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 3% 오른 명동, 보유세 38% 치솟아..임대료 더 뛰나
서울 주요지역 시뮬레이션
초고가 땅 상승률 2~3% 그쳤지만
보유세 부담은 20~30%나 늘어
GBC 90억·제2롯데 40억 껑충
늘어난 세부담 임차인에 전가땐
임대료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시장에서는 공시지가 상승으로 부동산 소유주들이 늘어난 세금 부담을 임차인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상업용 토지 공시지가가 10.14% 오르면서 건물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이다. 국토교통부가 23일 발표한 내년 표준지 공시지가를 보면 전국은 10.37%(전년 6.33%), 서울은 11.41%(7.89%) 상승하는 등 전 지역에서 전년 대비 오름폭이 커졌다.
세부적으로 보면 올해도 전국 ‘땅값 1위’를 차지한 서울 중구 명동 ‘네이처리퍼블릭(169.3㎡)’ 부지의 경우 전년 대비 27.1% 늘어난 2억 3,149만 원의 보유세를 부담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곳은 ㎡당 공시지가가 올해 1억 9,900만 원에서 내년 2억 650만 원으로 750만 원(3.8%) 오르는 데 그쳤지만 보유세 부담 폭은 훨씬 더 높았다. 지난해 1억 2,208만 원으로 추정된 이곳의 보유세는 2년 만에 1억 원 이상 치솟게 됐다.
땅값이 두 번째로 높은 명동 우리은행 부지(392.4㎡)는 보유세 상승률이 무려 38.1%로 예상된다. 공시지가는 1억 9,200만 원에서 1억 9,900만 원으로 3.6% 올랐지만 보유세는 올해 4억 6,062만 원에서 내년 6억 3,636만 원으로 1억 7,500만여 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 명동 CGV 등이 입점한 충무로2가 65-7 부지(300.1㎡)는 ㎡당 1억 8,600만 원에서 1억 9,100만 원으로 2.7% 뛴다. 반면 보유세는 1억 72만 원(30%) 오른 4억 3,645만 원을 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땅값 상위 지역인 명동·충무로 일대 상업지 토지들은 공시지가는 대부분 3% 수준으로 오른 반면 보유세는 25~35% 수준의 인상이 예상된다.
강남 지역의 주요 랜드마크 건물들도 세 부담이 제법 늘어난다. 현대차그룹의 신사옥 예정지인 강남구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부지(7만 9,341.8㎡)는 공시지가가 ㎡당 6,500만 원에서 7,395만 원으로 13.8% 오른다. 올해 14.6% 상승 폭에 근사한 수준이다. 국내 최고 높이 건물인 송파구 신천동 제2롯데월드몰 부지(8만 7,182.8㎡)는 ㎡당 4,700만 원에서 4,980만 원으로 6.0% 오른다. 보유세 부담은 이보다 더 높다. GBC 보유세는 올해 473억 9,586만 원에서 내년 563억 9,830만 원으로 90억 244만 원(18.9%), 제2롯데월드는 376억 3,459만 원에서 417억 351만 원으로 40억 6,890만여 원(10.8%) 각각 오를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국토부는 “토지에 대한 재산세율은 주택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공시지가 변동에 따른 재산세액 변동은 크지 않다”며 급격한 세 부담 증가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토부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한 시장 점포(76㎡) 공시지가는 올해 9억 8,040만 원에서 내년 10억 2,220만 원으로 4.26% 오르는데 재산세는 319만 원에서 334만 원으로 15만 원 오른다. 공장 부지도 중소 규모 공장 부지들은 대체로 1만~12만 원 정도 오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토부 시뮬레이션의 경우 재산세 세율이 낮은 공장과 농지 등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아울러 공시지가가 많이 오른 주거용(11.08%)과 상업용(10.14%)의 중고가 토지의 경우 세 부담이 올해보다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 팀장은 “내년도 2019년·2020년에 이어 공시지가 상승률이 높은 편이고 이로 인해 보유세 부담도 여전히 높게 나타날 것”이라며 “공시 가격 현실화로 인해 전국적으로 보유세 부담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진동영기자 jin@sed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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