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노형욱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물량 시세 60~80%"
"주택공급 총량 적지 않지만 시장 수요-공급 미스매칭"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5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수도권 집값 안정을 위해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물량을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풍부한 유동성 공급으로 현재 집값 수준이 과열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2~3년 뒤에는 시장이 급락할 가능성도 열려 있는 만큼 무리한 갭투자 등 '영끌' 주택 추격 매수에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노 장관과의 일문일답.
- 전세·매매 모두 집값이 올 하반기에도 모두 상승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인데 원인을 어떻게 분석하고 있나.
▲ 최근 시장 불안은 초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등 불안 요인이 여전한 가운데 다양한 규제완화와 개발사업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집값 상승 기대심리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가격도 안정세를 보이다가 반등해서 주의깊게 보고 있다. 전세시장은 서울 강남4구 재건축 대단지의 이주 수요 증가와 사전청약 대기수요 등 국지적이면서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생각한다.
전세물량이 전체적으로 예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하반기 수급상의 문제는 해소될 것이다. 작년 말 전세 대책을 발표했는데 신축매입 약정 등 대책들도 기존 발표했던 대책에 물량을 더하는 일정을 갖고 있다. 공급대책과 투기차단 대책, 금융위 가계부채 관리책, 한국은행 금리인상 등 이런 대책들이 동시에 추진되면 집값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추가적인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 있는가.
▲ 개발 기대감에 따른 갭투자 쏠림이나 추격 매수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관계 부처 등과 논의할 예정이다. 시장의 공급부족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가장 급선무인만큼 2·4 대책과 작년 11월 전세대책 등 그간 발표한 공급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면서 주택공급을 최대한 조기화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겠다.
서울시와 함께 발표한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조기화 등도 조속히 제도화될 수 있도록 하고, 필요하면 지자체와 공조해 실거래 조사 등도 병행할 계획이다. 또 실거주·실경영 목적으로만 부동산을 매수할 수 있도록 한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검토 중이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 사업의 현금청산 분류 시점이 2월 5일에서 공공주택특별법 등 후속법안의 국회 통과일로 다소 미뤄지면서 일부 투기 수요가 유입됐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사업 추진 과정에서 투기 여부를 면밀히 파악할 예정이다.
이달 15일 인천 계양부터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을 진행한다. 내집마련을 꿈꾸는 서민을 위해 분양가는 주변 시세의 60~80%로 정했다. 구체적으로 인천 계양에선 전용면적 59㎡ 주택이 3억5000만원, 74㎡는 4억5000만원에 공급되고 남양주 진접은 59㎡이 3억5000만원, 74㎡는 4억원에 나온다. 성남 복정은 51㎡는 6억원, 59㎡은 7억원에, 의왕 청계2는 55㎡가 5억원에, 위례 신혼희망타운은 55㎡이 5억9000만원에 공급될 예정이다.
- 정치권에서 2·4대책 차질없이 추진되면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만약 영끌해서 집을 많이 구매했는데 이후 가계부채 급증 등의 문제가 생기면 어떤 대책이 있나.
▶ 전 세계적으로 자산 버블이 머지않아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 시기가 빨리 올지 2~3년 후에 올지 모르지만 지금 영끌해서 구매한다고 하면 나중에 처분할 시점에 자산가격 재조정이 일어나면 힘든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영끌을 통해 이걸 하면 나중에 하락하면 그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본인이 투자 책임을 가져야 한다. 신도시 사전청약은 시세 60~70% 수준이다. 도심공공주택은 52개 지구 7만2000호가 예정됐다. 이런 사업 계획이 진행되는걸 보고 하는 것도 방법이다.
지금이야 다들 집을 무리하게 구매하고 있어도 앞으로 2~3년 후라도 집값이 내릴 수 있다. 무리하게 대출해서 영끌에 나선다면 나중에 집을 처분해야 할 시점에 자산가격 재조정이 일어나면서 힘든 상황에 부닥칠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신중해 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 서울시와 민간정비사업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인 내용이 있나.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해 재건축 규제를 풀 생각은 없나.
