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폭등 분노, 얼마나 뜨거운지 보여주겠다"..무주택자들, 촛불집회 예고

박상길 2021. 7. 1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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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4년간 서울 지역에서 주택 취득 건수는 줄었지만 부과된 주택 취득세는 박근혜 정부 4년보다 70%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무주택자들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규탄하기 위한 촛불집회를 예고했다.

회원수가 1만명에 달하는 무주택자 커뮤니티 집값정상화시민행동은 19일 "집값 폭등에 분노하는 1만 명의 에너지를 결집해 촛불집회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와 여당이 말로만 집값을 하락시키겠다고 무주택 국민을 속이면서 실제로는 집값 하락을 막는 정책을 펼친다고 주장했다. 송기균 집값정상화시민행동 대표는 "정부와 여당이 무주택자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은 조직화 되어있지 않고 결집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정부와 여당이 집값 하락 정책을 시행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집값 폭등에 대한 분노가 얼마나 뜨거운지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무주택자들은 집값 안정화 방안으로 크게 세 가지를 제안했다. 우선 다주택자의 매물이 시장에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주택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금 특혜를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기균 집값정상화시민행동 대표는 "문재인 정부 들어 종부세율을 3번이나 상당 폭 인상했고 양도세도 중과 조치를 2번이나 했지만 주택 임대사업자에 대해서는 종부세나 양도세 혜택을 면제해줬다"며 "주택 임대사업자 세금 특혜를 폐지하면 문재인 정부의 종부세 인상이나 양도세 중과 조치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집값이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집값정상화시민행동은 최근 서울 강서구·관악구·은평구에서 갭투자로 500여 채의 임대주택을 사들여 전세를 준 뒤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세 모녀 사건을 예로 들며 "정부와 국회는 무자본 빌라 갭 투기를 부추기는 주택임대사업자 세금 특혜를 당장 폐지하고 임차인의 주거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방도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작년 7월 말 시행된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시행에 따라 임대사업자 소유 주택에 거주하지 않는 일반 세입자들도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면 4년간 안정적인 거주가 가능해졌다며 등록임대주택 사업자에게 혜택을 줄 명분이 사라졌다고도 했다.

송기균 집값정상화시민행동 대표는 공급 정책과 관련해 "서울 용산 85만평 부지에 10만호를 공급하면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다"며 "용적률 600%로 지으면 20평대와 30평대를 섞어서 10만호 공급할 수 있다. 실제 공급까지는 5∼6년 이상 걸리겠지만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폭등한 집값으로 주택을 무리하게 구매하지 않고 기다려 집값 하락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진행 중인 3기 신도시 사전청약과 관련해서는 시세의 60∼80%가 아니라 50% 수준까지 낮춰 분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기균 집값정상화시민행동 대표는 "인천 계양지구의 사전청약 추정 분양가가 1500만원 수준인데 1000만원까지 낮추면 패닉바잉이 멈출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직방이 3기 신도시 사전 청약이 이뤄질 시·군·구 아파트의 최근 평균 분양가를 산출한 결과 사전청약 추정 분양가가 주변 가격의 80% 이하인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대상지 중 인근 시세 대비 추정 분양가격이 저렴한 곳은 인천 계양과 경기 남양주 진접2지구 정도인데 이 지역도 정부가 말한 60∼80%가 아닌 84∼87% 수준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의 집값 안정 의지와 정책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부가 집값 안정 의지는 있지만 이를 위해 내놓는 정책들은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발표한 주택 공급 계획을 꾸준히 진행하되, 현실성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계획을 다듬을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효선 NH농협은행 WM사업부 올백자문센터 부동산 수석위원은 "무주택자는 대출을 받아도 주택 매입이 어려울 정도로 급등한 가격 때문에, 1주택자는 지역에 따라 높은 보유세 부담, 다주택자는 보유세와 양도세의 부담과 출구전략 때문에 누구도 만족하기는 어려운 구조"라며 "특히 무주택자들은 전셋값 급등과 전세 물량 부족 등 이중고로 현실적인 어려움이 가장 큰 데 이들을 위한 현실적이고 신속한 주택공급 및 전세 시장 안정화 대책이 가장 시급해 보인다"고 설명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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