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대책에도 상승폭 유지"..서울·경기·인천, 지난주 수준 지속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과거 대책이 발표되면 시장이 일단 냉각됐던 것과 달리 이번 6·17대책은 아직 부동산 시장에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12·16대책은 발표 직후 서울 매매가격 상승폭이 크게 둔화됐고 올해 3~5월엔 약세장을 이끌기도 했다. 반면 조정대상지역의 대폭 확대와 갭투자 차단 등 내용이 담긴 6·17대책은 발표 직후에도 매매가격 상승폭이 유지되는 양상이다. 7월부터 규제 조치가 본격화된 만큼 효과 검증까지 일정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비규제지역으로의 풍선효과 등으로 정부의 추가대책 논의 역시 이미 시작된 상황이다.
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지난 주와 동일한 0.12%를 기록했다. 일반 아파트는 0.13% 상승해 비슷한 변동폭을 이어갔지만 재건축은 0.06%로 지난주(0.15%) 대비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 이밖에 경기·인천이 0.10%, 신도시가 0.06% 올라 상승 흐름이 계속됐다.
서울은 강동(0.24%), 노원(0.24%), 도봉(0.23%), 구로(0.21%), 강북(0.19%), 금천(0.19%), 송파(0.18%), 동대문(0.16%), 성북(0.16%) 순으로 상승했다. 6·17대책 이후 각종 규제가 쏟아지자 주택보유자들이 오히려 거래에 응하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강동은 급매물 소진 이후 추가 매물이 나오지 않으면서 매물 잠김이 심화됐다. 명일동 래미안명일역솔베뉴가 2500만원 뛰었고 둔촌동 둔촌푸르지오와 길동 강동자이가 500만~2500만원 올랐다.
노원은 규제를 피하기 위한 단기 수요 쏠림으로 인해 시중에 나와있던 중저가 매물이 소진됐다. 상계동 상계주공7단지가 500만~1500만원, 공릉동 공릉8,9단지청솔이 500만~2500만원 상승했다. 도봉은 창동 주공3단지와 쌍문동 동익파크가 500만~1000만원 올랐다. 구로는 구로동 구로현대가 1000만~1500만원, 신도림동 대림2차가 250만~1250만원 상승했다.
신도시는 일산(0.09%), 동탄(0.08%), 분당(0.07%), 평촌(0.07%), 산본(0.07%), 김포한강(0.07%), 파주운정(0.06%) 순으로 올랐다. 일산은 규제를 피하기 위한 수요가 유입되며 저가 급매물이 소진됐다. 백석동 백송5단지삼호풍림, 주엽동 문촌2단지라이프, 일산동 후곡4단지금호,한양 등이 500만원 상승했다. 동탄은 장지동 동탄2아이파크와 능동 동탄푸른마을신일해피트리, 오산동 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3.0 등이 250만~1000만원 올랐다. 분당은 야탑동 장미현대와 정자동 한솔LG, 구미동 무지개1단지대림 등이 500만~1000만원 상승했다.
경기·인천은 규제 가능성이 커진 김포시의 상승폭이 0.36%에서 0.14%로 줄어든 가운데 남양주, 하남 등 3기신도시가 위치한 지역은 교통과 기반시설 개선에 대한 기대감에 상승폭이 확대됐다. 남양주(0.26%), 하남(0.25%), 성남(0.20%), 광명(0.18%), 용인(0.16%), 의왕(0.16%), 안양(0.15%), 김포(0.14%) 순으로 올랐다. 남양주 왕숙신도시에 인접한 퇴계원읍 쌍용예가, 진접읍 진접센트레빌시티1단지, 화도읍 창현두산2단지 등이 250만~1000만원 상승했다. 하남은 창우동 꿈동산신안, 신장동 대명강변타운이 500만~1000만원 올랐다. 성남은 하대원동 주공아튼빌과 도촌동 휴먼시아섬마을5단지가 1000만원 상승했다.
전세시장은 매물 부족이 심화되면서 서울이 0.09% 올랐다. 경기·인천과 신도시 모두 0.05% 오르며 지난주와 비슷한 변동폭을 나타냈다.
서울 전세시장은 전반적으로 매물이 부족한 가운데 6·17대책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지정된 강남 등은 임대물건이 줄면서 전셋값 상승폭이 커졌다. 금천(0.20%), 강남(0.19%), 송파(0.19%), 강동(0.18%), 성북(0.11%), 구로(0.10%), 강북(0.09%), 강서(0.08%), 광진(0.08%), 노원(0.06%) 순으로 올랐다. 금천은 시흥동 성지, 신도브래뉴 등이 500만~2500만원 상승했다. 송파는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신천동 잠실파크리오,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등이 1000만~2000만원 올랐다. 강동은 둔촌동 둔촌푸르지오, 천호동 동아하이빌 등이 250만~1000만원 상승했다.
신도시는 일산(0.08%), 동탄(0.08%), 평촌(0.07%), 김포한강(0.06%), 광교(0.06%), 분당(0.05%) 순으로 올랐다. 일산은 주엽동 문촌2단지라이프, 마두동 백마2단지극동삼환, 백석동 백송3단지한신 등이 250만~500만원 상승했다. 동탄은 청계동 동탄2신안인스빌리베라1차, 영천동 동탄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2차, 능동 동탄푸른마을두산위브 등이 500만원 올랐다. 평촌은 호계동 무궁화한양과 무궁화태영, 평촌동 향촌현대4차가 500만원 상승했다. 김포한강은 마산동 e편한세상한강신도시2차와 구래동 구래역화성파크드림이 500만원 올랐다.
경기·인천은 양주(0.33%), 하남(0.29%), 남양주(0.14%), 성남(0.13%), 의왕(0.12%), 광명(0.07%), 군포(0.07%), 용인(0.07%), 의정부(0.07%) 순으로 올랐다. 양주는 옥정동 옥정세창리베하우스가 1500만원 상승했다. 하남은 덕풍동 한솔리치빌3단지, 신장동 대명강변타운이 1000만원 올랐다. 남양주는 진접읍 진접센트레빌시티2단지와 다산동 다산유승한내들센트럴이 750만~1000만원 상승했다.
6·17대책 이후에도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지 않으면서 추가대책이 논의되고 있다. 풍선효과가 유입된 김포 일대에 대한 조정대상지역 지정과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강화, 3기신도시 사전청약 물량 확대, 생애최초 주택구입에 대한 세금 우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정부의 규제가 강화될수록 매물 잠김이 심화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규제 시행 전 막차를 타려는 실수요층이 6월 말에 대거 거래에 나섰고 7월 규제 시행 이후에는 집주인들이 대출조건 유지를 위해 보유주택을 매물로 쉽게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같은 매물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서두르는 분위기지만 실제 공급이 이뤄지기까지 아직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세시장도 매물부족으로 수도권 전역에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는 "보유세 부담과 초저금리에 따라 전세물건이 월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소유자의 거주의무 강화로 전세매물 자체가 귀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6·17 대책에 따른 대출규제로 매매 대신 전세 거주를 택하거나 청약을 위한 대기 수요가 늘면서 가격 상승 압박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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