▲ 주택시장 안정이 민간 정비사업 추진의 전제조건이라는 점은 국토부와 서울시가 공감하는 부분이다. 지난달 9일 서울시와 정비사업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시점 조기화 등 시장 안정방안을 공동 추진하기로 하고 관련 법안이 발의된 상황이다. 관련법 개정을 신속히 추진하고 지속적으로 관련 시장동향을 모니터링하면서 추가적으로 필요한 조치나 지원방안을 협의해 가겠다.
- 임대차 3법, 임대사업자 폐지 등 정책이 전세시장 불안을 일정 부분 자초했다는 지적에 동의하나. 그렇다면 해결방안은 논의 중인 것이 있나.
▲ 임대차 3법은 제도 도입 후 시장에 새로운 관행으로 정착되는 과정에서 초기 일부 혼선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 작년 하반기 이후 전세가격이 오른 것은 초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과 가구 분화에 따른 가구 수 증가, 신규 제도 도입으로 인한 혼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한다.
새로운 거래관행이 정착되면서 매물 숫자도 점차 회복되고 있고 임대차 3법 도입 이후 기존 임차인의 계약 갱신율이 증가한 긍정적 효과도 있다. 임대차 3법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으며, 전세시장 동향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
- 기획재정부가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을 통한 주택공급 방안을 언급했는데 후보지로 언급되는 곳이 있나.
▲ 기재부가 언급한 서울 등 수도권의 공공기관 이전은 혁신도시로의 공공기관 이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여러 지자체가 제안한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부지 중 공공기관이 이용 중인 부지가 있는데, 이를 언급한 것으로 이해한다. 대부분의 부지는 유휴지가 아닌 사용 중인 부지인데, 해당 부지를 이용 중인 공공기관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 도심 사업을 통해 추가 주택 공급이 가능하다.
-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 52곳 중 비수도권은 부산 2곳과 대구 2곳에 불과해 사업이 수도권에 편중돼 있어 지역구색 맞추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 상대적으로 후보지 제안이 활발한 서울을 중심으로 선도사업 후보지가 선정된 측면이 있다. 현재 추가 선도사업 후보지를 계속 발굴 중이며 추후 지방 대도시에서도 후보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 균형발전도 중요하지만 수도권 내 불균형 해소도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2기 신도시 중 일부는 광역교통대책이 상당히 열악해 보이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결할 계획인가.
▲ 2기 신도시의 계획된 교통시설이 정상적으로 추진되도록 지연 사업과 교통불편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관리하겠다. 화성 동탄 2지구 등 2기 신도시 등 기존 택지에 대해 필요한 경우 특별대책지구로 지정해서 김포 검단 신도시 수준으로 광역교통개선 대책을 만들어 발표할 예정이다.
- 최근 경부고속도로 동탄~강남 구간 입체개발 방안에 대한 구상을 밝혔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 경부고속도로 동탄~강남 약 30㎞ 구간은 만성적 교통정체구간으로 도로용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 구간의 지상도로는 그대로 유지하고 그 하부에 지하도로를 신설하는 입체적 확장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상부의 개발사업비가 들지 않고 토지 보상비도 거의 발생하지 않아 사업비가 약 3조원 내외로 예상된다.
- 과천정부청사처럼 태릉골프장 공급계획 등도 계획을 수정할 여지가 있는가.
▶과천은 대체 부지를 찾으면서 당초 4000가구 계획보다 물량을 더 확보했다. 태릉골프장은 구청장 소환문제가 있어 협의 진행을 못했는데 구청장 소환이 종료돼서 곧바로 서울시와 구청과 협의를 개시한 상황이다. 서울시가 반대한다고 언론에 나오는데 결이 다르다. 충분히 협의할 예정이다. 과천과 마찬가지로 공급량을 줄여야 한다면 대체 부지를 확보해서 전체적인 공급량을 맞춘다는 입장이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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