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귀하니 비싼데도 신축 찾지.. 서울, 아파트 노후도 가장 높아

유한빛 기자 2020. 7. 2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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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각종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 신축 아파트 매매시장의 열기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로 서울 아파트 노후도가 전국에서 가장 높다는 점을 지적한다. 새집이 그만큼 귀하니 경쟁이 치열해지고 집값도 많이 오른다는 것이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신축일수록 강세인 분위기가 한층 강해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017년까지만 해도 신축(입주 1~5년 이내), 준신축(5~10년), 구축(10년 이상) 아파트의 연간 매매가격 상승률이 각각 12.9%, 12%, 12.8%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9년 들어서는 신축과 구축의 상승 속도가 확실히 달라졌다. 신축 아파트 매매가격이 11.1% 상승할 때 구축 아파트는 9.1% 오르는데 그쳤다.

평균 매매가격 자체도 격차가 큰 상태다. 지난 17일 기준으로 서울의 건축연한별 아파트 가격을 보면, 신축 아파트는 가구당 평균 14억2154만원, 준신축 아파트는 평균 12억408만원에 매매됐다. 반면 구축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9억4176만원으로, 신축과 비교해 20~30% 저렴하다. 신축일수록 중소형 비중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격차는 이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가격대가 높은 신축 아파트가 매매시장에서 인기인 원인을 찾아야 주택시장을 안정시킬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 아파트의 노후도가 전국에서 가장 높으면서 공급은 적다는 점을 최우선적으로 해소해야 집값도 잡는다는 것.

통계청의 가장 최근 자료인 2018년 주택총조사를 보면, 서울 주택 노후도가 특출나게 높아보이지 않는다. 서울의 20년 이상된 주택 비율은 45.1%로, 전국 평균(47.7%)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아파트만 놓고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서울 아파트 중에서 건축연한이 30년 이상인 비율은 16%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부산(12%)과 인천(10%)을 제외하면 준공한 지 30년 이상인 아파트의 비중이 전체 아파트의 10%를 넘는 지역이 한 곳도 없다. 인구가 가장 많은 경기도를 비롯해 광주·대전 등 주요 광역시와 경상도, 전라도 등 대부분 지역은 30년 넘은 아파트의 비율이 전체 아파트의 1~6%에 불과하다. 서울은 20년 이상된 아파트 비율만도 42%에 달한다. 10채 중 4채는 구축 아파트란 뜻이다.

정비사업 규제에 민감한 서울 아파트 단지들은 재건축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준인 준공 후 30년을 훌쩍 넘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영등포구 시범아파트 등 여의도 지역의 아파트 상당수는 입주한 지 50년 가까이 됐고,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나 압구정동 현대·한양아파트 등 재건축을 기다리는 아파트들도 지어진 지 40년을 넘긴 단지들이다. 방음이나 주차공간 부족, 오래된 엘리베이터나 상하수도 설비 등의 문제가 자주 제기되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는 더욱 더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전에는 역세권 여부와 학군 등이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면, 최근 들어서는 ‘몰세권(대형 쇼핑몰 접근성)’ ‘숲세권(숲 접근성)’ ‘리버뷰(강 조망권)’ 등 신조어가 유행할 정도로 쾌적한 주거환경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도 좋은 집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홈캉스(홈과 바캉스의 합성어로 집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나 ‘집콕족(집에 주로 머무는 사람)’ 같은 유행어가 생길 정도로 집안에 있는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이전보다 평면설계 수준이 높아졌고 신축 아파트일수록 커뮤니티시설도 잘 갖춰져 주거 만족도가 높은데다, 새 아파트일수록 가격의 하방 경직성이 커 값이 잘 안 떨어지기 때문에 재테크 면에서도 유리한 편"이라면서 "홈캉스 같은 사회 트렌드를 보면 커뮤니티시설 같은 부가적인 주거 환경이 중요해진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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