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권 초기 갭투자 열풍이 집값 올렸다

서울 강남의 아파트 밀집지역. 뉴스1

[파이낸셜뉴스] 2017년 8·2 부동산 대책이 갭투자로 이어지면서 집값을 끌어올린 정황이 연구를 통해서도 뒷받침됐다.

국토연구원 황관석 부연구위원은 22일 '외지인 주택거래가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아파트 가격변동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2018년의 경우 수도권에서의 시군구별 아파트매매 가격변동률과 외지인거래 비중과의 상관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2017년 8·2대책을 통해 임대사업자 제도를 장려했지만 이는 갭투자 열풍으로 이어져 집값을 끌어올렸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2018년 아파트 매매가격은 수도권이 3.6% 상승한 가운데 서울 8.0%, 인천 -0.1%, 경기 1.7%로 지역별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황 부연구위원은 "외지인 거래 비중과 아파트매매가격변동률과는 강한 양(+)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외지인의 거래 비중의 확대가 지역별 가격변동성을 확대시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 부연구위원은 "서울과 수도권의 외지인의 아파트거래는 2013년 이후 증가추세를 보여 왔으며 이는 아파트가격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전체 아파트 거래 중에서 외지인 거래의 비중은 수도권과 서울에서 2013년 이후 증가추세를 보였다. 동일 시도 외로부터의 외지인 아파트 매입 기준으로 외지인의 거래비중은 수도권에서 2013년 18.9%에서 2019년 23.0%로 4.1%p 상승하였으며 서울은 같은 기간 15.6%에서 21.9%로 6.3%p상승했다.

동일 시군구 외로부터의 외지인 아파트 매입 기준으로 외지인의 거래비중은 수도권에서 2013년 40.5%에서 2019년 49.2%로 8.7%p 상승했고, 서울은 같은 기간 41.9%에서 56.3%로 14.4%p 올랐다.

한 번 불붙은 갭투자 열풍은 지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작년 서울, 수도권, 세종시 등 투기과열지구의 3억원 이상 주택 거래 중 절반 이상이 '갭투자'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3월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입수한 국토교통부의 '자금조달 및 입주계획서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투기과열지구의 주택 매매 16만1835건 가운데 절반 이상인 8만2170건이 갭투자였다. 투기과열지구에서 3억원 이상의 주택을 거래할 경우 실제 입주 여부와 보증금 승계 등 주택취득자금의 상세항목을 적은 '자금조달 및 입주계획서'를 정부에 내야 하는데, 이를 통해 임대 보증금과의 차액만 지급한 거래 현황을 추정할 수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서울은 2018년 3억원 이상의 주택 거래 13만56건 중 53.8%에 해당하는 7만17건이 보증금 승계를 통한 매입이었다. 특히 서울의 대표적인 투기과열지구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에서 갭투자 비율이 높았다.

수도권의 과열지구에서도 갭투자 열풍이 불었다. 성남시 분당구는 7506건의 주택 거래 가운데 5021건(66.9%)이 갭투자 추정 거래였고 광명시(1062건 중 410건·38.6%), 하남시(2032건 중 633건·31.2%)도 갭투자 비율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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