6일 오전 9시59분, 중국 베이징 톈안먼(천안문) 앞을 가로지르는 창안지에 대로에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지난달 30일 타계한 장쩌민(96) 전 국가주석의 국장 격인 추도대회가 이날 오전 10시부터 톈안먼의 남서쪽 대각선에 자리한 인민대회당에서 시작됐고, 행사 시작에 맞춰 3분 동안 시민들이 묵념할 수 있도록 사이렌이 울린 것이다.

그러나 드물게 창안지에를 오가는 시민 가운데 묵념을 하는 이는 없었다. 중국 당국은 차량을 운행할 경우, 3분 동안 경적을 울려 장 전 주석을 추모하도록 했지만 거리를 지나는 차량 중에 경적을 울리는 차량도 찾아볼 수 없었다.

톈안먼에서 동쪽으로 약 1㎞ 떨어진 베이징 최대 번화가 왕푸징 거리에는 한 건물 벽에 설치된 대형스크린에 장 전 주석의 추도대회가 생중계됐다. 건물 앞에는 30여명의 주민이 질서 있게 정렬해 추도대회를 지켜봤다. 이들은 추도대회가 시작한 지 꼭 20분이 지나자 흩어졌다.

1990년대 개혁·개방을 이끈 중국의 ‘3세대 지도자’ 장 전 주석의 추도대회가 열린 이 날 베이징에서 뜨거운 추모 열기를 느끼기는 쉽지 않았다. 추도대회가 열린 인민대회당 주변은 무장 경찰이 배치되는 등 평소보다 경계가 삼엄했고, 외국인 기자의 접근도 사전 예약이 없었다는 이유로 허용되지 않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 오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장쩌민 전 국가주석 추도대회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을 통해 생중계된 인민대회당의 추도대회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장 전 주석의 유족들과 시진핑 주석, 리창 상무위원 등 중국 지도부가 총출동한 이 날 추도대회에서 참석자들은 장 전 주석의 대형 영정 사진 앞에 서서 3분 동안 머리 숙여 묵념했다. 이후 중국 국가를 부른 뒤 시 주석이 52분 동안 장 전 주석에 대한 추도사를 천천히 낭독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중국 인민과 조국 독립, 인민 해방, 조국 번영, 인민 행복을 위해 일생을 바친 장쩌민 동지를 사랑하고 그리워한다”며 “장쩌민 동지는 불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중국의 국가 조직과 국영기업, 당 조직의 구성원들은 단위별로 추도대회를 단체로 시청했다.

추도대회가 열린 이 날 중국 전역이 장 전 주석을 추모하기 위해 잠시 멈췄다. 사이렌이 울린 3분 동안 중국의 주식 시장과 선물, 외환 등 금융시장이 거래를 중단했고, 오락 시설인 유니버설 베이징 리조트 등은 하루 동안 문을 닫았다. 텐센트와 미호요 등 중국 주요 게임 업체도 이날 24시간 동안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중단했고, 중국 프로농구는 이날 예정된 3경기를 연기했다.

추도대회 하루 전인 5일에는 시 주석 등 중국 지도부가 장 전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베이징 중국 인민해방군 종합병원을 찾아 고인에 대한 마지막 경의를 표했다. 이후 베이징 바바오산 혁명공원에서 장 전 주석의 화장식이 엄수됐다.

6일 오전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의 추도대회가 열린 베이징 인민대회당 앞에 경찰 차량이 주차돼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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