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마른 전세'..대책 못 내는 정부
"시장 지켜보겠다"만 되풀이
[경향신문]
전세 수요에 비해 공급 부족 수준을 나타내는 KB국민은행의 ‘전세수급지수’가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1일 KB국민은행의 ‘9월 주택가격동향’ 자료를 보면 전국 기준 전세수급지수는 지난달(187.0)보다 4.1포인트 상승한 191.1로 집계됐다. 전국 기준 지수로는 2001년 193.7을 기록한 이래 19년2개월 만에 가장 높다. 부동산 중개업소의 설문을 통해 작성되는 전세수급지수는 100을 넘을수록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지역별로는 서울(191.8) 및 수도권(194.0) 전 지역에서 190을 넘겼다. 서울은 2015년 10월(193.8) 이후, 수도권은 2013년 9월(195.0) 이후 각각 가장 높은 수치다. 경기의 경우 9월 지수가 195.7을 나타내 2003년 7월 이후 가장 높았다. 부산도 전월(176.9)보다 9.5포인트 오른 186.4를 기록했고, 대구는 197.1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과 재건축 아파트의 집주인 실거주 의무 강화 등 여러 부동산 대책의 여파로 예년 대비 전세 공급량이 줄어든 것을 전세 문제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1일 열린 더불어민주당과의 경제상황점검회의에서 “전세시장 안정화 노력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대책 마련을 시사했다.
하지만 발표가 임박한 듯하던 전세대책은 열흘이 넘도록 감감무소식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히려 지난달 28일 관계장관회의에서 “전세 거래량이 줄지 않았고, 입주물량도 예년에 비해 적진 않다”며 속도조절을 시사했다.
정부는 월세세액공제, 전세지원 확대, 표준임대료제도 도입 등 여러 방안을 검토했지만 일단 대책 발표를 뒤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월세세액공제의 경우 서민들을 월세로 등 떠민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전세지원 확대는 전셋값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며 “표준임대료제도는 변동성이 큰 전세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세 문제는 부동산 가격 안정과도 직결돼 있는 터라 정부는 고심을 거듭 중이다. 정부는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3기 신도시 조기 분양, 지분적립형 주택 공급 등을 통해 구매 수요를 대기 수요로 돌린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전세시장이 안정되지 못하면 ‘영끌’로 대표되는 구매 수요가 또다시 꿈틀댈 가능성이 있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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