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부동산전망] 전문가 75% "정부, 민간공급 확대에 역점둬야"
文정부 5년 부동산정책엔 85% 낙제점..'잘했다'는 없어
시급한 개선 필요한 정책 65% "취득·양도세 등 거래세제"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류태민 기자, 조강욱 기자] 3일 아시아경제의 설문조사 결과 부동산 전문가 75%는 내년 집값 안정을 위해 정부가 ‘민간공급 확대’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잘했다’고 평가한 전문가가 전무할 만큼 낙제점이었다.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20명 중 15명은 정부가 역점을 둬야 할 부동산 정책의 큰 틀로 ‘민간공급 확대’를 꼽았다. 이어 공공공급 확대가 15%(3명)로 뒤를 이었다. 전문가 20명 중 18명은 ‘공급’에 정부 정책의 방점이 찍혀야 한다고 본 것이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올해도 집값이 잡히지 않은 것은 결국 공급이 부족하다는 인식 때문"이라며 "대단위 개발이 불가능한 서울 도심의 경우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의 속도가 중요한데 오랜기간 이를 놓쳐왔다"고 말했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민간공급 중에서도 분양이 올해 유독 적었던 점을 지적했다. 그는 "서울의 경우 연초만 해도 4만가구가 민간분양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 8000가구 수준"이라며 "내년에는 이 부분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3기 신도시 등 현재 진행 중인 공공공급에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주문도 있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택지 수용을 통해 대규모로 조성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공공성을 가지고 진행해야 하는 측면이 있고, 공공성을 가미할 때 더 빠르게 진행되는 부분도 분명 있다"며 "3기 신도시가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성과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거래 또는 가격 등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은 한 명도 없었다. 기타 의견으로는 ‘전세대출을 강화해 전셋값 상승을 억제해야 한다’, ‘분양가 상한제를 없애 미분양 확률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선 65%(13명)가 ‘매우 못했다’고 평가했다. ‘못했다’는 응답(4명, 20%)까지 합하면 전문가 20명 중 17명은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잘했다’고 평가한 전문가는 단 한명도 없었다. ‘보통이다’는 응답이 15%(3명)으로 뒤를 이었다.
김 소장은 "공급이 필요한데 공급을 줄였고, 전·월세 물건이 필요한데 임대차법을 실시했고, 신규 입주물량이 없는 상황에서 구축 거래도 힘들게 만들었다"며 "서민을 위한 정부인데 서민을 더 괴롭혔으니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임 수석연구원은 "노력을 하긴 했다. 특정 지역 수요층을 타겟으로 해서 안정화시키고 개발이익은 공유하려 한 측면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공급정책을 크게 놓쳤다. 취임 초부터 공격적으로 공급정책을 펼쳤다면 지금처럼 집값 불안이 커지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는 20명 중 13명이 ‘취득·양도소득세 등 거래세제 개선’을 꼽았다. 공급정책과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규제 개선은 각각 3명이 응답했다. 뒤이어 ▲분양가상한제 등 가격규제 개선(1명) ▲청약제도 개선(1명)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제 개선(1명) 순이었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양도세 중과는 정상적인 시장상황과 수요공급 상황을 보면 악수(惡手)였다"며 "보유세가 오르면서 퇴로를 만들어줘야 하는데 여당이 타이밍을 놓친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국토보유세 신설 공약에 대해선 90%(18명)가 ‘반대’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종부세 폐지에 대해선 70%(14명)가 ‘찬성’했다. 이현철 부동산사이클 연구소장은 "종부세를 통해 시장가격을 하락시킬 수 있는 적정 구간을 찾기 어렵고, 과하면 선의의 피해자도 만들 수 있다. 다만 폐지 보다는 지금보다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며 국토보유세 신설에 대해선 "다른 정책적인 선택이 많은데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정책을 적용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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