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이사철 맞아 ? .. 거래절벽에 중개업소 '개점휴업'

이상현 2020. 10. 6.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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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아파트단지 일대 한 중개업소 대표의 하소연이다.

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찾은 서울 양천구 목동 일대 중개업소들을 둘러본 결과 10곳 중 9곳 이상은 방문객없이 중개업소 관계자들만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총 1894건으로, 거래절벽이라고 평가받던 지난해 9월 거래량 7021건보다도 3분의 1 이상 줄었다.

거래가 줄면서 부동산 중개업소의 매출 역시 큰 폭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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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책 영향 매년 거래량 '뚝'
10곳 중 9곳 방문객 없이 영업
85개월 만에 매출 최대폭 감소
임대차3법 시행후 상담만 늘어
가을 이사철임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매매·전세거래량이 거래절벽을 맞으면서 부동산 중개업계가 신음하고 있다. 사진은 잠겨있는 한 중개업소의 모습. 이상현기자 ishsy@dt.co.kr

목동신시가지 가보니

[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작년이 진짜 힘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올해가 더 힘든것 같습니다"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아파트단지 일대 한 중개업소 대표의 하소연이다. 그는 수차례의 부동산 대책에 힘들었던 지난해를 떠올리며 올해가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찾은 서울 양천구 목동 일대 중개업소들을 둘러본 결과 10곳 중 9곳 이상은 방문객없이 중개업소 관계자들만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다. 10월은 가을 이사철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달로, 통상 매매나 전세거래가 활발한 시기로 꼽히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이는 매매와 전세시장이 유례없는 '거래절벽'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A중개업소 관계자는 "출근하면 하루종일 사무실만 지키고 있다가 퇴근하기도 한다"며 "전화문의나 가끔 오는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에 부동산 매물이 등록되면 차로 20~30분 거리라도 영업을 위해 찾아가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B중개업소 관계자도 "사무실 임대료나 인건비 수입이 안 될 지경"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목동 일대 중개업소를 돌아다니던 중에 문을 닫아놓은 중개업소도 발견됐다.

중개업소들이 이처럼 어려움을 겪는 까닭은 수수료를 받는 거래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총 1894건으로, 거래절벽이라고 평가받던 지난해 9월 거래량 7021건보다도 3분의 1 이상 줄었다. 2018년 9월 거래량은 7203건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매년 거래량이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전세거래 역시 4518건으로 8월 대비 37%, 지난해 9월 9311건 대비 약 51% 감소했다. 2011년 이후 월별 거래량 기준으로는 역대 최저치다.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 영향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A중개업소 관계자는 "자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이제는 팔수도, 살수도 없게 됐다"며 "가격은 안떨어지는데 시장만 죽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아파트보다 가격대가 낮은 원룸이나 오피스텔은 거래가 있는 편이다. 양천구 신정동 일대 C중개업소 관계자는 "원룸이나 오피스텔은 그나마 찾는 사람들이 있는 편이다"며 "2년 전에 계약이 만료된 사람들도 있고, 혼자사는 사람들은 아파트 대신 오피스텔을 많이 보러 온다"라고 말했다.

거래가 줄면서 부동산 중개업소의 매출 역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실제 이달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부동산업 생산지수는 한 달 전보다 6.7% 떨어지며 2013년 7월(-8.1%) 이후 7년 1개월 만에 최대 폭의 감소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 자체가 실종되면서 약 7년 만에 매출이 최대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거래는 줄었지만 부동산 관련 상담은 오히려 늘었다. 최근 임대차3법 시행 등으로 집주인들과 세입자들의 문의가 늘어난 탓이다.

B중개업소 관계자는 "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는 집주인들이나 세입자들이 임대차3법에 대해 물어보는 상담전화는 자주 들어오고 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임대차3법으로 분쟁 소지가 늘면서 전월세가 낀 매물의 경우 중개의 어려움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세가 낀 매물은 중개하기가 꺼려지고 있어 갱신청구나 거절도 집주인과 세입자가 직접 이야기하도록 하고 있다"라며 "이런 매물도 현실적으로 중개가 어렵다보니 가뜩이나 없는 매물이 더 줄었다"라고 말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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