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밖 집이라도 더 오르기 전에.." 불안한 사람들, 패닉 바잉

유엄식 기자 2020. 7. 2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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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제공=뉴스1

지난달 외지인(外地人·주소지가 해당 지역이 아닌 거주자) 아파트 매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지방 대도시까지 매수세가 번져 2006년 통계 작성 이후 월 단위로 가장 많은 손바뀜이 일어났다.

전문가들은 투자 수요도 일부 있지만 최근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는 불안감에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 인접 지역 거주자들의 '패닉 바잉'(panic buying, 공황구매) 영향도 맞물린 결과로 해석한다.
서울, 수도권, 지방 대도시 외지인 아파트 구매 2배↑
23일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외지인 매수량은 1만9271건으로 전월 거래량(1만1018건) 대비 75% 증가했다. 월간 거래량 기준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6년 12월 이후 최대치다.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외지인들의 아파트 매수가 급증했다는 의미다.


서울은 5월 1026건에서 지난달 2475건으로 2배 이상 늘었고 경기(1707건→3773건) 인천(1031건→1892건) 등 수도권 지역에서도 외지인 매입량이 많이 늘었다.

또 부산(547건→1215건) 대전(347건→927건) 대구(318건->466건) 광주(234건→431건) 울산(251건→461건) 세종(201건→579건) 등 지방 광역시도 외지인 아파트 매수가 동반 증가했다. 지방에선 충북(1385건) 충남(1269건) 경북(1295건) 등에서 외지인 매입량이 많이 늘었다.

지난해 6월과 비교하면 외지인 아파트 매입량이 3배 이상 증가한 지역도 적지 않다.
추가 구매 어려워졌는데…전문가들 "시장 불안심리 확산 영향"
6월은 통상 이사철 비수기인 데다, 6·17 부동산 대책으로 수도권 전역과 청주 등 충청권 일부까지 규제 지역이 대폭 확대돼 거래량이 위축될 것이란 게 당초 시장의 전망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런 예측이 빗나간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일부 투기 가수요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부동산 시장 불안심리가 확산된 결과라고 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지난달 경기, 인천 지역 매수자들은 서울에 전월세로 살다가 외곽지역까지 집값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오르자 좀 더 저렴한 지역으로 이사를 선택한 사례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현재 정부 규제와 시장 흐름상 외지인 다주택자가 집값 상승을 기대하고 더 많이 샀다고 해석하기 어렵다"며 "매수자 연령대가 30~40대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학군, 직장 등을 고려해 집을 산 실수요가 대부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방에서 외지인 아파트 매입량이 늘어난 것은 일부 투기적 가수요가 붙은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해 말부터 법인, 다주택자 등 외지인 매입이 많았던 충북 청주 지역 등은 실거주보단 투자 수요가 많았던 게 사실"이라며 "울산, 경남 창원 등은 그동안 집값이 약세였는데 최근 회복세를 보이자 매수세가 붙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단기적 영향 무게…이달 말 공급대책에 따라 지속 가능성도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오래가진 않을 것으로 본다.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취득, 보유, 양도 등 주택 거래 전 단계에 걸쳐 징벌적 세금을 부과한 '7·10 대책'이 입법화를 앞두고 있고, 3월부터 주택 구입시 자금출처조사를 강화한 만큼 투자 수요가 늘어나기 어려운 환경인 까닭이다. 박 위원은 "7월 이후에는 외지인 매수량이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달 말 예정된 서울과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정책이 시장 기대감을 충족하지 못하면 '더 오르기 전에 저렴한 곳에 사자'는 심리로 외지인 매수세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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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엄식 기자 us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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