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할 부동산 정책은?

유엄식 기자 2022. 1. 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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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부동산 시장 전문가 전망]세무사도 포기할 복잡한 '부동산 세법'.."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찬성 71%

현 정부 출범 이후 세무 업계 대명사가 된 '양포세무사(양도소득세 업무를 포기한 세무사)'는 25번이 넘는 각종 부동산 대책의 산물이다.

규제 시행 후 빈틈이 생기면 얼마 지나지 않아 땜질하는 과정이 반복되다보니 세제가 점점 더 복잡해졌고, 특히 양도소득세는 각종 공제와 중과 규정을 모두 고려하면 약 190여 개의 '경우의 수'가 나와 베테랑 세무사마저 상담을 꺼린다는 이유에서 비롯된 말이다.

비단 양도세 뿐만 아니라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증여세, 취득세 등 부동산 관련 세제는 이번 정부 들어 세율 등 과세기준이 여러 번 바뀌었다. 세금 제도는 가급적 단순해야 하고, 변경 후엔 가급적 오래 지속해야 한다는 대원칙이 흔들리자 정부는 점차 신뢰를 잃었다. 이로 인해 부동산 정책 효과는 점차 약해졌고, 정상적인 거래마저 위축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이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새 정부 부동산 정책 정상화의 첫 단추로 '세금제도 정비'를 꼽았다.
새 정부 부동산 정책 우선순위 물어보니… ①부동산 세제 정비 ②민간개발 규제 철폐 ③임대차법 개선

머니투데이가 지난해 말 각계 부동산 전문가 2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새 정부가 가장 우선해야 할 부동산 정책(1명당 정책 우선순위 2개씩 선택)으로 40.5%가 '부동산 관련 세금제도 정비'를 선택했다.

이어 민간개발 규제 철폐(23.8%) 임대차3법 개선 또는 폐지(16.6%) 2.4대책 가속화 등 공공의 안정적 공급대책(14.3%) 기타(4.8%)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21명의 전문가 중 14명이 부동산 세금제도 정비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그만큼 개선이 시급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측도 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세제 개편 공약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윤 후보는 종부세와 재산세 통합, 양도소득세 개편, 취득세 부담 인하 등을 내놓고 새 정부 출범 후 '부동산 세제 정상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 가동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후보는 부동산 세제 전반에 대한 수술을 공약으로 내놓지는 않았지만 핵심 공약 중 하나인 국토보유세 도입을 위해선 나머지 부동산 세금제도의 연쇄 개편이 불가피하다.
이재명 후보 제안 '다주택자 양도세 1년 유예' 70% 이상 찬성…급매물 출현 효과 기대

이재명 후보가 최근 제안했지만, 정부와 청와대가 거부해 논란이 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1년 유예' 방안에 대해선 응답자의 71.4%(15명)이 찬성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보완책을 전제로 조건부 찬성을 밝힌 응답자를 포함하면 90% 이상이 양도세 중과 완화 정책의 긍정적 효과를 예상했다.

이 후보의 구상대로 양도세 중과를 1년간 유예하면 "급매물이 나올 것"이란 응답자는 11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절반이 넘었다. A 응답자는 "유예 기간을 1년 이상으로 끌면 시장 상황을 보고 최대한 늦게 처분할 가능성 때문에 단기 매물 출현에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유예기간이 짧아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응답자도 6명이 있었다. B 응답자는 "전월세를 낀 집은 갭투자가 기승을 부리지 않는 한 생각보다 집을 팔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한시적 양도세 중과 유예를 2년 정도 길게 가져가면 매물 출회에 따른 시장 안정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밝혔다.
양대 후보 공약 중 선호도 높은 정책은… 李 '공공주도 250만호', 尹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두 유력 대선 후보의 부동산 정책 공약 중 가장 실효성 있는 정책을 묻는 질문에 이재명 후보의 경우 공공주도 250만호(기본주택 100만호 포함) 공급을 선택한 전문가가 8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주택도시부 및 부동산감독원 설치(6명) 국토보유세 신설(2명) 순으로 조사됐다.

윤석열 후보 공약 중에선 재개발 재건축 규제 완화가 9명으로 가장 선호도가 높았고 이어 1주택자 세부담 완화 및 무주택자 대출규제 완화(5명) 민간주도 250만호 공급(2명) 순으로 집계됐다.

공급 방식은 민간과 공공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C 응답자는 "공공주도 공급과 함께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과 규제 완화를 통한 공급을 병행하면 효과적일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서 가장 문제가 된 정책(2개 우선순위 응답)으로 '다주택자에 대한 과도한 규제'(33.3%)를 가장 많이 지적했다. 이어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26.2%) 임대차3법 시행(23.8%) 핀셋규제와 풍선효과(9.5%) 기타(4.8%) 순으로 조사됐다.

D 응답자는 "다주택자는 그동안 민간 임대시장에서 공급자 역할을 하며 전월세 안정화에 기여한 측면도 분명히 있었는데 현 정부는 이런 순기능을 무시하고 규제 위주로 하다보니 부작용이 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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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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