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개발에 해외 수주까지… 새 먹거리 찾는 시멘트업계
유연탄 가격·물류비 인상 등으로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는 시멘트업계가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고 있다. 부동산개발과 해외사업, 재활용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는 모습이다.
6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삼표그룹의 부동산 전문 계열사 에스피에스테이트(SP estate)가 시행을 맡은 민간임대 아파트 ‘힐스테이트DMC역’은 지난달 29일부터 이틀간 청약을 진행했다. 은평구 증산동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299가구 모집에 5295건이 접수되면서 평균경쟁률 17.7대1을 기록했다.
삼표그룹이 부동산 개발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표는 1966년 골재 운수업을 시작으로 레미콘, 골재 등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지난 2018년에는 에스피에스테이트를 설립하며 부동산개발을 본격화했고, 올 6월에는 대림산업(현 DL이앤씨) 대표이사를 거친 김한기 사장을 선임했다.
올해 6월에는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의 사업권을 따내면서 삼표그룹의 부동산 개발사업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표는 서울시와 함께 개발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성수동 공장 부지가 교통의 요충지인 만큼 개발이익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삼표의 개발사업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해외에 레미콘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성신양회는 최근 네옴시티 진출에 나서면서 해외 사업 저변을 넓히고 있다. 네옴시티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추진되는 미래형 신도시 건설 사업으로, 사업비 721조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성신양회는 시멘트 업체 중 유일하게 현지 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연내 절차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성신양회는 지난 2010년 베트남에 레미콘 제조업체 ‘성신VINA’를 설립하면서 해외진출 기반을 닦았다. 같은 해 6월 성신VINA는 수도 하노이 인근에 연 42만㎡ 규모의 공장을 지었는데, 국내 시멘트업체 중 해외 시장에 생산 공장을 만든 것은 성신양회가 처음이다. 성신VINA는 베트남에 무역·유통업체인 성신네트워크를 짓는 등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환경사업에 나서는 업체도 있다. 업계 선두인 쌍용 C&E는 작년까지 폐합성수지 중간처리업체 10여곳을 인수해 관련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쌍용 C&E는 2021년 3월 폐기물처리 전문 계열사인 ‘그린베인’을 설립하며 폐기물 처리사업에 진출했고, 이후 ‘KC에코물류’, ‘성광이엔텍’ 등 폐기물 가공 업체를 인수하며 사업 규모를 키웠다. 작년 2월에는 사명을 ‘쌍용양회’에서 ‘쌍용C&E(Cement&Environment)’로 바꾸면서 2025년까지 환경 사업 비중을 전체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의 50% 수준까지 확대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원자재 트레이딩도 시멘트 업계에서 관심갖는 분야다. 지난 2017년 싱가포르에 트레이딩회사 ‘진성인터내셔널’을 설립한 성신양회는 시멘트와 크링커, 자갈, 금속 등 다양한 광물을 거래하고 있다. 한일시멘트도 원자재 트레이딩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제조원가 부담이 높아져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시멘트 업계에서 영역 확장을 통해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시멘트 제조원가의 30%를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은 최근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CFR 동북아 유연탄 가격은 현재 1톤당 163.87달러다. 3월에 기록한 올해 최고가 343달러에 비해서는 떨어졌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다시 폭등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는 인건비·물류비 등 투입되는 비용 대비 단가가 높지 않아 수익성이 낮다”면서 “최근 그나마 단가가 올랐지만 물가 인상 폭 대비 상승률이 높지 않아 각사가 돌파구 마련에 고심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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