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새 가장 크게 뛴 전셋값, 수도권 전역서 매물 사라진다
주택임대차법 개정 석 달 만에 서울에 최악의 전세난이 닥쳤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주간 기준 9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에서 시작한 ‘전세 품귀, 가격 폭등’ 현상이 수도권 대부분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전세난을 해결할 만한 뾰족한 주택 공급 대책이 없는 가운데, 수요자들은 청약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신규 청약 아파트에 1만명 넘는 신청자가 몰리면서 서울 역대 최고인 537대1이라는 청약 경쟁률이 나왔다. 청약 대기 수요가 임대차 시장으로 대거 유입될 경우, 수도권 전셋값이 더 가파르게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 전셋값, 9년 만에 최대 상승
22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前週)보다 0.51% 올랐다. 지난주(0.40%)보다 상승 폭이 커졌는데, 주간 기준으로는 2011년 9월 둘째 주(0.62%)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강북구(0.89%), 관악구(0.85%), 동대문구(0.81%), 은평구(0.78%), 도봉구(0.75%) 등 상대적으로 중저가 단지가 많은 비(非)강남권 전셋값이 대폭 상승했다.
전세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전세수급지수’도 더 나빠졌다. 이번 주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95.2를 기록, 2013년 9월 기록한 역대 최고치(196.9)의 턱밑까지 도달했다. 이 지수는 0~200 범위로, 100을 초과할수록 전세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경기도 아파트 전셋값은 0.56% 올라 지난주 상승률(0.27%)의 두 배로 뛰었다. 광명(1.47%), 김포(1.21%), 성남 분당구(1.1%), 용인 기흥구(1.04%) 등은 1%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도 고양 덕양구 신원동 ‘신원마을1단지 우남퍼스티빌’(전용면적 65㎡)은 지난 19일 4억7000만원에 전세 계약됐다. 지난 5월만 해도 3억3000만원에 나왔던 평형인데, 다섯 달 만에 42% 오른 것이다.
과천·분당 등 서울 강남 접근성이 좋은 지역에서는 10억원이 넘는 전셋집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성남 분당구 ‘백현마을6단지’(전용면적 85㎡)는 이달 8일 10억8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새 임대차법 시행 전인 7월만 해도 7억원대에 계약되다가, 9월 말 처음 10억원에 거래됐고, 이번에 다시 8000만원이 올랐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 전세금은 2011년 9월 이후 계속 0.4% 이하로 오르다가 지난 8월 이후 상승률이 높아졌고, 서울뿐만 아니라 수도권과 지방도 상승 폭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서울 ‘초미니 단지’에서 역대 최고 경쟁률
전세난 속에 공급 감소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청약 시장에선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가 나왔다. 22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아르테스미소지움’의 26가구 모집에 1만3964명이 몰렸다. 평균 537대1의 경쟁률로 지난 8월 서울 은평구 수색동에서 분양한 ‘DMC SK뷰 아이파크 포레’(340대1) 기록을 넘어섰다.
고덕아르테스미소지움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단지로, 전용면적 84㎡ 기준 8억원대에 분양됐다. 시장에서 선호도가 떨어지는 소규모 단지(100가구)이고 8년 전매 제한이 있다. 하지만 서울 청약 경쟁률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고(高)가점자도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가 되면서 실수요자들이 대거 청약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서초구 ‘서초자이르네’ 역시 19일 1순위 청약 때 300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다음 달 3일 1순위 청약을 받는 과천지식정보타운 3개 단지도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최대 10억원 정도 낮은 ‘로또 분양’이어서 청약 수요가 대거 몰릴 전망이다.
청약 시장에 눈을 돌리는 주택 수요자가 많지만, 서울에 공급될 물량은 많지 않다. 당초 올해 상반기 분양을 계획했던 1만2000가구 규모의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등 대단지 아파트는 분양가 갈등으로 분양 일정이 계속 밀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약 시장 과열이 수도권 전셋값을 더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계약갱신청구권과 실거주 요건 때문에 전셋집 공급은 줄어드는데, 3기 신도시 청약 대기 수요나 신혼부부 등 신규 수요는 계속 있을 수밖에 없다”며 “당분간 전세난이 진정되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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