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시장도 다시 불붙었다

정순우 기자 2020. 7. 23.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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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대책 대혼란]

정부 규제에 막혀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한 서울의 대표 아파트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아파트 시세가 최근 급등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태릉골프장에 아파트를 짓는 것을 포함해 도시 역세권 개발, 재개발·재건축 기준을 수정하는 등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이번 달 말쯤 국민께 보고드릴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달 6·17 대책에서 서울 강남의 은마아파트와 잠실주공 아파트 등을 거래허가지역으로 묶는 초강수를 뒀다. 하지만 시장은 정부 의도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공급을 늘리겠다면서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를 무산시킨 후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자 수요자들은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라며 "공수표를 날리고, 이리저리 말을 바꾸는 정부의 갈지자 대응이 정책의 신뢰성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있다"고 했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12·16 대책으로 18억원대까지 떨어졌던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의 최근 매도 호가(呼價)가 23억원 수준까지 급등했다. 역시 지난 4월 19억원대까지 떨어졌던 잠실 주공5단지(82㎡) 역시 지금은 호가가 25억원까지 올랐다. 강남구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은마아파트 84㎡ 3건의 거래가 허가됐는데 그중 최고가는 21억5000만원이었다. 6·17 대책 직후 실거래가(21억3000만원)보다 2000만원 더 오른 것이다. 호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

이달 초 문재인 대통령이 주택 공급 대책을 주문한 후 정부·여당이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하자 서울시는 이에 반대하며 '재건축 활성화'를 내놨다. 당시 서울시는 재건축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제안하며 은마아파트를 거론했다. 정부 역시 공기업이 참여하는 단지에 한해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용적률 및 층수 규제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껏 재건축 규제 완화를 반대해온 정부가 이를 쉽게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아직 우세하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정부와 서울시가 재건축을 활성화한다 해도 반대급부로 임대주택, 기부채납 등 공공 기여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건축 완화가 거론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시장에서는 '버티면 이긴다'는 심리가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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