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고지서 받고 떠는 다주택자?..그들은 이미 '증여'로 굳혔다
"다주택자들이 종부세 고지서 받는다고 놀라지는 않아요. 6월에 계산 다 끝났죠. 증여가 관심사입니다." (한 세무 전문가)
올해는 주택가격 급등, 공시가격 현실화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에 더해 세율도 올라가면서 다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이 급증한 것이 사실이다. 종부세 세율은 조정지역 2주택자와 3주택자 이상의 다주택자는 1.2~6.0%로 지난해 0.6~3.2% 대비 2배 가까이 올라갈 수 있다. 1주택자는 다만 고령자, 장기보유자 등을 대상으로 공제혜택이 크고 종부세 부과 기준액이 공시가격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상향됨에 따라 부담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가 '폭탄급'으로 올랐다는 반응이지만, 현장의 세무 전문가들이 느끼는 분위기는 다르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한 전문가는 "6월1일 기준으로 종부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이미 부담해야 할 세금이 어느정도 인지, 굳이 고지를 받지 않더라도 대부분은 잘 알고 있다"며 "종부세 자체에 대한 한탄보다는, 증여에 대한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올들어 지난 9월까지 아파트 증여건수는 전국 기준 총 6만3054건(한국부동산원)으로 6만건이 넘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증여가 이뤄졌던 지난해 같은 기간(1월~9월) 6만5574건과 맞먹는 숫자다. 특히 올해는 매매거래가 '절벽' 수준으로 급감한 와중에 증여가 활발하게 이뤄졌다는 점이 특징이다. 6월1일 기준으로 다주택자 양도세가 추가로 10~20%포인트 중과되고 종부세율이 대폭 올라가자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는 증여로 돌아섰다고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올해 6월 이전까지는 증여세와 증여취득세 합산 세금이 다주택자 양도세보다 더 많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정부 대책이 '효과'를 볼 것이란 근거이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론 7·10 대책 직후 8월~10월까지 석달간 줄었던 증여 건수가 11월 이후 다시 늘어나기 시작해 올해 3월에는 1만건을 넘었다. 높은 시세차익 기대감에 집값이 오르기 전 증여 하는 사례가 속출한 셈이다.
더구나 올해 6월1일 이후부터는 규제지역 2주택자와 3주택 이상에 부과되는 양도세 세율이 20%포인트, 30%포인트로 종전 대비(10%포인트, 20%포인트) 대비 더 올라가 '증여 취득세 3배' 효과가 사실상 사라졌다. 양도세를 더 올려버려 증여취득세까지 합한 증여세와 양도세가 큰 차이가 없어져 버린 셈이다. 증여 취득세를 더 올리거나, 양도세를 낮추지 않는한 '증여 우회로 차단'이라는 수단으로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게 된 것이다.
상속세 부과 기준이 시세 5억원으로 정해지다보니 주택 증여가 더욱 촉진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배우자가 없고 자녀만 있다면 시세 5억원, 배우자와 자녀가 모두 있다면 시세 10억원 이상 주택 한 채만 상속해도 상속세를 내야 한다. 최근 집값이 많이 올라 서울 웬만한 아파트가 이 금액을 넘다보니 '상속세'가 일반인도 내는 '보통세'로 바뀌고 있다. 이러다보니 상속보다 증여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세무사)은 "규제지역을 확대하면 인근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일어나듯이, 종부세 세율이 올라가면서 세금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그만큼 증여를 선택하는 사람도 증가한다"며 "종부세를 적절하게 올려 보유에 대한 부담을 올리는 것은 맞는 방향이지만 이를 집값을 잡는 목적으로 이용하다보면 결국 부작용이 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주식으로 돈방석 앉는 연예인들…유희열·배용준 100억대, 주지훈도 '잭팟' - 머니투데이
- 러시아서 130여명 죽게 만든 게임…中서도 초등생 3명 동시 투신 - 머니투데이
- 한선화, 쭉 뻗은 각선미 뽐낸 민트빛 패션…청초미 '물씬' - 머니투데이
- 장윤정 "많이 쉬었는데, 바빴던 '도경완'보다 수입 많아" - 머니투데이
- 김종국 경고에 꼬리 내리기?…그렉 듀셋 "아마도 자연적인 몸" - 머니투데이
- 전성기 때 사라진 코미디언…"혀 절단→알코올 중독·환각 시달려" - 머니투데이
- 이승기, ♥이다인 잘 만났네…"결혼·득녀 후 부모님과 더 돈독해져" - 머니투데이
- "낚싯배가 섬에 부딪혔다"…갯바위 못보고 입항하다가 7명 중경상 - 머니투데이
- 이재명 "상법 개정, 공개 토론 하자…저도 직접 참여" - 머니투데이
- 상급지 아니면 눈길도 안 준다…청약·주택시장 '양극화 늪'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