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값 1주일간 0.31% 올라..9년만에 최대
서울 전셋값 상승률 소폭 둔화됐지만 82주째 올라
수도권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이 약 9년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값도 새해 들어 3주 연속 상승 폭을 키우며 안정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방 역시 작년 말 정부의 규제지역 확대에도 불구하고 아파트값이 소폭 상승했다.
전셋값은 전국적으로 물량 부족 현상이 이어지며 71주 연속 상승을 기록했다.
◇수도권 주간 아파트값 0.31%↑···"가격 키 맞추기"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은 1월 셋째 주(18일 기준)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0.29% 올라 지난주(0.25%)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고 21일 밝혔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아파트값이 0.31% 올라 부동산원 통계 작성 이후 8년 8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수도권에서는 교통망 및 주거환경 개선 기대감이 있는 지역 위주로 아파트값이 키 맞추기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까지 서울은 물론 지방까지 계속 오르자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고 여겨지는 수도권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와 인천이 지난주 각각 0.36%에서 이번 주 0.42%, 0.40%로 모두 상승 폭을 키웠다. 경기에서는 양주시가 1.27%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양주시는 광역급행철도(GTX)-C노선과 지하철 7호선 연장 등 교통 호재 영향으로 공시가격 1억원 미만인 저가 아파트에 매수세가 몰리며 새해 들어 1.44%, 1.35%, 1.27% 등 3주 연속 크게 뛰었다.
의왕시(0.44%→0.97%)가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고양시 덕양구(1.06%→1.10%)·일산서구(0.78%→0.81%), 용인 기흥구(0.29%→0.63%), 남양주시(0.64%→0.77%) 등도 상승 폭을 키우며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고양 덕양구에서는 도내동 고양원흥동일스위트 전용면적 84.983㎡가 이달 5일 11억원(9층)에 신고가로 거래되며 직전 신고가인 지난달 19일 9억원(21층)에서 불과 한 달여 만에 2억원이 오른 것으로 국토교통부에 신고됐다.
남양주시에서는 별내·다산신도시 등 주요 단지에서 신고가 경신이 이어졌다. 별내동 포스코더샵 116.59㎡는 이달 9일 9억2,700만원(22층)에 신고가로 거래되며 지난달 당시 최고가격 거래인 8억8,500만원에서 한달 만에 4,000만원 넘게 올랐다. 인천은 주거환경이 좋은 송도신도시 대단지와 연수동 구축 아파트 위주로 오르며 연수구가 지난주 0.78%에서 이번 주 0.95%로 상승 폭을 키웠다.
◇서울 0.09% 오르며 새해 3주 연속 상승폭 키워
서울도 지난주 0.07%에서 이번 주 0.09%로 상승 폭이 커졌다. 지난해 7·10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인 7월 둘째 주(0.09%)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은 작년 8∼11월 매주 0.01∼0.02% 수준으로 오르며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12월 1∼4주 0.03%, 0.04%, 0.05%, 0.06%로 매주 상승 폭을 키웠고 새해 들어서도 0.06%, 0.07%, 0.09% 등 3주 연속 오름폭을 키웠다.
서울에서는 송파구가 0.18%로 지난주(0.14%)에 이어 가장 상승률이 높았다. 송파구는 잠실동 인기 단지와 재건축 단지 위주로 올랐고, 강남구(0.10%→0.11%)와 서초구(0.10%→0.10%) 역시 각각 압구정동, 반포동 등의 재건축 단지 위주로 올랐다.
재건축 대표 단지인 잠실동 잠실주동5단지는 현재 매물이 1∼2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82.61㎡가 이달 9일 24억8,100만원(9층)에 매매 계약서를 써 작년 6월(24억3,000만원) 이후 5,000만원 넘게 오른 신고가에 거래됐다. 현지 중개업소는 "잠실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실거주자 거래만 가능한 상황인데도 매물은 없고 매수세가 이어져 값이 내려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동대문구(0.09%→0.15%), 강동구(0.11%→0.11%), 마포구(0.10%→0.11%), 광진구(0.08%→0.11%), 강북구(0.05%→0.10%) 등이 0.10% 넘게 오르는 등 이번 주 서울 모든 지역의 상승률은 전주보다 크거나 같아 상승세가 뚜렷했다.
◇규제지역 확대에도 지방 아파트값 상승폭 키워
지방은 지난주 0.25%에서 이번 주 0.26%로 소폭 상승했다.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는 0.32%에서 0.33%로 경기도를 제외한 8개 도는 0.18%에서 0.20%로 모두 상승 폭을 소폭 키웠다. 지난해 수도이전 논의로 집값이 크게 뛰었던 세종시는 0.24%에서 0.22%로 둔화했다.
시·도별로는 경기·인천(0.40%)에 이어 부산과 대전(0.38%)의 상승 폭이 컸고, 울산(0.36%), 대구(0.36%), 제주·충남(0.30%), 경북(0.28%), 강원(0.25%), 경남(0.21%), 충북(0.20%) 등의 순으로 올랐다. 정부가 작년 말 규제지역을 확대한 이후 해당 지역의 상승세는 다소 꺾였지만 이보다 한 달 앞서 규제가 가해진 지역과 규제를 비껴간 일부 지역은 다시 상승률이 높아졌다.
부산에서는 지난달 17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서구(0.19%→0.13%)와 사상구(0.37%→0.27%), 강서구(0.22%→0.20%) 등은 상승세가 꺾였으나 이보다 한 달 앞서 규제지역으로 묶인 남구(0.57%→0.72%)와 비규제지역으로 남은 기장군(0.49%→1.04%)은 상승 폭이 커졌다.
◇전셋값 상승률 소폭 둔화···"서울 강남권 일부 단지 매물 누적"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0.25%에서 이번 주 0.24%로 소폭 둔화했다. 서울(0.13%)은 4주 째 비슷한 상승폭으로 82주 연속 상승을 기록했다. 서울에서 강남권은 송파구(0.21%)가 문정동 등 역세권과 거여동 위주로, 서초구(0.11%)는 정비사업 이주수요가 있는 잠원·방배동 위주로 올랐고, 강남구(0.15%)는 대치·수서동 위주로 상승 폭이 컸다.
강북권에서는 노원구(0.17%)가 상계·중계동 위주로, 중랑구(0.16%)가 중저가 단지 위주로 올랐고, 용산구(0.17%), 마포구(0.16%) 등도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그동안 전셋값이 급등했던 강남권 일부 지역은 매물이 누적되고 상승 폭이 축소됐으나 강북권 중저가나 역세권 인기 지역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전셋값은 0.22% 올라 전주(0.23%)보다 소폭 하락했다. 경기가 지난주 0.26%에서 이번 주 0.25%로, 인천은 0.37%에서 0.30%로 각각 둔화했다. 경기에서는 양주시(0.59%), 동두천시(0.51%), 고양 덕양구(0.50%), 안산 단원구(0.48%) 등의 상승률이 높았고 인천은 연수구(0.50%)와 서구(0.41%)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지방의 아파트 전셋값도 0.25% 올라 전주(0.27%)보다 상승률이 낮아졌다. 세종은 지난주 1.67%에 이어 이번 주 1.17%로 낮아졌지만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대전(0.43%→0.48%)과 부산(0.31%→0.33%)은 전셋값 상승 폭이 커졌고, 대구(0.26%→0.25%), 광주(0.16%→0.15%), 울산(0.43%→0.40%) 등은 상승 폭이 줄었다.
/지웅배 인턴기자 sedation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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