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전망]②"卞공급책 회의적..민간 정비사업 활성화해야"

강신우 2020. 12. 3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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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 전문가 32명 설문조사
규제의 역설..공급부족에 전세난
정비사업 활성화·양도세 완화해야
변창흠式 공급책 "실효성 떨어져"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내년 2월 설 명절 전 25번째 부동산대책 발표가 예고된 가운데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공공임대주택 확대와 공공자가주택 등 일명 ‘변창흠식(式) 공급책’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했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전문가들은 올해 집값과 전셋값이 급등하는 등 주택시장 불안이 턱없이 부족한 주택공급에 더해 임대차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 시행 등에 따른 규제의 부작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규제 완화와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한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급부족…민간 정비사업 활성화 해야

29일 이데일리는 부동산시장 전문가 32명을 대상으로 내년 주택시장 전망과 함께 정부의 지난 부동산정책을 평가하고 향후 방향성에 대해 물었다.

정부가 지난해 5·6공급대책, 8·4 공급대책에 이어 11·19 전세대책을 통해 일명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공급 대책을 내놨지만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설문조사 결과 전문가 23명(71.9%)은 ‘부족하다’, 4명(12.5%)은 ‘충분하다’고 답했다. ‘모르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5명(15.6%)이다.

공급부족분을 메우기 위해서는 서울 도심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활성화’를 추가 대책으로 꺼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공급대책이 부족하다고 답변한 전문가 중 23명(복수응답 가능) 중 85.2%가 이 같은 답변을 내놨고 이어 △그린벨트 해제 등 대규모 택지 개발(29.6%) △도시재생뉴딜사업 등 주거개선 사업(25.9%) 등의 순을 보였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면에 내세운 ‘공공자가주택’(토지임대부+환매조건부 주택)과 공공임대주택 확대 카드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이 우세했다.

앞서 변 장관은 오는 상반기 전 3기 신도시에 공공자가주택을 도입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공공자가주택은 주택의 주거기능과 자산기능 중 자산 기능을 배제했기 때문에 시장에서 외면받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자가주택 도입과 관련해 전문가 53.1%(17명)가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적절하다’는 답변은 18.8%(6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28.1%(9명)는 ‘모르겠다’며 답변을 유보했다.

김학환 숭실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공자가주택이 일부에 공급될 것이고 무주택 서민 외에 소유에 대한 관념이 강한 우리나라 국민 정서와는 맞지 않는 점 때문에 공공자가주택 도입은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 밖에도 부정적으로 응답한 전문가들은 “실효성이 떨어진다.” “수요자로부터 선택받기 어려워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유지비율이 낮고 시장경제체제하에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중산층까지 살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 확대에 대해서는 전문가 56.3%(18명)가 “매매시장에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다”고 답했다. “매수세를 낮추는 등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6.3%(2명)에 그쳤다.

임대차법 전세난 가중…양도세 완화해야

전문가들은 양도세를 완화해 자연스레 시장에 나오는 매물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급확대가 장기적 관점의 대책이라면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해서는 양도세 완화가 효과적이란 인식 때문이다.

풀어야 할 규제정책 중 양도세 완화가 69%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이어 △대출규제 완화(44.8%) △취득세 완화(31%) △보유세 완화(20.7%) △규제지역 완화(20.7%) 순을 보였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오는 6월1일부터 양도세 중과세율이 적용되는데 다주택자들이 서둘러 매물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양도세중과세율을 인하하는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공급정책 외에도 문재인정부에서 부동산정책 중 가장 큰 실책에 대해서는 임대차법(54.8%)을 꼽은 전문가들이 가장 많았고 이어 △재건축 규제 강화(45.2%) △분양가상한제(41.9%) △임대사업자 혜택 폐지(38.7%) 등의 규제를 들었다. 특히 임대차법 시행이 전세난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한 이들은 81.3%(26명)에 달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러한 규제는 결과적으로 임대시장의 매물을 줄이고 실수요자들의 레버리지 이용을 제한하면서 현금부자 등 투기수요만 집을 산 실정이 됐으며 이 때문에 젊은층의 영끌 매수 등 부동산매수 심리도 거세진 것”이라고 했다.

김예림 법무법인 정향 변호사는 “입법원칙을 지켜 정부가 신뢰를 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제안해야 한다. 원칙과 일관성 없는 정책은 매수세를 부추기는 심리만 형성할 뿐”이라며 “장기적으로 공급에 중점을 두고 1주택자나 무주택자에게는 대출, 세금 규제를 더욱 완화했으면 한다”고 했다.

설문에 참여해 주신 분들(가나다 순)

△강태구 한화건설 기획실장(상무)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권영선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 △김도현 대림산업 분양마케팅 담당임원 △김예림 법무법인 정향 변호사 △김응정 신영 마케팅본부 상무 △김학환 숭실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 △노지영 더피알 본부장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마재영 금호산업 상무 △박상선 현대엔지니어링 부장대우 △박성민 다방 사업총괄 본부장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 부동산전문위원 △서원석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송영규 SK건설 건축M&BD그룹장 △안상수 한양 주택개발사업본부 상무 △안상태 대우건설 마케팅실장(상무) △오세정 한국주택협회 전무 △우수영 신동아건설 부사장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동산팀장 △이용만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 △정명기 GS건설 주택분양관리팀장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명예교수 △조현욱 현대건설 브랜드마케팅 팀장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

강신우 (yeswh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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