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안정세..집값 상승 랠리 끝이 보이나 [안명숙의 차이나는 부동산 클래스]
[경향신문]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넷째주(22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전셋값은 1월 셋째주 이후 상승폭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서울 강남구 전셋값 상승률의 경우 전주 0.01%에서 이번주 -0.02%를 기록, 지난해 5월 둘째주 이후 45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송파구도 전주 0.02%에서 이번주 -0.01%로 50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강동구(0.00%)는 보합세를 보였다. 이들 지역은 그간 전셋값 상승폭이 높았거나 아파트 입주물량이 집중된 곳으로 매물이 누적돼 전셋값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강남권 전셋값 약세로 주택 매입 후 전세를 놓아 잔금을 치르려는 계약자들이 곤혹을 겪고 있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다. 또한 다주택 보유자들이 전셋값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만기가 돌아오면 전세 보증금을 빼주지 못할 우려 때문에 매도 시기를 묻는 상담도 접수되고 있다.
전셋값은 매매가의 다른 이름이다. 고가 아파트 대출 규제로 차입을 통한 매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전세는 사금융의 창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셋값 상승은 매수자의 초기 투자금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므로 전셋값이 오르게 되면 갭투자 수요가 늘어 매매가 상승을 초래한다. 따라서 최근 서울 강남 아파트 전셋값 하락은 성급하나마 집값 안정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더욱이 최근 정부는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19% 인상, 보유세 증가에 따른 다주택자들의 매도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주택소유 통계 자료에 따르면 주택 소유자는 1434만명, 가구 수는 1146만가구로 자가주택 소유율은 56.3%로 나타났다. 그중 다주택자는 228만명으로 전체 주택 소유자의 15.9%를 차지하고 가구 수로는 316만가구 27.7%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다주택자는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의 다주택자는 105만명으로 2012년 대비 42% 증가했고 경기지역의 경우 2채 이상 보유자는 54만명으로 2012년 대비 5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권의 다주택 보유자가 급격히 증가한 것은 수도권의 주택가격이 저점을 기록한 2012년 대비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투자 목적으로 주택을 매입한 가구가 많았던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주택임대사업자 제도 역시 다주택자 증가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019년 이후 주택임대사업자 제도가 강화되고 보유세 부담이 증가하면서 다주택자 비율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올 6월 전까지 얼마나 많은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에 나올지 지켜봐야 한다.
결국 집값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고 세 부담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면 ‘영끌’ 주택 구매 수요도 줄어들고 하반기부터 시작될 3기 신도시 사전 청약 등 신규 분양으로 수요가 이전되면서 심리적 안정세도 확산될 수 있다. 추격 매수세가 줄어들수록 가격을 낮춰 매도하려는 매물도 늘고 역사상 가장 오래 지속되고 있는 집값 상승 랠리도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될 것이다. 이것이 정부가 기대하는 주택 시장의 해피엔딩 시나리오일 것이다.
전셋값 안정은 그 시작일 뿐이다. 일시적 또는 지역적 하락이 아닌, 지속적인 전셋값 안정세가 이어져야 매매가도 하락하는 수순으로 이어지고 불안한 심리를 잠재울 수 있게 될 것이다. 다만 올해 입주 물량 감소 등으로 전셋값 불안이 다시 재현된다면 매매가 안정도 장담하기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일부 재건축 단지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어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다. 이젠 수요자들이 냉정해져야 할 때다.
안명숙 |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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