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 못 잡는 강남 아파트 시장..집값, 다시 꿈틀

박상길 2020. 10. 2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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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서울 송파,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8월 31일부터 10월 19일까지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그래프. <한국감정원 제공>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강남 집값이 한 주 만에 보합 전환되며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일부 단지에서는 급매물이 나와 가격 조정이 이뤄지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가격 상승세가 쉽사리 꺾이지 않고 있다.

2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 강남구 아파트값 변동률은 0.00%로 전주 -0.01%에서 보합 전환했다. 서초구와 강동구는 추석 전부터 이어졌던 보합세가 추석 이후 3주가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고, 송파구는 최근 9주간 보합이 지속되다 지난주 0.01% 올라 상승세로 돌아섰나 싶더니, 이내 한 주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한국감정원은 "7·10대책과 8·4 대책 등 시장 안정화 대책에 따른 보유세 부담 등의 영향으로 관망세가 짙어지고 일부 단지는 매물이 쌓이면서 강남 4구 모두 보합세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강남구 주요 단지에서는 호가를 올린 단지들이 나오고 있지만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에 일부 공인중개업소에서는 가격을 1억원까지 낮춰줄 수 있다는 의사도 내비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인근의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전용면적 145㎡는 현재 매물이 38억원에 딱 1개가 있다. 이 주택형은 최근 37억5000만원에 실거래돼 집주인 호가를 5000만원 올렸지만 아직 거래되진 않았다.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전세 매물은 전혀 업고 매매 물건은 전체 통틀어 3개 정도밖에 없다"며 "매물을 찾는 전화는 자주 오지만 대부분이 연말까지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매수에 나서겠다고 하면 집주인과 상의해 1억원까지는 낮춰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같은 대치동의 개포우성 1차는 전용 127㎡가 최근 34억원에 매매 계약서를 썼다. 직전 최고가보다는 1억원 낮은 가격이다. 현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전용 127㎡ 저층 매물은 32억원대에 매물이 나온다.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층이나 뷰, 수리 상태 등에 따라서 가격 차이가 나기 때문에 가격은 거의 보합 상태로 보는 게 맞다"며 "실제 매매 계약시에 큰 폭은 아니더라도 집주인과 협의에 따라 가격 조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강남 4구를 제외한 서울 전역에서는 이번주 0.04% 오른 중구와 0.03% 오른 관악구의 상승세가 두드러졌으며 나머지 지역은 상승폭이 다소 꺾였을 뿐,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강남구는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여전히 전세 품귀가 계속되고 전셋값 상승도 가파르게 이어진 것이 아파트 매매가격을 지탱하고 밀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강남 4구는 이번주 전셋값이 서울 전체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송파구가 지난주에 이어 0.11% 올라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올랐고 강남구(0.10%→0.10%)와 서초구(0.08%→0.10%), 강동구(0.08%→0.10%) 등 강남 4구가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부동산업계는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이 짙어진 관망세로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했다. 일부 가격 조정이 있더라도 매물 품귀 현상에 따른 수요 쏠림으로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금은 다주택자든, 1주택자든 움직이려면 많은 사회적 리스크가 있다보니까 시장을 계속 관망하는 추세"라며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개별 단지의 일부 거래 건으로 서울 아파트 전체 시장을 판단하는 건 상당히 오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입주 물량이 올해 절반 수준 가까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고 내후년에는 그 절반의 절반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을 고려하면,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시작되더라도 물량 부분에 대한 공급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세 시장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매매 시장의 매물 희소성이 높아져 일부 가격 부분에 대한 변동이 있더라도 전반적인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고 덧붙였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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