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국유지 16곳 개발' 큰소리 치더니..착공은 제로

손동우 2020. 7. 2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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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못내는 국유지 개발
수도권 공공청사 등 복합개발
예타·인허가 절차 간소화해야

◆ 부동산 공급대책 ◆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 방안 중 하나로 국유지 복합개발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립서비스'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정부 들어 벌써 16곳에 대한 개발 계획이 발표됐지만 실제 착공한 곳은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일만 해도 문재인 대통령이 정세균 국무총리와 주례회동을 한 후 "국공립시설을 활용해 주택 공급 방안을 찾겠다"고 발표했지만 업계에선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부동산 규제를 선호하는 현 정부의 정책 철학으로 인해 각종 인허가 절차 등에서 막혀 사업에 탄력이 붙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입으로 규제 완화를 외치기만 하고 현장에선 효과가 없는 모순적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21일 정부와 부동산개발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등은 2018년부터 16개 지역의 공공청사와 관사 복합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공급하겠다고 밝힌 주택만 2900가구다. 2018년엔 영등포 복합청사 등 6건, 2019년에는 대방 군관사 복합개발 등 5건을 확정했다. 올해는 성남 위례 군용지 등 5개 사업을 발표했다. 정부는 수도권 주택 공급 방안 중 하나로 국유지 복합개발을 들어왔다. 공공 청·관사는 복합개발할 때 건폐율이나 용적률 혜택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고밀 개발이 가능해 주택 수요를 끌어당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사업 규모도 점점 커졌다. 초기만 해도 프로젝트별 총사업비가 1000억원 미만이었지만 올해 확정된 사업 5건은 모두 1000억원 이상이다. 하지만 16개 국유지 복합개발 사업 가운데 착공한 곳은 아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확정된 영등포 복합청사와 남양주 복합청사, 광주 동구 복합청사 정도가 사업 속도가 빠른데, 올 하반기에 착공할 예정이다.

개발 업계에선 국유지 복합개발 절차가 생각보다 까다로운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개 국유지 복합개발은 대상지 선정과 사업계획 승인, 설계·인허가, 착공 등 절차를 거치게 된다. 그런데 설계·인허가 전에 국유재산정책심의위원회에 사업계획 승인을 받아야 하고, 공공기관을 복합개발할 때는 예비타당성조사도 거치도록 돼 있다.

전문가들은 도심 국유지 복합개발 속도를 높이려면 관련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동우 부동산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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